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미국 뷰티 시장 지형 바꾼 Z세대, 연구 선행돼야 [해외 전문가_②] 로라지브(Laura Ziv) 저널리스트
방석현 기자 | sj@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2-09-08 06:00 수정 2023-01-13 13:59
해외시장은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많은 관심과 열의에 비해 경쟁력과 정보 취득이 열악한 것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뷰티누리·화장품신문은 창간 30주년을 맞아 국내 화장품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현지 사정에 밝은 전문가 인터뷰를 기획했다.

두 번째로 뉴욕에 거주하는 로라 지브(Laura Ziv) 저널리스트는 국제 브랜드 컨설턴트이자 뷰티·웰니스 분야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미국 시장에서 뷰티 브랜드를 운영한다는 것은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한 Z세대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력 소비층 부상 Z세대 개성미 주목해야

미국에서 뷰티를 정형화된 완벽한 아름다움으로 규정한다면 이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고 본다. 특히 Z세대가 이끄는 개성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남이 하니 나도 한다’라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진정성 있는 자기만의 표현으로 미국의 뷰티시장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뷰티에 있어서 Z세대는 게임 체인저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우리가 알던 뷰티의 정의를 바꾸고 그들만의 정체성을 강조하며 자기표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1997년~2012년생(현재 10세~25세까지의 세대)인 Z세대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윤리의식이 투철하고 인종적으로 다양하다. 그들이 가진 세계관, 가치관, 건강관리 및 정서적 웰니스와 뷰티를 연결시키기 때문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미국의 Z세대 46%가 타고난 피부색에 만족한다고 답 했다. 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로 49%는 뉴스를 유튜브로 듣고, 23%는 TikTok에서 정보를 공유한다고 한다. 미국 제프리즈(Jefferies)투자 은행 보고서에 의하면 Z 세대는 현재 전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2년 내 노동 인구의 30%까지 차지하게돼 구매력 또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양성에 대한 포용이 시장의 기회

미국 화장품 시장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들이 알아야 할 것 중 매우 중요한 사실은 인종이 매우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Z세대의 단 52%만이 백인으로 20년 전  61%보다 훨씬 감소했다. Z세대의 4명 중 1명이 히스패닉이며 14%는 흑인, 6%는 동양인이며 나머지는 다른 인종으로 파악되고 있다.

와이펄스(Y Pulse)에 따르면 79%의 Z세대는 다양한 색상과 자기 피부톤에 맞는 화장품을 찾는다고 한다. 다양성은 이제 인종의 다양성을 넘어 나이, 성별 또는 성적 오리엔테이션, 바디 사이즈, 장애 등의 포용성으로 그 개념이 확대돼 가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Z세대가 바라보는 브랜드에 대한 인지적 개념이다. 이들은 브랜드를 자신의 보완성으로 인지하며 다양한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토피칼스(Topicals) 창업자 올라마이드올로위(Olamide Olowe)는 전형적인 Z세대로 피부 습진, 건선, 여드름 등 Z 세대의 만성적 피부 고민을 ‘근본적치료’에서 ‘스킨케어 루틴에서의 재미있는 치료 경험’으로 승화시키는 한편 멜라닌 세포의 반응에 따라 달라지는 피부색과 피부톤에 고루고루 잘 맞는 원료를 선정해 제품을 차별화하고 있다.

현재 틱톡에서 70억만 뷰를 기록하고 있는 젠더플루이드는 Z세대를 스스로의 정체성, 성에 대한 고착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다양한 자기 자신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의 정체를 정의해 나가고 있다. 뷰티 브랜드들이 집단적 소비자가 아닌 한 명의 고유한 개인으로 독특한 속성과 단점들이 있음을 인정해 주기 원한다. 도브(Dove)와 AXE와 같은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는 유니레버는 자신들의 화장품 패키징에서 ‘정상(Normal)’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단어가 소비자들에게 안 좋은 뉘앙스를 품고 있다는 소비자 조사를 바탕으로 내린 결론이라고 한다. 세포라는 플루이드 프로젝트(Phluid Project)와 센트 뷰티 (Scent Beauty) 등과 같이 #Break The Binary(이진법적으로 나누는 것을 하지 않는다는)라는 향수 캠페인을 시작하기도 했다.

이 캠페인에 등장하는 향수 센트 엘릭서(Scent Elixir)컬렉션엔 진실, 휴머니티, 균형, 초월, 의지 등의 5가지 향이 포함돼 있다. 이들 향수의 타깃은 포용성을 필두로 젠더 플루이드 경향이 있거나 트렌스젠더들을 겨냥한 것이다. 브랜드 메시지에 고착화된 뷰티를 떨쳐버리고 마음껏 자기표현을 종용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진정성 있는 브랜드가 결국 살아남을 것

Z세대의 관심은 브랜드의 보이는 모습뿐 아니라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뻗어가도 있다. 이들은 역사상 가장 윤리의식이 투철한 세대다. 2021년 딜로이트 글로벌의 밀레니얼 및 Z세대 설문조사에 따르면 Z세대는 지구촌 세계는 현재 인종차별 문제, 부의 불균형, 그리고 환경 문제 등에 있어서 극에 달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사회 정치적 문제에 직접 관여하고 있으며 브랜드들도 자기들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설문에 응한 22%의 Z세대는 투명성이 의심되는 브랜드에 대한 생각이 부정적이라고 응답을 했다. 브랜드의 진정성이 해당 브랜드나 기업의 그 어떤 속성보다 더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중은 23%로 나왔다. 브랜드는 살아있는 사람처럼 진솔해야 한다는 뜻이다. 킨쉽(Kinship)이라는 스킨케어 뷰티 브랜드는 "Kin Circle" 이라고 하여 Z 세대 125명을 멤버로 하는 그룹을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킨다. 디자인에서 처방은 물론, 제형 테스팅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준 등 브랜딩에서 클린한 원료 선정, 그리고 브랜드의 지속가능성 포지셔닝까지 이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제품을 만들고 브랜드를 관리한다.

Z세대만큼 화장품 원료와 제품의 선택에 신중한 세대도 없는 것 같다. 파이퍼샌들러(Piper Sandler)투자은행이 7000명 십대 소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80%가 클린한 처방 또는 천연 원료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인스타그램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Z세대 3명 중 한 명은 클린 처방의 메이크업과 스킨케어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한다. 각종 해롭다고 알려진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파라벤 프리, 인공 향수 배제, 황산염프리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무해한 원료가 있는지 없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은 물론 탄소배출량이나 쓰레기 감소에도 대단한 관심을 보인다. 예뻐 보이고 싶어 제품을 사지만 자신의 건강에도 동일하게 신경을 쓴다는 뜻이다. 아름다워 보이고 싶어 구매하던 뷰티 제품은 이제 보다 넓은 의미에서 제품 그 자체에 대한 느낌이 좋아야 선택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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