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고급품' 인식, GDP 고성장… 망설일 이유 없다 코스모뷰티 미얀마 2017 Ⅲ - 미얀마 화장품 시장분석
미얀마 양곤 = 윤경미 기자 | yoonkm1046@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17-06-29 17:24 수정 2017-06-2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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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는 중국, 인도, 태국과 국경을 접하는 동시에 풍부한 천연자원과 높은 경제 성장률로 주목받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정치적·경제적 요충지다. 한국에게 미얀마는 1983년 발생한 '아웅산 묘역 테러 사건'으로 많은 국민의 기억 속에 자리한 나라이기도 하다. 때문에 사건 발생 당시 국가명이었던 '버마'로 이곳을 떠올리는 이도 많다. 갖은 고초를 거쳐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이끌어낸 아웅산 수지 여사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11년 53년만에 군부독재가 막을 내린 후, 그토록 갈망하던 '자유'를 얻은 미얀마는 이제 '개방'과 '성장'이라는 급류 앞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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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주, 7개 구로 구성된 미얀마는 약 677㎢의 면적에 5148만여 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공식 수도는 '네삐도(Nay Pyi Taw)'지만 2005년 11월까지 수도역할을 했던 '양곤(Yangon)'에서 교역의 약 80% 가량이 진행되고 있다. 네삐도는 행정수도, 양곤은 경제수도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화폐단위는 '짜트(Myanmar Kyat)'를 사용해 환율 변동이 미치는 영향도 일부 존재한다. 2016년 기준 미얀마의 GDP 규모는 663억 7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2017년 예상되는 실질 GDP 예상 성장률은 8%대로, 2013년 이후부터 꾸준히 8% 이상의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에너지 및 통신 투자 확대, 건설 및 서비스 분야 호황, 기초원자재 수출 증가, 관광객 유입 및 외국인 투자 증가 등을 성장 동력으로 분석했다. 


국내 브랜드 다수 진출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감에 따라 미얀마 화장품시장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 미얀마 화장품 수출 규모는 2016년 기준 약 1200만 달러(한화 약 136억)로 나타났다. 2001년 기준 약 342억원을 기록한 미얀마 전체 화장품시장 규모 역시 2015년 기준 약 910억원으로 성장했다. 이에 한국 기업 역시 미얀마 화장품시장으로 속속 진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은 2008년 국내 화장품 기업으로는 최초로 미얀마에 진출했다. 깔끔한 패키지와 가격 경쟁력으로 10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후 토니모리와 코리아나, 댕기머리, 에뛰드하우스 등이 미얀마 시장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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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양곤 시내에 위치한 쇼핑몰 '정션 스퀘어(Junction Square)'에서도 이들 브랜드의 매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곳 1층 화장품 코너에는 '더페이스샵' '에뛰드하우스' '코리아나' '토니모리' '홀리카홀리카' 등의 브랜드가 단독숍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정션 스퀘어 근방에 위치한 '팍슨(Parkson)백화점'을 방문하면 화장품·잡화 코너에 '미샤'의 매장이 위치해 있다. 로레알, 에스티 로더 등 글로벌 브랜드 사이에 매장이 자리해 미얀마 시장 내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미얀마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향후 한국 화장품을 구입하고 싶은 채널로 '대형 할인 마트' '백화점' '화장품·잡화점' 등을 꼽았다. 현재 우리 화장품 기업의 현지 유통 전략이 유의미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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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좀 더 넓은 안목으로 '멀티 브랜드숍'에서 구입을 희망한 소비자층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미얀마는 지역별로 유통 채널의 편차가 큰 편이다. 대도시에서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강세를 보이며, 그외 지역에서는 전통 소매상 위주로 판매가 진행된다. 이 가운데 최근 등장한 '뷰티 다이어리(BEAUTY DIARY)'는 미얀마 화장품시장에서 가히 혁신적인 유통 채널로 평가받고 있다. 세포라·샤샤와 같은 글로벌 뷰티 유통기업을 벤치마킹한 미얀마 뷰티협회가 최초로 '화장품 편집숍'을 오픈한 것. 이미 양곤 지역에만 7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현지 화장품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뷰티 다이어리는 한 곳에서 저가 브랜드부터 명품 브랜드까지 모두 비교해보고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물론 단독숍 형태의 매장도 있지만 이곳저곳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쇼핑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색조 브랜드 '클리오'가 이러한 변화를 발빠르게 감지, 뷰티 다이어리 입점을 통해 미얀마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미얀마에도 한류열풍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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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소비자가 한국 화장품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은 매우 긍정적이다. 미얀마에서도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고있어 많은 이가 '한국'이라는 국가 자체에 굉장한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얀마인 상당수가 한국의 드라마와 음악을 즐기고 있으며, 청년층 가운데는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이도 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뷰티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미얀마 화장품 시장 내 앞으로 예측되는 유행에도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미친 영향이 크다고 한다. 그는 "이전까지 굉장히 밝은 레드 계열이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누드톤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며 "한국 드라마에 출연한 여배우 대부분이 거의 색상을 쓰지 않은 듯한 립 메이크업을 해 자연스럽게 소비자 선호가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미얀마 색조 화장품시장 진출 시 한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아직까지 미얀마 소비자들이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화장과 관련한 교육이 부족할 뿐더러, 미얀마 로컬 화장품 기업의 마케팅이 미친 영향도 크다. 대부분의 미얀마 화장품 소비자는 스킨케어를 '피부를 좀 더 생기있게 하는 방법'으로, 메이크업을 '얼굴을 더 예뻐보이게 하는 방법'으로 인지하고 있다. 이렇게 두루뭉실한 개념 위에 미얀마 로컬 색조 화장품 기업이 '모두가 예뻐보이는 이유는 메이크업을 하기 때문'이라고 광고를 진행하는 상황. 때문에 실제로 여드름 등 피부 트러블이 있는 소비자라 할지라도 스킨케어보다는 메이크업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미얀마 화장품시장 전체를 놓고 보았을 때 색조 화장품의 성장세가 좀 더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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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아세안 톱(Top)3 VIM을 가다'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여기서 'VIM'이란 아세안 10개국 중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베트남(Vietnam)·인도네시아(Indonesia)·미얀마(Myanmar) 3국을 가르키는 약자다. 2000년대 초 신흥시장으로 주목받았던 브릭스(BRICS, 브라질(Brazil)·러시아(Russia)·인도(India)·중국(China))에 견줄만큼 강력하게 떠오르는 시장인 셈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이 보고서를 통해 유망 진출 분야 중 하나로 화장품을 선정하고 다음과 같이 이유를 설명했다. 

"미얀마인들은 한류 스타의 하얗고 매끄러운 피부를 동경해 소득수준에 비해 결코 싸지 않은 가격임에도 주저없이 한국 화장품을 구매한다. 대기업 제품은 물론 지명도가 약한 중소기업 제품이라도 한국산이면 고급품으로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미얀마 국민의 소득수준이 계속 향상되면 한국산 화장품을 더욱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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