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제 이벤트를 유치한 대구광역시에서 불거지고 있는 논란에 대해 해외 주최측이 상당한 우려와 경고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인지하지 못한 대구시와 이해관계 단체의 행보로 인해 개최 여부가 점점 더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난 6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화이자 백신 도입 논란에 이어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는 후속타를 대구시가 연이어 치는 모양새다. 세계심포닉밴드앙상블협회(WASBE)는 글로벌 총회 개최지로 대구시를 지난 2019년 12월 최종 선정했다. 이후 대구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란스러운 양상을 간파한 WASBE는 2021년 4월 18일자 서한을 통해 상당한 우려와 경고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ASBE라는 심포닉 밴드 전문가 단체에 대한 이해가 턱없이 부족한 대구시와 대구음악협회가 기득권을 행사하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국내 관악계는 WASBE의 대구시 선정이 현재 불거지는 논란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그 배경은 다음과 같다. 2년마다 열리는 WASBE 총회의 2023년 개최지 결정 심의에서 대구시 제안서가 지난 2019년 12월 제출됐다. 2023년 총회 장소의 최종 심의 및 선정은 2019년 12월 17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렸던 WASBE 최고결정기구 회의에서 이뤄졌다. 총 43페이지 분량의 영문 제안서에는 2023년 총회를 적극 후원 및 지원한다는 의향이 담긴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의 공식 초대장이 포함됐다. 초대장 서명 일자는 2019년 11월 4일이다. 해당 제안서를 바탕으로 2019년 12월 시카고 회의에서 대구시를 대표했던 대구컨벤션뷰로 관계자가 발표했다. 그의 발표에는 다음 내용이 포함됐다. 첫 번째는 유치추진위원회에 대한 내용이다. 대구시 제안서에는 영문으로 'Local Organizing Committee'로 표기됐다. 여기서 'Local'은 행사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 또는 도시를 뜻한다. 'Organizing'은 유치 추진이라는 목적 아래 결성됨을 의미한다. 위원회 의미의 'Committee'에는 2019년 12월 시점으로 총 12인이 위촉됐다. 여기에 이강일 계명대 교수 등 국내 WASBE 전·현직 회원 다수와 WASBE 회원이 아닌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가 포함됐다. 두 번째는 대구시가 한국 관악 음악의 탄생지(birthplace)로 묘사된 점이다. 발표는 대구 최초의 음악 악단이 1915년, 이어 대구 최초의 30인조 금관악단이 1919년 창단했음을 소개했다. 한국 관악의 중심지로서 대구시가 100년에 달하는 풍부한 역사와 유산을 지녔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유산을 배경으로 대구시 초중고 및 대학의 관악 앙상블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는 점도 부각됐다. 상기 내용을 비중 높게 참고했던 WASBE는 대구시를 2023년 총회 개최지로 최종 결정했다. 참고로 2019년 총회는 스페인 발렌시아주 부뇰에서 열렸고 2021년 총회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0년 초반 코로나19 확산과 팬데믹 여파로 2021년 프라하 총회는 2022년으로, 그리고 2023년 대구 총회는 2024년으로 각각 1년 연기됐다. 총회 유치 이후 대구시와 이해관계 선상의 대구음악협회는 2020년 10월 19일자 이메일로 "대구 지역단체위원회"가 결성되었음을 WASBE에 알렸다. 대구음악협회는 해당 위원회를 영문으로 "Daegu local organizing committee(LOC)"라고 표기했다. 통상적으로 유치 이후 시점의 LOC는 행사 준비위원회 또는 행사 조직위윈회를 의미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이 다소 늦춰졌으나 대구 LOC가 새로 출범됐고 위원회 수장은 당연직 대구음악협회장이라고 알렸다. 대구음악협회장은 WASBE 회원이 아니다. 아울러 대구음악협회는 ‘음악'이라는 광범위 개념을 포괄하는 단체로 심포닉 밴드에 대한 이해 및 전문성이 부족하다. 2024년 WASBE 총회의 호스트이자 후원 역할의 대구시도 마찬가지로 관련 전문성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시와 대구음악협회는 WASBE를 ‘세계관악협회’로, 그리고 총회를 '세계관악축제'로 오도하고 민간 차원 행사에 대한 주도권 및 기득권을 행사하고 있다. 2020년 10월 19일 시점에서 대구 LOC 준비위원 또는 조직위원에 대한 공식 명단은 존재하지 않았다. 해당 명단은 1년 가까운 진통 끝에서야 2021년 8월 25일 가까스로 확정됐다. 중요한 점은, 확정일 이전까지 대구음악협회는 실체도 없는 대구 LOC가 존재한다고 WASBE를 오도한 것이다. 그리고 대구 LOC를 대표한다는 대구음악협회와의 수 개월에 걸친 이메일 교신에서 WASBE는 뭔가 잘못되고 있음을 간파했다. 그 결과 WASBE 콜린 리처드슨 차기 회장은 2021년 4월 18일자 서한에서 다음을 언급했다. 그는 2022년 7월 예정된 프라하 총회의 메인무대 공연에서 차기 개최지인 대구시에 기반을 둔 심포닉 밴드 또는 앙상블이 신청조차 안 했던 점을 들었다. WASBE 공식 웹사이트, 프라하 LOC 웹사이트, 소셜미디어 및 WASBE 회원 이메일 소식지 등 여러 채널을 통한 사전 안내에도 불구하고 대구에서 단 한 건의 신청도 없었음을 지적했다. 그의 지적에는 여러 의미가 있다. 우선 대구음악협회가 당시 존재했다고 주장하는 대구 LOC에 WASBE라는 심포닉 밴드 단체를 잘 이해하고 또한 총회 성격을 잘 이해하는 전문가가 부재하다는 심각한 우려가 표출됐다. 단 한번이라도 이전 총회에 참석했던 WASBE 회원 또는 전문가가 대구 LOC에 관여했더라면 메인무대 공연의 신청 누락이라는 다소 어이없는 상황은 피했을 것이다. 아울러 한국 관악 음악의 탄생지로 묘사된 대구시와 대구음악협회가 과연 심포닉 밴드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지에 대한 강한 의구심도 표출됐다. WASBE 총회의 메인무대 공연은 관심과 열정이 있는 전 세계 밴드라면 누구나 인지하고 또한 신청할 수가 있다. 예로 2022년 프라하 총회 개최에 앞서 WASBE는 수십 건에 달하는 열띤 참가 신청을 받았다. 그럼으로써 한국 서울의 ‘코리안 윈드 오케스트라’가 국내팀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하지만 차기 개최지인 대구시에 기반을 둔 밴드 중에서는 단 한 건의 신청조차 없었다. 이는 관악에 대한 대구시의 진정성 문제로 귀결됐다. 결론적으로 리처드슨 차기 회장은 대구시와 대구음악협회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서한에서 그는 "WASBE와 수십 년 간 함께한 이강일 교수의 노력으로 한국에서 100개가 넘는 관악 콘서트가 전국 규모 컴퍼티션 및 한국관악협회(KBA) 관련으로 열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다수의 과거 WASBE 총회에 참석했던 이 교수와 KBA 회원들은 다년간의 교류를 통해 총회 성격을 파악(know)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총회와 관련한 소통 채널을 단순화하고 소통 속도를 올리기 위해 WASBE는 협회 회원이자 동시에 KBA 회원인 이강일 교수 외 2인과 직접 협력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차기 회장 명의로 강한 우려와 경고 메시지를 모두 담은 서한이 전달된 것이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8월 25일이 돼서야 대구 LOC 조직위원 명단이 가까스로 확정됐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총 13인으로 구성된 대구 LOC 조직위원 명단이 25일 이후 시점에 대구시 권영진 시장에게 보고됐다. 공식 소통 채널에 대한 논란이 일단락된 듯 보이지만 국내 관악계의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예로 조직위원으로 추대됐던 국내 WASBE 전·현직 회원의 고사가 연이어 불거지면서 대구 LOC 조직위원 중 WASBE를 이해하는 전문가 비중이 현저히 줄어드는 이유에서다. 총회 개최권을 보유하고 있는 WASBE는 대구시에서 현재진행형으로 불거지는 논란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개최지 선정 이후 그 결정이 전격적으로 번복된 예전 사례도 있다. 국내 관악계 관계자는 "지난 6월의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도입 논란에 이어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는 후속타를 대구시가 연이어 치고 있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
주요 국제 이벤트를 유치한 대구광역시에서 불거지고 있는 논란에 대해 해외 주최측이 상당한 우려와 경고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인지하지 못한 대구시와 이해관계 단체의 행보로 인해 개최 여부가 점점 더 불투명해지고 있다. 지난 6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화이자 백신 도입 논란에 이어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는 후속타를 대구시가 연이어 치는 모양새다.
세계심포닉밴드앙상블협회(WASBE)는 글로벌 총회 개최지로 대구시를 지난 2019년 12월 최종 선정했다. 이후 대구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란스러운 양상을 간파한 WASBE는 2021년 4월 18일자 서한을 통해 상당한 우려와 경고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ASBE라는 심포닉 밴드 전문가 단체에 대한 이해가 턱없이 부족한 대구시와 대구음악협회가 기득권을 행사하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국내 관악계는 WASBE의 대구시 선정이 현재 불거지는 논란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그 배경은 다음과 같다. 2년마다 열리는 WASBE 총회의 2023년 개최지 결정 심의에서 대구시 제안서가 지난 2019년 12월 제출됐다. 2023년 총회 장소의 최종 심의 및 선정은 2019년 12월 17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렸던 WASBE 최고결정기구 회의에서 이뤄졌다.
총 43페이지 분량의 영문 제안서에는 2023년 총회를 적극 후원 및 지원한다는 의향이 담긴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의 공식 초대장이 포함됐다. 초대장 서명 일자는 2019년 11월 4일이다. 해당 제안서를 바탕으로 2019년 12월 시카고 회의에서 대구시를 대표했던 대구컨벤션뷰로 관계자가 발표했다. 그의 발표에는 다음 내용이 포함됐다.
첫 번째는 유치추진위원회에 대한 내용이다. 대구시 제안서에는 영문으로 'Local Organizing Committee'로 표기됐다. 여기서 'Local'은 행사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 또는 도시를 뜻한다. 'Organizing'은 유치 추진이라는 목적 아래 결성됨을 의미한다. 위원회 의미의 'Committee'에는 2019년 12월 시점으로 총 12인이 위촉됐다. 여기에 이강일 계명대 교수 등 국내 WASBE 전·현직 회원 다수와 WASBE 회원이 아닌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가 포함됐다.
두 번째는 대구시가 한국 관악 음악의 탄생지(birthplace)로 묘사된 점이다. 발표는 대구 최초의 음악 악단이 1915년, 이어 대구 최초의 30인조 금관악단이 1919년 창단했음을 소개했다. 한국 관악의 중심지로서 대구시가 100년에 달하는 풍부한 역사와 유산을 지녔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유산을 배경으로 대구시 초중고 및 대학의 관악 앙상블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는 점도 부각됐다.
상기 내용을 비중 높게 참고했던 WASBE는 대구시를 2023년 총회 개최지로 최종 결정했다. 참고로 2019년 총회는 스페인 발렌시아주 부뇰에서 열렸고 2021년 총회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0년 초반 코로나19 확산과 팬데믹 여파로 2021년 프라하 총회는 2022년으로, 그리고 2023년 대구 총회는 2024년으로 각각 1년 연기됐다.
총회 유치 이후 대구시와 이해관계 선상의 대구음악협회는 2020년 10월 19일자 이메일로 "대구 지역단체위원회"가 결성되었음을 WASBE에 알렸다. 대구음악협회는 해당 위원회를 영문으로 "Daegu local organizing committee(LOC)"라고 표기했다. 통상적으로 유치 이후 시점의 LOC는 행사 준비위원회 또는 행사 조직위윈회를 의미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이 다소 늦춰졌으나 대구 LOC가 새로 출범됐고 위원회 수장은 당연직 대구음악협회장이라고 알렸다.
대구음악협회장은 WASBE 회원이 아니다. 아울러 대구음악협회는 ‘음악'이라는 광범위 개념을 포괄하는 단체로 심포닉 밴드에 대한 이해 및 전문성이 부족하다. 2024년 WASBE 총회의 호스트이자 후원 역할의 대구시도 마찬가지로 관련 전문성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시와 대구음악협회는 WASBE를 ‘세계관악협회’로, 그리고 총회를 '세계관악축제'로 오도하고 민간 차원 행사에 대한 주도권 및 기득권을 행사하고 있다.
2020년 10월 19일 시점에서 대구 LOC 준비위원 또는 조직위원에 대한 공식 명단은 존재하지 않았다. 해당 명단은 1년 가까운 진통 끝에서야 2021년 8월 25일 가까스로 확정됐다. 중요한 점은, 확정일 이전까지 대구음악협회는 실체도 없는 대구 LOC가 존재한다고 WASBE를 오도한 것이다. 그리고 대구 LOC를 대표한다는 대구음악협회와의 수 개월에 걸친 이메일 교신에서 WASBE는 뭔가 잘못되고 있음을 간파했다.
그 결과 WASBE 콜린 리처드슨 차기 회장은 2021년 4월 18일자 서한에서 다음을 언급했다. 그는 2022년 7월 예정된 프라하 총회의 메인무대 공연에서 차기 개최지인 대구시에 기반을 둔 심포닉 밴드 또는 앙상블이 신청조차 안 했던 점을 들었다. WASBE 공식 웹사이트, 프라하 LOC 웹사이트, 소셜미디어 및 WASBE 회원 이메일 소식지 등 여러 채널을 통한 사전 안내에도 불구하고 대구에서 단 한 건의 신청도 없었음을 지적했다.
그의 지적에는 여러 의미가 있다. 우선 대구음악협회가 당시 존재했다고 주장하는 대구 LOC에 WASBE라는 심포닉 밴드 단체를 잘 이해하고 또한 총회 성격을 잘 이해하는 전문가가 부재하다는 심각한 우려가 표출됐다. 단 한번이라도 이전 총회에 참석했던 WASBE 회원 또는 전문가가 대구 LOC에 관여했더라면 메인무대 공연의 신청 누락이라는 다소 어이없는 상황은 피했을 것이다.
아울러 한국 관악 음악의 탄생지로 묘사된 대구시와 대구음악협회가 과연 심포닉 밴드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지에 대한 강한 의구심도 표출됐다. WASBE 총회의 메인무대 공연은 관심과 열정이 있는 전 세계 밴드라면 누구나 인지하고 또한 신청할 수가 있다. 예로 2022년 프라하 총회 개최에 앞서 WASBE는 수십 건에 달하는 열띤 참가 신청을 받았다. 그럼으로써 한국 서울의 ‘코리안 윈드 오케스트라’가 국내팀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하지만 차기 개최지인 대구시에 기반을 둔 밴드 중에서는 단 한 건의 신청조차 없었다. 이는 관악에 대한 대구시의 진정성 문제로 귀결됐다.
결론적으로 리처드슨 차기 회장은 대구시와 대구음악협회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서한에서 그는 "WASBE와 수십 년 간 함께한 이강일 교수의 노력으로 한국에서 100개가 넘는 관악 콘서트가 전국 규모 컴퍼티션 및 한국관악협회(KBA) 관련으로 열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다수의 과거 WASBE 총회에 참석했던 이 교수와 KBA 회원들은 다년간의 교류를 통해 총회 성격을 파악(know)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총회와 관련한 소통 채널을 단순화하고 소통 속도를 올리기 위해 WASBE는 협회 회원이자 동시에 KBA 회원인 이강일 교수 외 2인과 직접 협력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차기 회장 명의로 강한 우려와 경고 메시지를 모두 담은 서한이 전달된 것이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8월 25일이 돼서야 대구 LOC 조직위원 명단이 가까스로 확정됐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총 13인으로 구성된 대구 LOC 조직위원 명단이 25일 이후 시점에 대구시 권영진 시장에게 보고됐다. 공식 소통 채널에 대한 논란이 일단락된 듯 보이지만 국내 관악계의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예로 조직위원으로 추대됐던 국내 WASBE 전·현직 회원의 고사가 연이어 불거지면서 대구 LOC 조직위원 중 WASBE를 이해하는 전문가 비중이 현저히 줄어드는 이유에서다.
총회 개최권을 보유하고 있는 WASBE는 대구시에서 현재진행형으로 불거지는 논란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개최지 선정 이후 그 결정이 전격적으로 번복된 예전 사례도 있다. 국내 관악계 관계자는 "지난 6월의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도입 논란에 이어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는 후속타를 대구시가 연이어 치고 있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세계심포닉밴드앙상블협회(WASBE)는 글로벌 총회 개최지로 대구시를 지난 2019년 12월 최종 선정했다. 이후 대구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란스러운 양상을 간파한 WASBE는 2021년 4월 18일자 서한을 통해 상당한 우려와 경고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ASBE라는 심포닉 밴드 전문가 단체에 대한 이해가 턱없이 부족한 대구시와 대구음악협회가 기득권을 행사하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국내 관악계는 WASBE의 대구시 선정이 현재 불거지는 논란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그 배경은 다음과 같다. 2년마다 열리는 WASBE 총회의 2023년 개최지 결정 심의에서 대구시 제안서가 지난 2019년 12월 제출됐다. 2023년 총회 장소의 최종 심의 및 선정은 2019년 12월 17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렸던 WASBE 최고결정기구 회의에서 이뤄졌다.
총 43페이지 분량의 영문 제안서에는 2023년 총회를 적극 후원 및 지원한다는 의향이 담긴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의 공식 초대장이 포함됐다. 초대장 서명 일자는 2019년 11월 4일이다. 해당 제안서를 바탕으로 2019년 12월 시카고 회의에서 대구시를 대표했던 대구컨벤션뷰로 관계자가 발표했다. 그의 발표에는 다음 내용이 포함됐다.
첫 번째는 유치추진위원회에 대한 내용이다. 대구시 제안서에는 영문으로 'Local Organizing Committee'로 표기됐다. 여기서 'Local'은 행사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 또는 도시를 뜻한다. 'Organizing'은 유치 추진이라는 목적 아래 결성됨을 의미한다. 위원회 의미의 'Committee'에는 2019년 12월 시점으로 총 12인이 위촉됐다. 여기에 이강일 계명대 교수 등 국내 WASBE 전·현직 회원 다수와 WASBE 회원이 아닌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가 포함됐다.
두 번째는 대구시가 한국 관악 음악의 탄생지(birthplace)로 묘사된 점이다. 발표는 대구 최초의 음악 악단이 1915년, 이어 대구 최초의 30인조 금관악단이 1919년 창단했음을 소개했다. 한국 관악의 중심지로서 대구시가 100년에 달하는 풍부한 역사와 유산을 지녔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유산을 배경으로 대구시 초중고 및 대학의 관악 앙상블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는 점도 부각됐다.
상기 내용을 비중 높게 참고했던 WASBE는 대구시를 2023년 총회 개최지로 최종 결정했다. 참고로 2019년 총회는 스페인 발렌시아주 부뇰에서 열렸고 2021년 총회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2020년 초반 코로나19 확산과 팬데믹 여파로 2021년 프라하 총회는 2022년으로, 그리고 2023년 대구 총회는 2024년으로 각각 1년 연기됐다.
총회 유치 이후 대구시와 이해관계 선상의 대구음악협회는 2020년 10월 19일자 이메일로 "대구 지역단체위원회"가 결성되었음을 WASBE에 알렸다. 대구음악협회는 해당 위원회를 영문으로 "Daegu local organizing committee(LOC)"라고 표기했다. 통상적으로 유치 이후 시점의 LOC는 행사 준비위원회 또는 행사 조직위윈회를 의미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이 다소 늦춰졌으나 대구 LOC가 새로 출범됐고 위원회 수장은 당연직 대구음악협회장이라고 알렸다.
대구음악협회장은 WASBE 회원이 아니다. 아울러 대구음악협회는 ‘음악'이라는 광범위 개념을 포괄하는 단체로 심포닉 밴드에 대한 이해 및 전문성이 부족하다. 2024년 WASBE 총회의 호스트이자 후원 역할의 대구시도 마찬가지로 관련 전문성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시와 대구음악협회는 WASBE를 ‘세계관악협회’로, 그리고 총회를 '세계관악축제'로 오도하고 민간 차원 행사에 대한 주도권 및 기득권을 행사하고 있다.
2020년 10월 19일 시점에서 대구 LOC 준비위원 또는 조직위원에 대한 공식 명단은 존재하지 않았다. 해당 명단은 1년 가까운 진통 끝에서야 2021년 8월 25일 가까스로 확정됐다. 중요한 점은, 확정일 이전까지 대구음악협회는 실체도 없는 대구 LOC가 존재한다고 WASBE를 오도한 것이다. 그리고 대구 LOC를 대표한다는 대구음악협회와의 수 개월에 걸친 이메일 교신에서 WASBE는 뭔가 잘못되고 있음을 간파했다.
그 결과 WASBE 콜린 리처드슨 차기 회장은 2021년 4월 18일자 서한에서 다음을 언급했다. 그는 2022년 7월 예정된 프라하 총회의 메인무대 공연에서 차기 개최지인 대구시에 기반을 둔 심포닉 밴드 또는 앙상블이 신청조차 안 했던 점을 들었다. WASBE 공식 웹사이트, 프라하 LOC 웹사이트, 소셜미디어 및 WASBE 회원 이메일 소식지 등 여러 채널을 통한 사전 안내에도 불구하고 대구에서 단 한 건의 신청도 없었음을 지적했다.
그의 지적에는 여러 의미가 있다. 우선 대구음악협회가 당시 존재했다고 주장하는 대구 LOC에 WASBE라는 심포닉 밴드 단체를 잘 이해하고 또한 총회 성격을 잘 이해하는 전문가가 부재하다는 심각한 우려가 표출됐다. 단 한번이라도 이전 총회에 참석했던 WASBE 회원 또는 전문가가 대구 LOC에 관여했더라면 메인무대 공연의 신청 누락이라는 다소 어이없는 상황은 피했을 것이다.
아울러 한국 관악 음악의 탄생지로 묘사된 대구시와 대구음악협회가 과연 심포닉 밴드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지에 대한 강한 의구심도 표출됐다. WASBE 총회의 메인무대 공연은 관심과 열정이 있는 전 세계 밴드라면 누구나 인지하고 또한 신청할 수가 있다. 예로 2022년 프라하 총회 개최에 앞서 WASBE는 수십 건에 달하는 열띤 참가 신청을 받았다. 그럼으로써 한국 서울의 ‘코리안 윈드 오케스트라’가 국내팀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하지만 차기 개최지인 대구시에 기반을 둔 밴드 중에서는 단 한 건의 신청조차 없었다. 이는 관악에 대한 대구시의 진정성 문제로 귀결됐다.
결론적으로 리처드슨 차기 회장은 대구시와 대구음악협회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서한에서 그는 "WASBE와 수십 년 간 함께한 이강일 교수의 노력으로 한국에서 100개가 넘는 관악 콘서트가 전국 규모 컴퍼티션 및 한국관악협회(KBA) 관련으로 열린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다수의 과거 WASBE 총회에 참석했던 이 교수와 KBA 회원들은 다년간의 교류를 통해 총회 성격을 파악(know)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총회와 관련한 소통 채널을 단순화하고 소통 속도를 올리기 위해 WASBE는 협회 회원이자 동시에 KBA 회원인 이강일 교수 외 2인과 직접 협력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차기 회장 명의로 강한 우려와 경고 메시지를 모두 담은 서한이 전달된 것이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8월 25일이 돼서야 대구 LOC 조직위원 명단이 가까스로 확정됐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총 13인으로 구성된 대구 LOC 조직위원 명단이 25일 이후 시점에 대구시 권영진 시장에게 보고됐다. 공식 소통 채널에 대한 논란이 일단락된 듯 보이지만 국내 관악계의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예로 조직위원으로 추대됐던 국내 WASBE 전·현직 회원의 고사가 연이어 불거지면서 대구 LOC 조직위원 중 WASBE를 이해하는 전문가 비중이 현저히 줄어드는 이유에서다.
총회 개최권을 보유하고 있는 WASBE는 대구시에서 현재진행형으로 불거지는 논란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개최지 선정 이후 그 결정이 전격적으로 번복된 예전 사례도 있다. 국내 관악계 관계자는 "지난 6월의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도입 논란에 이어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는 후속타를 대구시가 연이어 치고 있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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