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전사' 품질과 아이디어로 사드 장벽 넘다 광저우 화장품·미용박람회(추계) Ⅲ
중국 광저우=윤경미 기자 | yoonkm1046@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17-09-21 09:11 수정 2017-12-1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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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정부간 정치적 갈등,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는 상황이었지만, 지난 9월 3일부터 5일까지 개최된 ‘광저우 화장품 미용 박람회’에서 우리 화장품 기업은 한 번 더 힘을 냈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중국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한 도전정신이 빛을 발한 현장이었다. 


성장기 중국 에스테틱 시장 잡아라

무엇보다 에스테틱·미용기기 분야가 강세를 보이는 박람회의 특성에 맞춰 높은 기술력으로 승부수를 띄운 한국 기업이 눈에 띄었다.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제약사의 연구개발 기술을 적용한 ‘리쥬란®’ ‘디 셀 350®’ 브랜드의 필러와 마스크팩, 화장품 등으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서는 부스 내부에 침대를 마련해 방문객이 에스테틱숍에서처럼 제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해 인기를 끌었다. 업체 관계자는 “광저우 박람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춘·추계 모두 참가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부스 내에 체험존을 마련해 방문객이 더 몰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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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및 에스테틱 기기 전문 기업인 디티에스엠지(DTS MG)는 제노시스, 메조시스 등의 제품을 선보였다. 이들 제품은 의료기기뿐만 아니라 이를 화장품과 접목해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제품과 차별점을 갖고 있다. 기존에 구축돼있는 프로그램을 선택하기만 하면 손쉽게 피부관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디티에스엠지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은 한국과 가깝고 인구가 많은데다 충분한 소비력을 갖추고 있어 한국 기업이라면 어느 곳이든 탐낼만한 시장”이라며 “자사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시장 분석을 위해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 에스테틱 전문 의료 기기를 선보인 기업도 있다. 딥스킨(deepskin)은 자사 미용기기에 이온토포레시스(Iontophoresis) 기술을 적용했다. 이 기술은 마스크 시트에 함유된 영양성분을 이온화시켜 피부에 보다 효과적으로 침투되게끔 도와준다. 마스크팩을 결합하기만 하면돼 집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업체 관계자는 “기기에 적용된 기술에 자신감이 있어 이번 박람회에 참가하게 됐다”며 “어떤 마스크팩에도 사용할 수 있고, 가볍고 작은 사이즈로 언제 어디서나 전문 피부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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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테틱숍뿐만 아니라 피부과에서도 피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과는 달리 중국 시장은 아직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병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고가인 데다가 아직 보편화되지 않아 에스테틱숍 중심으로 피부 관리 서비스 시장이 형성돼있는 것.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들 대다수가 온라인 관리 시스템을 적용했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전문가는 “예약 서비스는 물론, 피부 관리에 사용하는 제품 정보까지 검색 한 번으로 모두 확인할 수 있다”며 “중국 에스테틱숍들은 고가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자신들의 전문성을 입증하려 한다. 이 점에 착안해 피부관리숍을 타깃으로 한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아이디어 제품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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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브랜드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제품들은 단연 큰 관심을 받았다. 대한뷰티산업진흥원에서 선보인 ‘제주온(JEJUON)’ 브랜드는 제주도에서 획득한 지역 고유 자원을 바탕으로 ‘제주 울금 화장품’ ‘우도 땅콩 미스트’ 등을 선보였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주 해양 코스메틱 ‘하이온(HAION)’ 역시 큰 관심을 받았는데, 이 브랜드는 지난해 12월 론칭 당시 중국어 브랜드명인 ‘濟州海’의 중국 상표등록을 마친 바 있다. ‘제주도’라는 한국의 지역색을 살린 제주온 브랜드 덕분에 대한뷰티산업진흥원 부스는 박람회 내내 제품은 물론 독자적으로 적용한 패키징에까지 문의가 쇄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홈케어 브랜드 ‘에이바자르(avajar)’의 부스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표 제품인 ‘퍼펙트 V 리프팅 프리미엄 마스크’ 샘플을 나눠주는 이벤트에 부스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대부분의 방문객이 그 자리에서 제품을 착용하고 전시장을 구경해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업체 관계자는 “중국 내에 아직까지 리프팅 마스크와 같은 제품이 없다보니 수요가 더 많은 것 같다”며 “이제 막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초기 시장에 진입한다면 국내에서만큼 좋은 성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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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피메드코스메틱은 보툴리늄 유래 성분이 함유된 스킨케어 브랜드 ‘BoLCA+(볼카)’를 선보였다. 볼카의 핵심성분은 주름개선 주사제인 보톡스의 원료성분인 보툴리늄 단백질로부터 유래된 물질로, 피부투과가 가능하게 만들어진 재조합 단백질이다. 성분 차별화를 통해 모방할 수 없는 한국 화장품만의 ‘기술력’을 보여준 것. 비피메드코스메틱은 이처럼 주름개선 효과를 지닌 성분을 바탕으로 세럼, 크림, 마스크 등을 출시했으며, 이번 광저우 박람회 참가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자성의 목소리 곳곳에서 나와

이번 광저우 박람회에서는 핸드 케리(Hand-carry)를 통해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던 한국 기업이 단속에 걸리는 일도 발생했다. 정식 통관을 거치지 않은 제품이 시중에 유통됐을 때 안전의 문제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핸드 케리를 엄격하게 제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최측도 난감한 입장을 표했는데, 이외에도 행사 종료 시간인 5시 이후에 몰래 재입장해 판매행위를 하다 적발된 기업도 있었다. 이와 같은 위법 행위는 ‘한국’이라는 이미지 전체에 먹칠을 하는 것밖에 더 되지 않는다. 

과도한 할인 판매도 도마에 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박람회 첫날부터 50% 가까이 할인한 가격으로 ‘제품부터 빨리 팔자’는 식의 판매를 진행하는 기업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경쟁이 붙어 여기저기서 싼 값에 제품을 판매하는 도미노 현상이 발생한다. 한국 화장품 기업끼리 스스로 이미지를 깎고 있는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이제 중국 시장에서도 무작정 저가 제품을 찾기보다는 품질을 따지는 경우가 많아져 그에 걸맞는 가격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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