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전략, 철저한 시장분석이 성공의 열쇠 프로페셔널 뷰티 델리 2017 III
인도 뉴델리=김재련 기자 | chic@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17-07-12 10:43 수정 2017-07-12 11:28
인도 화장품 박람회의 풍경.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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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화장품 수출의 차세대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인도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로 미용용품 시장 규모가 7476억 루피(한화 약 13조3297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1조1003억 루피(한화 약 19조6183억원)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류문화가 확산되면서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K-뷰티에 관한 관심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도 호재다.

인도의 인구는 약 12억6000만명에 이르며 국토 면적은 남한의 33배가 넘을 정도로 광활하다. 인구 100만명 이상의 도시는 콜카타(캘커타)·뭄바이(봄베이)·델리·첸나이(마드라스)·벵갈루루·하이데라바드·아마다바드·칸푸르·푸나 등 12곳에 이른다.

최근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서 열린 ‘프로페셔널 뷰티 델리’ 전시회에서 만난 한 현지 바이어는 “구매력을 갖춘 인도 사람들은 한국 제품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산 화장품은 비싸지만 그만큼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뒷받침돼 있기 때문”이라며 “고품질의 제품으로 인도 시장을 공략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도 소비자들은 새로운 상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신규 수입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테스트 겸 새로운 아이템을 사용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라는 코멘트와 함께.

실제 인도는 고소득층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프리미엄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2010년 프리미엄 스킨케어 제품의 비중은 4.9%였으나 2015년에는 6.0%로 1.1%p 늘어났다. 또 프리미엄 화장품 소비가 증가하면서 다소 가격대가 높은 천연, 허브, 아유르베다 제품의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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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헤어는 ‘천연’, 색조는 ‘올인원’이 인기
인도는 종교적, 문화적 요인으로 인해 동물성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기피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천연원료를 활용한 생활용품과 화장품들이 일상 속에 널리 퍼져 있다. 자연주의 스킨케어 브랜드로는 히말라야 허버르 로투스 허벌, 카디 내추럴, 바이오티크, 포레스트 에센셜 등이 대표적이다. 스킨케어 뿐만 아니라 헤어케어 시장에서도 천연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인도 토종기업인 히말라야 글로벌 홀딩스의 경우 천연, 허브, 아유르베타를 기반으로 한 제약회사로 시작하여 현재 다양한 개인 위생용품을 제조하고 있으며, 히말라야 제품군 중 스킨케어 부문이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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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진행된 인도 최대 규모의 뷰티 B2B 전시회 ‘프로페셔널 뷰티 델리 2017’에서도 허브나 천연을 콘셉트로 내세운 업체의 부스가 참관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좋은 반응을 얻은 샤나즈 후세인(Shahnaz Husain)은 설립자의 이름을 브랜드명으로 한 것으로, 허브학문이 번성한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러시아,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의 높은 평가와 더불어 샤나즈의 미용법을 전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샤나즈 후세인 허벌(Shahnaz Husain Herbal)은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세계 400여개의 매장과 클리닉 등 대형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프리미엄 화장품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지만, 이와 함께 합리적인 제품을 찾는 소비자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인도 화장품시장에서 복합기능, 또는 올인원 제품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색조 분야에서 복합 기능을 내세운 멀티 제품이 지난해부터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색조화장품에 수분, 선크림, 진정 효과를 포함한 제품이 대표적으로, 이는 가격에 민감한 인도 소비자들이 여러 가지 기능을 저렴한 가격에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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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코스메틱 진출은 아직 미미
인도는 지역에 따라 소비 성향의 차이가 크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도시지역은 전체 뷰티 제품 매출의 68.7%를 차지하고 있으며, 농촌지역은 31.3%를 점유하고 있다. 뭄바이, 푸네, 수라트 등 대도시가 많은 서부 지역은 대체로 판매망이 잘 형성돼 있어 인도 전체 뷰티시장의 28.0%를 차지하고 있지만, 남부 및 북부 지역은 시장 초기 단계라 판매망이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인도 시장에는 국내 화장품 브랜드로 한불화장품의 잇츠스킨과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 정도가 진출해 있는 상황. 한불화장품의 로드숍 브랜드 잇츠스킨은 인도의 4대 FMCG(일용소비재) 유통 그룹인 다부르 인디아(Dabur India) 그룹과 손잡고 지난해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이니스프리는 자연주의 콘셉트를 내세워 2013년 인도에 첫발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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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분명히 블루오션으로 볼 수 있는 시장이지만, 아직까지 본질이 파악되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멀리 보고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박진우 수석연구원은 “우리 기업이 인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인도 시장 특성에 맞춘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인도에서는 소용량 제품, 샘플, 미니어처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소용량 제품을 조합해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뷰티박스 서비스의 성공 사례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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