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상대는 82% 시장 점유한 다국적 브랜드 인터참 우크라이나 2017(InterCHARM UKRAINE) Ⅲ - 현지 화장품시장 분석
키예프=김재련 기자 | chic@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17-10-20 09:30 수정 2017-10-2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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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화장품시장의 새로운 요충지로 꼽히는 우크라이나. 2014년 발발한 동부지역 내전으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화장품시장은 소비 수요가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며 매년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유력한 잠재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동슬라브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우크라이나는 오랜 기간 서쪽의 유럽 국가들과 동쪽의 러시아로부터 정치, 경제는 물론 사회적·문화적 영향을 받았으며, 폴란드나 몰도바 등 이웃 국가와도 문화 교류가 잦은 국가다. 국제적인 지형으로는 러시아의 서쪽, 벨라루스의 남쪽, 폴란드와 루마니아의 동쪽에 위치해 있다. 또 남쪽으로는 크림산맥, 서쪽으로는 카르파티아산맥에 둘러싸여 있고, 수도인 키예프를 통과해 흑해 방향으로는 드네프르강이 흐른다.

화장품시장 82%가 수입 제품
최근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에 대한 신시장 개척이 올해 국내 화장품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동유럽 뷰티시장의 트렌드 마켓으로 통하는 우크라이나는 색조, 헤어케어 용품 등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다. 60만3550km²의 면적에 4500만여 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전체 월평균 급여는 약 200달러 수준으로, 현지인들은 평균적으로 화장품 구매에 1년간 35달러를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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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만한 점은 우크라이나의 화장품시장은 약 82% 가까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 이는 현지 화장품업계 종사자들 역시 자국산 화장품이 외국산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화장품 소매 유통 매출액은 동부지역 내전에도 불구하고 큰 폭으로 성장했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비식품류 소매 유통 시장에서 화장품시장 규모는 2016년 3.2%로, 비식품류분야에서는 자동차, 건설자재, 의약품, 석유화학제품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화장품 수입은 총 1억4700만 달러로 2016년 증가율은 전년 대비 7%다. 우크라이나 화장품 수입 시장의 큰 손이었던 러시아는 양국 간 관계 악화로 인해 수입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는 2016년 전년 대비 52% 상승할 정도로 한국산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유럽 브랜드들은 대부분 우크라이나에 진출해 있다. 지난해 기준 우크라이나의 주요 화장품 수입국은 프랑스, 폴란드, 독일, 러시아로 이들 국가에서의 수입이 전체의 65%를 차지한다. 주요 수입 브랜드는 ‘로레알’, ‘프록터앤갬블(P&G)’, ‘오리플레임’, ‘에이본’ 등이다. EU-우크라이나 FTA 발효로 앞으로 유럽 브랜드의 우크라이나 진출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 화장품에 대한 우호적 이미지 형성
키예프 도심의 복합쇼핑몰 걸리버(Gulliver) 내에는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비욘드(BEYOND) 매장을 찾아볼 수 있다. 비욘드는 우크라이나 현지에 오프라인 매장을 낸 최초의 한국 브랜드다. 한 현지 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한류 문화가 정착된 것은 아니지만 3년 전부터 ‘한국 화장품=고품질’이라는 인식과 함께 유럽 화장품에 비해 가성비가 좋은 제품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에코 이미지를 강조하는 비욘드가 중심 상권에 잇따라 매장을 오픈해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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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외에도 모스크바 현지법인을 통해 잇츠스킨이 지난 5월 수도인 키예프에 현지 매장을 연 상태이며, 오는 11월 오픈을 목표로 키예프의 중심가에 멀티숍 개념의 또 다른 매장을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대다수의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한국산 화장품을 취급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우크라이나 화장품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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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모리,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스킨푸드, 미샤, 스킨79, 홀리카홀리카 등 국내 로드숍 브랜드 대다수는 현지 유통업체를 통해 이미 온라인 마켓에서 유통을 전개하고 있으며, 한국산 화장품 제품 중 수요가 가장 많은 품목은 비비크림을 꼽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화장품업계는 머천다이징이 좋지 않아서 외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또 수입 장벽이 높지 않아 외국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높고, 제품 간 경쟁은 매우 치열한 편”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화폐 가치 하락으로 중저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은 편이며, 우크라이나 환율 폭락에 따른 구매력 감소를 고려해 해외 화장품업체들은 제품 공급 가격을 인하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환율 폭락 폭이 커 2016년 화장품 가격은 평균 30~50%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많게는 300% 이상까지 인상된 품목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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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서 중고가 화장품은 주로 접근성이 좋은 드럭스토어를 통해 유통된다. 드럭스토어는 의사의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및 화장품·건강보조식품·음료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드럭스토어로는 왓슨스(Watsons)를 비롯해 코스모(KOCMO), 봉쥬르(Bonjour), 프로스터(Prostor) 등이 후발주자로 운영되고 있으며, 멀티 브랜드숍인 브로카드(Brocard), 보몬드(Bomond) 등의 화장품 전문점에서는 럭셔리 브랜드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 또 약국을 통한 화장품 판매도 이뤄지고 있다. 

단일 브랜드 매장으로는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로 1994년 우크라이나에 첫 진출한 이브로쉐(YVES ROCHER) 등이 인기다. 이 브랜드는 현지에서 천연재료를 사용한 화장품으로 알레르기나 부작용이 없다고 알려져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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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예프에서는 복합 쇼핑몰이나 대형 쇼핑센터 내에서 고가의 화장품을 취급하는 매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 향수 및 화장품시장의 최대 운영 업체인 브로카드는 키예프에 위치한 오션플라자 등에 입점해있다. 브로카드 내부는 크게 향수와 색조를 중심으로 카테고리가 구분되며, 샤넬과 디올, 클라란스, 랑콤, 에스티로더, 지방시, 구찌, 랑방 등을 포함한 250여개 이상의 수입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다. 매장 분위기는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모던한 느낌을 강조한다.

키예프에 거주 중인 국내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이미 많은 외국계 브랜드가 우크라이나 시장에 진출한 상태지만 아직까지 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라 한국 기업들이 공략하기 좋은 시점이다. 소비자들의 구매력 저하로 중저가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에 무엇보다 적정 수준의 가격 설정이 중요하다. 동일 스펙의 제품일 경우 디자인이 독특하고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에 소량으로 수입돼 오던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인지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최근 들어 한국산 제품에 대한 바이어들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현지 전시회 참가 등을 통해 우크라이나 시장 진출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면서 나타난 효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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