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클린뷰티, 남발하면 소비자 신뢰 얻기 어려워 로라 지브(Laura Ziv) 저널리스트
김민혜 기자 | minyang@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2-10-17 05:58 수정 2022-10-26 20:21
미국 뷰티 시장은 코로나 이후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가치와 기대심리로 인해 재편되고 있다. 국제 브랜드 컨설턴트이자 뷰티·웰니스 분야 전문가인 로라 지브의 칼럼을 통해 코로나가 바꾼 미국 뷰티 시장을 뷰티누리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로라 지브(Laura Ziv) 저널리스트는 국제 브랜드 컨설턴트이자 뷰티·웰니스 분야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클린뷰티의 변천사

클린뷰티는 인체에 무해한 원료만을 고집한다는 뜻에서 보다 광범위한 개념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린 뷰티가 있었고 내츄럴 뷰티와 비건 뷰티가 차례로 등장했다. 이제는 클린뷰티는 대세로 자리잡았다. 클린뷰티의 개념이 변화하고 있는 데에는 안전에 대한 욕구가 큰 MZ세대의 영향이 매우 크게 작용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안전하고 품질 좋은 스킨케어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으며, 날로 악화되는 지구환경에 보다 이로운 친환경적인 브랜드와 회사에 대한 선호도 겹치면서 클린뷰티에 대한 개념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NPD 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클린뷰티는 미국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의 약 13%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4년간 2배 이상 성장한 수치이며 비단 프리미엄 시장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인디브랜드와 매스 브랜드 시장에서도 가성비 좋은 클린뷰티 브랜드들이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마켓스탯빌(Market Stats Ville)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약 66억 달러 규모를 형성한 글로벌 클린뷰티 시장은 2030년 180억 달러로 연평균 13.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클린뷰티에 대한 정의

클린뷰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공식적인 기준이나 정의가 없다는 점은 문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를 비롯한 어떤 정부기관에서도 클린뷰티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않고 있어, 소비자와 유통업체는 ‘클린’과 ‘내츄럴’ 등에 대한 개념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통념적으로 ‘클린’은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는 포름알데히드나 내분비 교란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프탈레이트 등을 배제한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고, 이를 패키징 등에 강조하고 있는 브랜드를 통틀어 ‘클린뷰티 브랜드’라고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클린뷰티는 ‘그린’, ‘내추럴’, 심지어 ‘비건’ 등과 혼용되기도 하지만, 이들 개념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그린뷰티’는 친환경 원료와 제조 과정을, ‘내추럴뷰티’는 자연산 원료를, ‘비건뷰티’는 동물성 원료를 배재한다는 점들을 각각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클린뷰티에서 천연 원료의 사용 여부는 무관하다. 그린 바이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화학적으로 합성되었으나 인체에 무해한 원료와 포뮬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일부 합성 원료는 효능이 천연 원료보다 우수하다는 점이 증명되면서, 천연 성분이 무조건 화학 성분보다 더 좋다는 인식도 옅어지고 있다. 클린뷰티 제품은 인체와 지구 환경에 무해한 성분으로 구성되면 되는 것이다. 


제3자 인증제도의 가치

공식적인 정의가 없다 보니 제3자 인증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또한, 원료와 포뮬러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에코서트(Ecocert)나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 등에서 발급한 인증이 구매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됐다. 에코서트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완제품 뿐 아니라 제조과정에서도 여러 친환경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EWG는 원재료 획득 시 지구 환경을 해치는 농사법을 통해 재배되지는 않는지 등의 여부를 따져 인증을 해준다. 비코프(B Corp) 인증은 보다 광범위한 기업의 사회적·지구 환경적 유해 여부를 평가하고 있으며 최근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비코프 뷰티 연맹은 2022년 초에 조성돼 글로벌 뷰티 산업에서 좋은 원료 소싱부터 운송방법, 우수한 제조방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교류를 시작했다. 

브랜드들도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클린뷰티 개념이 대두되던 시기부터 트렌드를 주도하던 창립 8년차 뷰티카운터(Beautycounter)는 지난해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이 대주주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1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뷰티카운터는 비코프가 인증한 스킨케어 및 색조 브랜드로 2013년부터 미국의 국회의원들을 도와 안전한 원료의 사용을 강제하고, 소비자들의 이해를 도모하는 법안을 발의하는데 일조했다. 

그레그 렌프류(Gregg Renfrew) 뷰티카운터 대표이사는 2019년 12월, 미국 화장품 관련 법안의 개혁을 위한 청문회에서 화장품 기업 대표로는 처음으로 건강과 관련한 전문가 증인으로 채택돼 발언했다. 미국 남부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이 브랜드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입법화한 '향수법안(Safer Fragrance Bill)' 통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법안이 통과 됨에 따라 캘리포니아에서 향수를 팔기 위해서는 캘리포니아 공공보건청(CDPH)에 판매할 향수에 포함되는 모든 알레르기 항원 원료를 밝혀야 한다. 그 외에 퍼스널 케어 제품에 들어가는 12개 성분도 'Toxic-Free Cosmetics Act'가 입법화됨에 따라 사용이 금기시되고 있다.


유통업체들과 클린뷰티

수요 증가에 따라 유통업계도 자체적으로 클린뷰티와 친환경 움직임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세포라는 2018년 ‘Clean at Sephora’를 발족시켰으며 2021년에는 친환경(Planet Positive) 카테고리도 추가했다.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제품과 사회적 환원 기능을 하는 ‘착한 기업’으로 분류된 브랜드를 모아 소비자에게 소개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 타겟(target)은 올해 초 재활용 가능 상품을 모아 소개하는 타겟제로(Target Zero)를 발족시켰고, 파라벤‧프탈레이트‧포름알데히드‧트리클로산‧하이드로퀴논 등 인체 유해 성분을 배제한 퍼스널케어 및 생활용품을 선보이는 브랜드를 모은 타겟클린(Target Clean)을 선보여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외, 크레도(Credo)‧디톡스 마켓(Detox Market)‧풀레인(Follain) 등 클린뷰티 전문 유통사들도 자체적 기준을 마련해 취급 브랜드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이들 유통사는 브랜드사에 성분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하기도 한다. 법적으로 통제되는 부분은 아니지만 유통사들이 자체 기준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부분이다. 

크레도 클린은 '더티 리스트(Dirty List)'라는 배제 성분 리스트를 만들었다. 타 유통업체에서 통용되고 있다 하더라도, 인체 유해성이 의심되거나 자체적 지속가능성 원칙에 위배되는 원료를 통제하기 위함인데 리스트에 등재된 원료가 2700개에 달한다. 특정 성분 배제(Free from) 외에도 성분의 함량‧순도‧원료 소싱 정보 등에 대한 자료 제출까지 요구된다. 여기에 안정성과 이를 증명하기 위한 실험 결과는 물론, 원료에 대한 세부 사항도 제출해야 하는데, 향을 사용할 경우에는 더욱 상세한 정보가 요구된다. 뷰티카운터의 '더네버리스트(The Never List™)'도 약1800개 원료를 금지하고 있다.

발 빠른 투자자들은 이러한 브랜드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클린뷰티의 특성과 가성비를 겸비한 신규 스킨케어 브랜드 인뷰티프로젝트(Innbeauty Project)는 최근에 비치우드 캐피탈(Beechwood Capital)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이 브랜드의 가격대는 다른 클린뷰티 브랜드들보다 상당히 낮게 책정이 되어 있는데, 이는 클린뷰티 카테고리의 매스化가 진행이 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원료가 어디서 어떻게 소싱 되어 어떤 제조 과정을 거쳤는지 투명하게 알리는 Ingredient traceability는 클린 뷰티의 진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여기저기 ‘클린’을 남발하는‘Clean-washing’을 자제하며 원료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브랜드는 그 자체로 소비자들에게 매우 높은 신뢰도를 얻어 차별화 될 수 있다. 향후, 책임 있는 브랜드로의 입지를 굳히는 것이 중요한 요소로 작동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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