태국 소비자, "끈적이는 크림은 싫어" 기후 조건 고려한 제품 타입으로 현지 소비자 공략해야
김민혜 기자 | minyang@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2-11-23 06:00 수정 2022-12-01 11:47
"태국 화장품 시장에서 '크림'제형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다. 덥고 습한 날씨에 끈적이는 제품보다는 산뜻한 마무리를 할 수 있는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22일 '제12회 글로벌 화장품 시장 및 규제 동향 세미나' 에서  태국시장 조사 결과를 발표한  EC21rmc 양세환 책임연구원과 리이치24시코리아 손성민 대표는 "태국 소비자들은 선호하는 제형이 뚜렷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주최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는 21일에 이어 각국의 시장 동향이 소개됐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2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주최로 열린 '제12회 글로벌 화장품 시장 및 규제 동향 세미나'에서 강연 중인  EC21rmc 양세환 책임연구원 (사진:김민혜 기자)


알로에 베라 젤 인기 여전

태국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54억 2000만 달러로 인도네시아·필리핀에 이어 동남아에서 3번째로 크다. 약 800개의 화장품 제조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수출도 활발하다. 태국의 화장품 수출은 아세안(ASEAN)에서는 2위, 세계적으로 봐도 10위 수준이다. 

 EC21rmc 양세환 책임연구원은 지난해보다는 영향력이 축소된 측면이 있으나, K뷰티는 태국 시장에서 여전히 중요한 이슈라고 언급했다. EC21rmc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태국은 한국 뷰티 콘텐츠 소비가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이며, 응답자 중 71.2%가 최근에 한국 화장품을 구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가장 관심이 큰 품목은 립 메이크업(55.8%)이었다. 

로컬 브랜드 제품 중에도 로고나 패키징에 한글을 넣어 인기를 얻는 경우가 적지 않다. 태국 로컬 브랜드 'Seoul Girls'는 한국 화장품 컨셉트로 주목을 받았다. 진짜 한국 브랜드의 입점을 희망하는 현지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태국 시장공략을 위해서는 덥고 습한 기후를 고려해야 한다. 습도가 보통 72~80%에 달하는 태국에서는 크림 제형 제품에 대한 비선호가 높다. 끈적여서 불쾌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반대로 젤 타입 제품에 대한 선호는 높게 나타나고 있다. K뷰티에서 비롯된 알로에 베라 젤의 인기도 지속되고 있다. 양 연구원은 최근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여드름 스팟 젤 제품이 유행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유통 상의 특징으로는 오프라인의 영향력이 여전히 매우 강하다는 점이 꼽혔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나, 스태티스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오프라인 비중이 91.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마케팅 활동은 온라인으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양 책임연구원은 먼저 '챗앤샵(Chat & Shop)'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요 증가가 돋보이는 채널로, 라이브 스트리밍이나 제품 홍보 활동을 통해 유입된 고객을 1:1로 응대하고 제품 구매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로레알·키엘 등 글로벌 브랜드에서도 챗앤샵을 활용하고 있다. 

태국 MZ세대 여성 소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뷰티 커뮤니티인 '제반(Jeban)'도 주요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이 소비자층은 한류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한류 스타 메이크업 등을 소재로 한 콘텐츠들도 다수 공유되고 있다. '콘비(KonVy)'는 태국 최대의 온라인 뷰티 전문 스토어인데, 선구매후결제(BNPL) 서비스 제공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태국은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기 때문에 이러한 차별성을 바탕으로 최근 5년간 매출이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태국은 우리나라 브랜드가 진출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있다. 다른 동남아 국가에 비해 규제가 까다로운 편이기 때문에 내용을 파악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양 연구원은 지난해 8월 발표된 '산호초 유해 물질 성분의 태국 해양 국립공원 반입 금지'를 예로 들며, 아직까지 소비자 인식 수준이 낮은 편이어서 판매에는 영향이 적지만, 향후 인식이 증가할 것이 예상되므로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손성민 리이치24시코리아 대표

주름관리 제품·세럼 소비 증가

리이치24시코리아 손성민 대표는 화장품 이용 행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손 대표는 "태국의 시장 규모는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지만, 트렌드 면에서 태국은 동남아 지역의 맹주라고 할 수 있어 특성을 잘 파악하고 진출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손성민 대표도 태국의 지리적 특성으로 인한 소비자의 제형 호불호에 대해 강조했다. 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파우더 기반의 매트한 메이크업을 선호한다. 우리나라 메이크업의 특징인 얇고 자연스러운 피부 표현, 물광 메이크업 등은 상당한 프로모션을 했음에도 큰 지지를 얻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이에 대해 현지 소비자와 국내 브랜드가 생각하는 '산뜻', '가벼운'의 기준이 다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태국에는 '주름'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는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소비자는 기미·주름·탄력에 대한 고민(14~16%)이 비슷했으나, 태국에서는 주름이 고민이라고 답한 소비자가 36%로 2위인 잡티(13.3%) 고민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태국 진출 시 품목 선정에 참고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기능성 화장품 사용이나 시술 경험에 대한 질문에서는 미백 기능성 화장품을 사용해봤다는 응답자가 40%로 가장 높았고, 주름 기능성 화장품은 34.3%로 2위를 차지했다. 30대에서는 미백 기능성 화장품의 사용 비율이 높았고, 4050세대는 주름 개선에 대한 관심이 높아 피부 관련 시술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제형적으로 보면 세럼의 사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 특징적이라는 분석이다. 2013년 조사에서는 태국에서도 크림 제품의 사용이 많은 편이었으나, 2022년 조사에서는 크림의 사용 비율이 비교적 줄어 세럼, 크림, 로션 등의 순서로 사용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능성 제품 중에서는 다크서클 개선(51%) 제품을 사용 중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데오드란트(32.7%), 모공 축소(26.2%) 등의 제품을 사용한다고 답한 응답자보다 월등히 많아, 다크서클을 없애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많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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