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이를 기회라고 여길 수도 있다. 또는 무한한 잠재력으로 합리화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우리가 느리게 걷는 사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화장품업계가 한국을 따라잡을 시간은 10년, 5년에서 이제는 3년 남짓으로 크게 앞당겨졌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더 늦기 전에 유럽에, 북미에, 남미에, 아프리카에 깃발을 꽂아야 한다.
흔히 프랑스는 화장품 종주국으로 통한다. 프랑스는 세계 1위의 화장품 그룹 로레알을 보유하고 있으며, 로레알 외에도 수많은 스타급 브랜드를 통해 글로벌 화장품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그런데 유럽에서 가장 큰 화장품시장을 갖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가 아닌 독일이다. 국토 면적은 프랑스보다 작지만 더 많은 인구와 더 높은 GDP로 유럽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독일은 우리가 프랑스 진출에 앞서 서유럽 시장 진입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독일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그 여파가 유럽 전역으로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스킨케어 시장이 헤어케어 시장 역전
먼저 독일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살펴보면 면적은 35만7022㎢로 세계 63위, 인구는 8059만명으로 세계 19위다.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보다 많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이주민 덕분이다. GDP는 3조6518억 달러로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다. 5위 프랑스와는 1조 달러 이상 차이가 난다. 독일의 10대 도시는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 쾰른, 프랑크푸르트, 슈투트가르트, 뒤셀도르프, 도르트문트, 에센, 브레멘이다.
독일 화장품시장은 EU 내 최대 규모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와 적지 않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 2016년 기준 약 136억 유로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5년간 2013년 소폭의 하락세를 제외하고 완만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매년 독일인들은 1인당 평균 158유로의 화장품을 소비한다. 유럽 평균은 129유로다.
2016년 기준 독일 화장품시장의 품목별 매출은 헤어케어(22.4%), 스킨케어(22.4%), 보디위생용품(20.3%), 색조화장품(12.3%), 향수류(11.7%), 치아위생용품(10.9%) 등의 순으로 나타났는데, 2017년에는 스킨케어 시장이 처음으로 헤어케어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스크팩을 비롯한 기초화장품이 강점인 우리나라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호재인 셈이다.
두글라스와 드럭스토어가 화장품 유통 주도
하지만 독일은 결코 쉽지 않은 시장이다. 화장품 편집숍의 대명사인 프랑스의 세포라도 17년 전 독일 시장 안착에 실패했다. 기존의 프랑스 콘셉트를 그대로 유지했던 탓이다. 이에 세포라는 오랜 준비 끝에 지난해 6월 뮌헨에 매장을 오픈하며 재도전에 나섰다. 지난 경험으로 프랑스 콘셉트는 독일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고, 이번에는 철저한 현지화 및 제품과 브랜드의 다양화에 힘쓰고 있다.
독일에서 세포라가 성공하지 못한 또 다른 이유는 두글라스(Douglas)라는 막강한 경쟁 상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1910년 함부르크에서 닻을 올린 두글라스는 가파른 성장세로 독일 화장품시장을 장악했으며, 현재 독일 내에 6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위스, 스페인, 포르투갈, 폴란드, 헝가리, 체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노르웨이 등 유럽 전역에 포진된 두글라스 매장은 1900여개에 이른다. 글로벌 프레스티지 브랜드와 중저가 화장품을 모두 취급하는 게 두글라스의 성공 요인이다.
독일 소비자들은 두글라스 외에 백화점, 드럭스토어, 브랜드숍, 약국, 온라인·모바일 등의 채널에서 화장품을 구매한다. 이러한 유통 채널 가운데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것은 두글라스가 아닌 DM, 로스만(Rossmann), 부드니(Budni) 등의 드럭스토어다. 이들은 주로 중저가 화장품을 판매하는데, 독일에서도 갈수록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드럭스토어의 성장세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15년 이미 유통 점유율 43%를 넘어섰다.
갈수록 상승하는 K-뷰티 선호도
아직은 미약하지만 독일의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2년 159만 달러였던 수입액은 2013년 205만 달러, 2014년 310만 달러, 2015년 349만 달러에서 2016년 1063만 달러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프랑스와 스위스, 미국 등 상위 10개국의 화장품 수입이 감소세를 보인 반면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우 긍정적인 흐름이다.
현재 독일에는 미샤, 토니모리, 닥터자르트, 퓨어힐스, 듀이트리, 코코스타 등이 온·오프라인에서 K-코스메틱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뒤셀도르프의 한 두글라스 매장에서 실제로 닥터자르트와 토니모리 제품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2017년 1월 두글라스에 입점한 닥터자르트는 ‘더마스크’ 라인을 중심으로 독일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매장 관계자의 전언이다.
‘뷰티 뒤셀도르프’에서 만난 독일 화장품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의 가장 큰 특징은 글로벌 유명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 퀄리티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런 장점을 가진 브랜드나 제품은 다른 나라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여기에 K-팝을 중심으로 한류문화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어 진출 시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특히 유튜브와 SNS를 통해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면서 호감도와 선호도가 상당히 높아졌다는 점이 K-뷰티의 기회요인”이라고 말했다. |
혹자는 이를 기회라고 여길 수도 있다. 또는 무한한 잠재력으로 합리화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우리가 느리게 걷는 사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화장품업계가 한국을 따라잡을 시간은 10년, 5년에서 이제는 3년 남짓으로 크게 앞당겨졌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더 늦기 전에 유럽에, 북미에, 남미에, 아프리카에 깃발을 꽂아야 한다.
흔히 프랑스는 화장품 종주국으로 통한다. 프랑스는 세계 1위의 화장품 그룹 로레알을 보유하고 있으며, 로레알 외에도 수많은 스타급 브랜드를 통해 글로벌 화장품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그런데 유럽에서 가장 큰 화장품시장을 갖고 있는 나라는 프랑스가 아닌 독일이다. 국토 면적은 프랑스보다 작지만 더 많은 인구와 더 높은 GDP로 유럽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독일은 우리가 프랑스 진출에 앞서 서유럽 시장 진입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독일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그 여파가 유럽 전역으로 확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스킨케어 시장이 헤어케어 시장 역전
먼저 독일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살펴보면 면적은 35만7022㎢로 세계 63위, 인구는 8059만명으로 세계 19위다.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보다 많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이주민 덕분이다. GDP는 3조6518억 달러로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다. 5위 프랑스와는 1조 달러 이상 차이가 난다. 독일의 10대 도시는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 쾰른, 프랑크푸르트, 슈투트가르트, 뒤셀도르프, 도르트문트, 에센, 브레멘이다.
독일 화장품시장은 EU 내 최대 규모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와 적지 않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 2016년 기준 약 136억 유로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5년간 2013년 소폭의 하락세를 제외하고 완만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매년 독일인들은 1인당 평균 158유로의 화장품을 소비한다. 유럽 평균은 129유로다.
2016년 기준 독일 화장품시장의 품목별 매출은 헤어케어(22.4%), 스킨케어(22.4%), 보디위생용품(20.3%), 색조화장품(12.3%), 향수류(11.7%), 치아위생용품(10.9%) 등의 순으로 나타났는데, 2017년에는 스킨케어 시장이 처음으로 헤어케어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마스크팩을 비롯한 기초화장품이 강점인 우리나라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호재인 셈이다.
두글라스와 드럭스토어가 화장품 유통 주도
하지만 독일은 결코 쉽지 않은 시장이다. 화장품 편집숍의 대명사인 프랑스의 세포라도 17년 전 독일 시장 안착에 실패했다. 기존의 프랑스 콘셉트를 그대로 유지했던 탓이다. 이에 세포라는 오랜 준비 끝에 지난해 6월 뮌헨에 매장을 오픈하며 재도전에 나섰다. 지난 경험으로 프랑스 콘셉트는 독일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고, 이번에는 철저한 현지화 및 제품과 브랜드의 다양화에 힘쓰고 있다.
독일에서 세포라가 성공하지 못한 또 다른 이유는 두글라스(Douglas)라는 막강한 경쟁 상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1910년 함부르크에서 닻을 올린 두글라스는 가파른 성장세로 독일 화장품시장을 장악했으며, 현재 독일 내에 6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위스, 스페인, 포르투갈, 폴란드, 헝가리, 체코,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노르웨이 등 유럽 전역에 포진된 두글라스 매장은 1900여개에 이른다. 글로벌 프레스티지 브랜드와 중저가 화장품을 모두 취급하는 게 두글라스의 성공 요인이다.
독일 소비자들은 두글라스 외에 백화점, 드럭스토어, 브랜드숍, 약국, 온라인·모바일 등의 채널에서 화장품을 구매한다. 이러한 유통 채널 가운데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것은 두글라스가 아닌 DM, 로스만(Rossmann), 부드니(Budni) 등의 드럭스토어다. 이들은 주로 중저가 화장품을 판매하는데, 독일에서도 갈수록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드럭스토어의 성장세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15년 이미 유통 점유율 43%를 넘어섰다.
갈수록 상승하는 K-뷰티 선호도
아직은 미약하지만 독일의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2년 159만 달러였던 수입액은 2013년 205만 달러, 2014년 310만 달러, 2015년 349만 달러에서 2016년 1063만 달러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프랑스와 스위스, 미국 등 상위 10개국의 화장품 수입이 감소세를 보인 반면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우 긍정적인 흐름이다.
현재 독일에는 미샤, 토니모리, 닥터자르트, 퓨어힐스, 듀이트리, 코코스타 등이 온·오프라인에서 K-코스메틱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뒤셀도르프의 한 두글라스 매장에서 실제로 닥터자르트와 토니모리 제품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2017년 1월 두글라스에 입점한 닥터자르트는 ‘더마스크’ 라인을 중심으로 독일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게 매장 관계자의 전언이다.
‘뷰티 뒤셀도르프’에서 만난 독일 화장품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국 화장품의 가장 큰 특징은 글로벌 유명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 퀄리티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런 장점을 가진 브랜드나 제품은 다른 나라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여기에 K-팝을 중심으로 한류문화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어 진출 시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특히 유튜브와 SNS를 통해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면서 호감도와 선호도가 상당히 높아졌다는 점이 K-뷰티의 기회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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