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그널] 안현정의 컬쳐 포커스 언택트 공연, 랜선 전시를 감상하는 HOT CODE
편집부 기자 | jwlee@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0-09-29 11:31 수정 2020-09-29 11:40
 “무료공연과 안방전시, 내용과 형식을 곱씹어 즐기는 팁”

가을하면 전시와 공연의 계절이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각종 공연과 전시가 제한된 가운데, 문화단절에 대한 욕구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유튜브, 다음카카오 혹은 네이버라이브 등을 활용해 언택트 공연과 랜선 전시 등을 감상하는 것이다. 물론 실제 공연이나 전시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지만, 지겨운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데 디지털기술의 발달을 영리하게 활용해 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매년 인연이 닿지 않아 놓치던 전시나 공연을 클릭과 터치만으로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나만의 귀맛과 눈맛을 발견 할 최상의 시기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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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갤러리를 즐겨찾기 하면 10만이상이 관람한 랜선 전시들을 실시간 만날 수 있다. (출처: https://gallery.v.daum.net/p/h)>


실제 공연장에 갈수 없다면, 나만의 공간에서 즐기자 ​

대부분은 공연예술을 즐기는 팁을 따로 공부한 적이 없다. 공연장을 찾는 사람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공연장에서 지켜야 할 예의는 무엇인지, 장르별 감상법은 따로 있는지 등을 생각해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비대면 공연의 장점은 옷차림이나 장소에 제한을 받지 않고, 마음대로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효율적인 공연감상을 위해 바뀌지 않는 전제가 있다. 바로 공연의 성격과 감상예절을 잘 파악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연장 도착은 20분전, 객석입장은 10분전”이라는 바뀌지 않는 명제를 언택트 감상에서도 지키는 것이 좋다. 정해진 시간에만 온라인 런칭하는 공연들도 있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공연장 입장은 공연시작 이후엔 할 수 없다. 늦게 입장하는 경우 안내자가 제시한 좌석에서 대기하다가 휴식시간에 자신의 자리로 이동하는 것이 예절일 만큼 공연예술은 시간예술이기 때문에 전시관람에 비해 관람예절이 까다롭다. 온라인 공연을 볼 때도 이러한 자신만의 착석 시간을 마련해놓고 본다면 좀 더 집중해서 공연에 몰입할 수 있다. 

공연에서 항상 고민하는 박수치는 타이밍도 이 기회를 통해 습득해보자. 선진국의 음악청중들은 연주자들에 대한 감사표시로 앙코르가 목적이 아닌 감사의 의미로 기립박수를 보낸다. 혼자 보는 공연에서도 정해진 시간과 박수로 보이지 않는 예의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발레의 경우 춤만을 볼거리로 즐기는 디베르티스망이라는 장이 삽입되고, 이후에 솔리스트들이 그랑빠, 빠뒤드 등의 명칭을 붙여 줄거리와는 상관없는 고난도 기교를 보여준다. 이 한 장면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치는데, 디베르티스망 장면마다 박수치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 오페라의 경우도 아리아나 이중창이 끝나면 박수를 치고,  환호하는 뜻에서 ‘브라보’를 외쳐 가수들을 격려한다. 

반면, 교향곡이나 협주곡은 모든 악장이 끝난 후 박수를 쳐야한다. 국악이나 민속음악의 경우엔 판소리나 민요 등은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해도 좋을 만큼 박수가 자유롭다. 궁중음악은 집박이끝을 알릴 때, 정악은 어느 정도 여음이 사라진 후에 박수로 답례하는 것이 바른 예절이다. 이렇듯 박수 예절도 다양하기 때문에, 다양한 공연감상의 팁으로 온가족이 모여 앉아 랜선 공연을 감상하면서 서로의 느낌을 얘기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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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공연 라이브를 즐겨찾기 하면 다양한 공연정보를 실시간 만날 수 있다.

(출처: https://live.naver.com/)>


나만의 눈을 발견하는 시간, 랜선 전시감상법 

세계 유명 작품이 있는 품격 있는 전시장을 나 혼자 전세 낸 듯한 모습을 상상해보자. 관람객에게 쫓기듯 떠밀려 전시장을 둘러볼 필요도 작품을 손상시키지 말라는 팻말을 볼 필요도 없다. 최근 다음카카오갤러리에서는 매일 프리미엄 전시를 띄우고 우리 모두에게 클릭을 유도한다. 실제 이 카테고리는 전시하나를 통째로 옮겨와 확대와 축소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서비스와 전시장을 VR로 찍어와 서비스 하는 구글 아트프로젝트 같은 효과를 최신전시로 제공한다. 랜선 전시감상의 팁은 작품을 천천히 감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작품이 완성하기 위해 작가는 짧게는 하루, 길게는 몇 달이 걸리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작품을 몇 초 만에 급히 보고 지나버리면, 작품이 주는 실제 형식과 내용을 음미할 수 없다. 

작품을 감상하는 법은 매우 다양하고, 똑같은 작품이라도 감상하는 방법에 따라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먼저 줌을 활용해 작품의 디테일과 전체를 봄으로써 작품을 가까이 멀리 보는 습관을 가져보자. 이와 유사한 작품이 있다면 왜 그런지, 다른 작품은 차이점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자. 작품이 마음에 드는 이유와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보고,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내 취향을 발견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작품이 맘에 든다면 작가에 대해 서치해보는 것도 필수다. 작품의 재료는 무엇인지 작가가 언제부터 이런 소재로 그렸는지를 살펴보고, 작품의 해당연도에 따라 작품이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를 살펴보자. 

작가가 작품에 이용한 소재, 재료의 특징과 이들이 만들어내는 효과, 구성과 내용들을 분석하면서 본다면 더욱 깊이 있는 감상이 가능하다. “작가는 왜 이 소재를 여기에 그렸지?”, “이 그림을 그릴 당시에 어떤 상황과 감정이었을까”, “나라면 어떻게 그렸을까” 등의 질문을 만들고 대답으로까지 확장시키는 상상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미술사 등의 배경정보나 미학 관련 지식이 있으면 좀더 깊이 있는 감상이 가능하다. 거꾸로 전시 큐레이터가 “왜(why) 이 시기(when)에, 이 장소(where)에서 이 주제(what)로 기획했을까”라는 상상도 해보자. 전시주제가 오늘의 사회적인 이슈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까지 고려해보는 것이다. 이러한 단계를 모두 거친 후에 실제 전시장에 나간다면 감상취향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 있다. 

코로나19의 2단계 격상으로 공연장, 전시장 등이 문을 닫게 되고 생활고를 겪는 예술계 종사자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예술계에 많은 지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지역 문화재단은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온라인 사업을 공모하고, 서울문화재단이 공모한 <아트 머스트 고 온(ART MUST GO ON)>은 200여팀 30억원을 선정해 다양한 다원예술 온라인 뷰잉룸을 일반인에게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다. 

그 밖에도 <아트 체인지업(Art Change Up)>같은 온오프라인 창작 지원활동이 예정돼 있어 온라인 미디어 콘텐츠 제작 및 온라인 중심의 예술인과 크리에이터를 키우는데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 창작자가 양산된다는 것은 이제 온라인 감상자들을 위한 컨텐츠가 마련된다는 것이고, 일반인 감상자도 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로나 장기화로 지쳐가는 시기지만, 사고를 전환시켜 눈과 귀가 동시에 행복한 나만의 취향을 발견해 보면 어떨까.  

<필자소개> 
 안현정씨는 예술철학전공 철학박사출신의 문화평론가이자 방송인으로 현재 성균관대학교박물관 학예관, 유중재단 이사, 고려사이버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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