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에코(Eco)와 컬러(Color)에 눈뜨다 ■ 광저우국제미용박람회(추계) Ⅲ
김재련 기자 | chic@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16-09-30 10:36 수정 2016-10-1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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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의 자연 회귀에 대한 욕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21세기 문화의 강력한 트렌드 중 하나가 바로 자연주의(naturalism)다.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기 위한 친환경적인 요소가 대두됨에 따라 이러한 자연주의는 화장품 뿐 아니라 식품, 자동차, 리빙 아이템, 건축 등 분야를 막론하고 라이프스타일에 파고들면서 메가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일명 ‘로하스(LOHAS)’는 건강한 환경이 결합된 생활패턴이라는 의미로 웰빙 열풍과 사회공헌, 그리고 지구환경 배려 마인드 정도로 여겨지고 있다. 천연화장품, 친환경 제품 등에 대한 선호 트렌드는 이 같은 변화와 어우러지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각종 피부질환이 급증하면서 친환경과 천연 원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도시 소비자 중 80% 가량이 유기농 제품을 선호하며 69%가 제품 구매 시 제품의 안전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긴 하지만, 중국 상류층을 시작으로 유기농이나 무자극 제품 등 화장품을 고를 때 안전성을 염두에 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민텔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의 주요 소비 트렌드로 친환경 녹색 소비,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 증가 등을 꼽는 등 ‘친환경’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예컨대 중국의 대표적인 중국 로컬 브랜드인 바이췌링(百雀羚)은 식물성 약초 화장품을 콘셉트로 내세우며 천연 성분의 무자극성 제품을 내놔 현지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9월 4일부터 3일간 중국 광저우에서 개최된 ‘광저우국제미용박람회’도 이 같은 사회적 흐름과 화장품 트렌드를 다시금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천연·자연주의·유기농이 스킨케어의 대세
이 박람회에서는 크게 3개 구역의 총 26개 전시관에 △웰니스, 뷰티살롱, 헤어 뷰티 △인터내셔널, 안티에이징, 산후케어 △스켄케어, 퍼스널 케어 등 다양하고 광범위한 뷰티 분야의 브랜드들이 부스로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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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다양한 화장품 섹션에서 자연주의 콘셉트의 업체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천연화장품 콘셉트를 내세운 런던 화장품 ‘INGLEMIREPHARM'S London’은 자연주의 이미지에 걸맞게 알로에 등 생화를 배치하는 동시에 녹색 컬러를 활용한 자연친화적인 느낌으로 부스를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 브랜드들은 자연 에너지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공간 연출에 힘쓴 듯한 흔적이 역력했다. 각국 화장품 브랜드 광고에는 ‘초미세먼지(PM 2.5)’ 등의 용어를 쓰면서 해당 아이템의 환경오염 대처능력을 강조하거나 ‘보테니컬’ 성분 함유 등을 강조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네덜란드에서 탄생한 내추럴 보디&홈 코스메틱 전문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green land’는 자연에서 온 프루트 향기 등을 담은 저자극 스크럽제 등을 주력 아이템으로 전시했다. 95% 이상 내추럴 성분으로 구성된 제품이다. 또 중국 헤어케어 브랜드 ‘CHARM MULTI’는 방부제를 무첨가한 천연 헤어케어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고, ‘Charming magic’은 캐모마일 꽃 추출물을 함유한 천연 꽃잎 토너 등을 선보였다.

파리 브랜드 ‘GUCOR’의 주력 아이템인 로션, 에센스, 마스크팩 등 보습용 시리즈는 음이온 발산 효과가 있어 피부 보습력과 안색 개선을 통해 피부 릴렉싱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GUCOR 측 관계자는 “피부 노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피부 산화다. 따라서 항산화는 피부 노화를 방지하는 근본적인 방법”이라며 “음이온은 현재까지 부작용이 없는 항산화 물질이다. 우리의 음이온 보습 개선 시리즈는 풍부한 음이온을 함유, 유해산소인 프리 래디컬(Free radical)을 없애고 안티에이징, 피부 개선, 세포 재생 등을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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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지 브랜드 관계자는 “중국 여성들도 한국처럼 스킨케어 단계를 늘리고 있으며 점점 세분화하고 있다. 특히 주요 구매층인 젊은 세대들은 천연화장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부스로 참가한 국내 업체 관계자 역시 “에코나 자연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증가해 이번 박람회를 기반으로 향후 수출 판로를 확대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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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국 화장품 시장의 주요 소비층은 1980년대에 태어나 유행에 민감하고 구매력을 갖춘 ‘바링허우(八零後)’와 중국이 개혁·개방으로 경제적 부를 이룬 1990년대 출생해 소비에 익숙한 ‘주링허우(九零後)’ 세대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20~30대인 이들은 최근 1~2년 사이 중국 로컬 브랜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라 글로벌 화장품시장에도 기존 천연 원료 수급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향후 화장품기업들은 나고야의정서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뿐 아니라 바이오텍(biotech) 기술을 활용한 화장품 소재 개발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업체들의 경우 중국에서 생물자원을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생물자원의 이용으로부터 발생되는 이익을 어떻게 공유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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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조화장품도 급성장 추세
중국의 화장 인구는 2억명을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중국에서 기초화장품군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립스틱, 마스카라 등 색조 라인을 주력하는 브랜드들도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식을 줄 모르는 K-뷰티 열풍과 맞물려 한국의 드라마, 예능을 보고 인기 연예인들의 화장법과 뷰티 노하우를 공유하는 중국인들이 늘고 국내 업체들이 중국 대륙에 색조 화장품을 소개한 영향이 적지 않다.

이와 더불어 중국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급격히 확산된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중국의 2020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1인당 화장품 소비금액 역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현지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화장품 매장에서 메이크업 제품은 전체 화장품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박람회 역시 메이크업, 향수 등의 브랜드가 집결된 섹션에서 각국의 색조 화장품업체들이 부스를 개설하고 현지 바이어와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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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색조 브랜드 ‘SYNBOTANIX’는 당근 뿌리 등에 들어 있는 붉은빛 색소인 카로틴을 함유한 오렌지 컬러의 립스틱이 주력 제품이다. 이에 부스 디자인 역시 대형 립스틱 모형을 세우고 오렌지 컬러를 활용해 타 브랜드와 차별성을 보이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태국 로컬 브랜드 ‘Mistine’은 가벼운 펜 타입의 립 틴트 마커와 마스카라 브러시가 속눈썹을 360도로 감싸 길고 풍성한 눈매를 연출해주는 롱래시 마스카라 등을 주력 아이템으로 내세웠고 자사 모델 얼굴을 큼직하게 새긴 부스로 이목을 끌었다. 중국 현지 브랜드 ‘HOLLAN'Z’는 장시간의 보습, 소프트하고 크리미한 텍스처, 광채 등이 특징인 립스틱 등을 출품해 참관객들을 맞았다.

한편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의 화장품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2014년 기준 267억 달러 규모이며 이는 전 세계 시장 규모의 8.8%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6.6% 성장해 전 세계 화장품시장 성장률(4.7%)은 물론 한국의 화장품시장 성장률(5.7%)을 웃도는 수치를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의 화장품시장은 52조원 규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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