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시장 충성고객 확보와 프리미엄화가 필수 [해외 전문가_④]]씨엔알헬스케어 왕링 매니저
방석현 기자 | sj@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2-09-30 06:00 수정 2022-09-30 06:00

해외시장은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많은 관심과 열의에 비해 경쟁력과 정보 취득이 열악한 것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뷰티누리·화장품신문은 창간 30주년을 맞아 국내 화장품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현지 사정에 밝은 전문가 인터뷰를 기획했다.

세 번째로 동남아 수출의 교두보이자 테스트마켓으로 꼽히는 싱가포르 진출 기업들을 돕기 위해 2017년 설립된 왕링 씨엔알헬스케어글로벌 매니저를 만났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코스모프로프 아시아로 인해 화장품 업계가 싱가포르를 주목하고 있는 만큼 그에게서 시장의 가능성 등을 들어봤다.



간단한 회사 소개 부탁드린다
2021년 코스닥에 상장한 국내 1위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씨엔알리서치의 자회사다. 지난 5년간 제약ㆍ의료기기ㆍ화장품ㆍ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해외사업 인큐베이팅을 지원해왔으며, 20개사 이상의 한국 화장품기업의 싱가포르 및 동남아 시장 진출을 돕고 있다.


귀사의 특징이나 장점은 무엇인가?
K뷰티의 싱가포르 진출 지원을 위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2년간 보건산업진흥원 주관 K뷰티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면서 240만 불 이상의 수출계약 달성, 280건 이상의 인허가 등록, 170건 이상의 해외바이어 미팅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 현재도 한국기업의 원활한 싱가포르 진출 돕기 위해 한국과 싱가포르에 전문인력을 배치해 한국 화장품기업과 해외 유통사간 수출계약을 중개하고 있다. 그밖에 해외진출 준비 기업을 위해 시장조사부터 마케팅 및 브랜딩, 제품등록, 바이어 조사, 온·오프라인 판매 등의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해외 유통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해외 비즈니스 진출전략 수립을 돕는 파트너로서 한국 화장품 기업과 긴밀히 협업 중이다.


현지의 뷰티 산업 분위기는 어떠한지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해 2020년 급감했다가 2021년부터 조금씩 반등하는 분위기다. 팬더믹동안 온라인 판매가 빠르게 증가세를 보였으나, 싱가포르의 경우 여전히 오프라인이 뷰티 시장의 주요 판매채널로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9년 12월 명품 브랜드 할인판매 유통사 사사(Sa Sa)가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 문제로 22개 매장을 철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2021년 로빈슨 백화점, 2022년 이세탄(Isetan), BHG, OG 여러 백화점 운영사들이 일부 철수하면서 운영 규모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백화점에 입점 중이던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는 이커머스(특히 라자다)와 세포라, 왓슨스, 가디언 등 H&B 채널로 옮겨가고 있으며 이커머스와 H&B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K뷰티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 편인가
싱가포르 젊은이들 사이에서 K뷰티 제품의 인기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작년 7월 라쿠텐 인사이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6%가 전체 뷰티 제품 중 K뷰티 제품이 25%~50%를 차지하고 있다고 답했고, 23%는 50%~75%를 차지한다고 응답했다. K뷰티 사용 이유에 대해선 응답자의 50%가 피부에 잘 맞기 때문이라고 답했으며, 합리적인 가격, 혁신적인 원료, 피부별 다양한 제품 라인업 등도 강점으로 꼽힌다.


K뷰티의 기회 요인이 있다면?
무엇보다 한국 문화의 강세로 싱가포르 젊은 소비자들은 K뷰티 제품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싱가포르는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들 대비 고도로 디지털화된 사회로,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에 노출된 한국 연예인과 인플루언서 마케팅 콘텐츠에 매우 관심이 많고 그들이 사용하는 제품에 대한 구매의지가 높다. 싱가포르 1위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Shopee)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의 다양한 마케팅과 공격적인 이커머스 시장 진출로 K뷰티 브랜드 매출액이 전체 뷰티 제품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K뷰티는 상대적으로 J뷰티 등 해외브랜드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은 편이다. 이러한 장점은 구매력이 낮고 가격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싱가포르 젊은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K뷰티 패키징은 해외 브랜드의 클래식 패키징과 다르게 화려한 색감과 창의적인 디자인으로 젊은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으며, 천연 원료와 혁신적인 기술로 뛰어난 효과도 강점 중 하나다.


약점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K뷰티 소비자는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모험심이 강한 젊은 층으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낮은 편이며, 장기적으로 브랜드의 발전을 약화시킬 수 있다.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들 간 경쟁이 과열되고 있으므로 K뷰티 브랜드들이 기존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선 제품의 질을 향상시키고, 더 효과적인 광고와 프로모션 전략 등을 지속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많은 K뷰티 브랜드들이 다양한 스킨케어 라인업으로 보다 세밀한 스킨케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대부분의 싱가포르 사람들은 올인원 제품과 같이 기능은 충실하나 간단한 스킨케어를 선호하기 때문에 제품 라인업의 단순화도 하나의 제품개발 전략이 될 수 있다.


K뷰티가 싱가포르에서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최근 몇 년 동안 싱가포르 젊은이들 사이에서 K뷰티 브랜드 인기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먼저 시장에 진출한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세 국가 브랜드들의 시장 점유율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싱가포르에서 K뷰티 경쟁자는 로컬 브랜드가 아닌 현지 충성고객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들로 볼 수 있다. K뷰티 기업들은 단기적인 매출과 수익을 추구하기보다 기존의 팬층인 젊은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높이면서 이러한 고객을 다수 확보하기 위한 장기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저렴한 가격과 제품의 퀄리티는 싱가포르에서 중요한 판매 포인트 중 하나다. 싱가포르에서 K뷰티 브랜드의 이미지는 저렴하고 흥미로운 디자인과 질 좋은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매스 시장에 비해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싱가포르는 가처분소득이 높고 프리미엄과 명품 브랜드를 찾는 현지 부유층과 이웃나라 이민자들의 비중이 높은 국가다. 따라서 K뷰티 브랜드들은 이러한 부유층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이는 K뷰티 브랜드들에 더 나은 수익과 브랜드 인지도를 창출하고, 무엇보다 많은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하나의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싱가포르 진출을 꿈꾸는 K뷰티 기업에 당부하고 싶으신 부분이 있다면?
싱가포르 시장을 대하는 중립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싱가포르는 주변 국가에 비해 신규 브랜드도 진입하기 쉬운 시장이지만, 동시에 대부분의 글로벌 뷰티 기업들이 오래전 진출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매우 작고 경쟁적인 시장임을 인지해야 한다. 마케팅비, 인건비, 임대료 등 전반적인 사업 운영비가 비싼 편으로 현지에서 사업을 진행할 경우 예상보다 높은 수익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수익률이 매력적인 시장은 아닐 수 있으나, 다양한 인종을 대상으로 제품 테스트가 가능하고 또 주변 동남아 국가로 진출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발판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출을 시도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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