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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장품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플래그십 스토어의 가치와 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화장품은 제품의 특성상 오프라인 매장이 필수적인데, 플래그십 스토어는 해당 브랜드의 컨셉과 주요 제품을 단번에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화장품시장에서는 아리따움, 라네즈, 마몽드, 프리메라, 후,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 네이처리퍼블릭, 스킨푸드, 에스쁘아, CJ올리브영, Re:NK, CNP차앤박화장품, 벨포트, 메디힐, 클레어스, 판다코리아, 3CE, 데싱디바 등 20여개의 브랜드가 플래그십 스토어를 운영 중이며, 핵심 상권에 위치한 각 매장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통상적으로 넓은 규모에 2개 이상의 층으로 구성되는 만큼 임대료와 운영비가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많은 브랜드가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는 이유는 브랜드 이미지 고급화와 차별화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중국 특수 등으로 화장품 잭팟이 잇따라 터지면서 플래그십 스토어는 사실상 글로벌 비즈니스의 전초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플래그십 스토어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는 네이처리퍼블릭의 명동월드점이다. 2009년에 출범한 네이처리퍼블릭이 빠르게 국내 브랜드숍의 대표주자 중 하나로 부상한 데에는 명동월드점의 역할이 컸다. 서울의 대표 관광명소이자 국내 화장품상권의 중심인 명동 중앙로 입구에 위치한 이 매장은 압도적인 규모와 차별화된 인테리어로 단숨에 K-뷰티의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명동을 처음 찾은 해외 관광객들에게 네이처리퍼블릭이 한국을 대표하는 화장품 브랜드로 인식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 명동월드점은 개점 1년이 안 된 시점에 이미 월 평균 13~1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브랜드의 성장을 주도했다. 이에 대해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당시 명동월드점 오픈을 검토하며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신의 한 수였다”고 말했다.
전격적인 세일 도입과 함께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한 스킨푸드가 지난 7월에 오픈한 가로수길 컨셉 스토어도 성공 사례로 꼽힌다. ‘메리 푸드 & 뷰티(Merry Food & Beauty)’라는 컨셉 아래 ‘푸드 & 뷰티 라이프스타일’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연출된 스킨푸드 컨셉 스토어는 드라마, 영화, 예능 프로그램의 촬영 장소로 러브콜이 쇄도하며 가로수길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스킨푸드는 이달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며 브랜드 리뉴얼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을 기반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국내 브랜드숍 시장에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더페이스샵과 이니스프리도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K-뷰티 간판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제주점, 삼청점, 명동점, 강남점 등을 운영 중인 이니스프리는 지난 9월 세계적인 디자인 스튜디오 소프트랩과 손잡고 명동점을 친환경 가치를 담은 공간으로 재단장했고, 더페이스샵도 같은 시기 명동 중앙로 매장을 모던함과 클래식함이 공존하는 곳으로 리뉴얼 오픈했다.
K-뷰티의 인기가 절정에 달하고 한국이 아시아 화장품시장의 관문으로 인식됨에 따라 플래그십 스토어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 업계 관계자는 “플래그십 스토어는 핵심 상권에 위치하고 있지만 사실 매출을 높이기 위한 곳이라기보다는 브랜드의 성격과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마케팅적인 공간에 가깝다”면서 “단기적인 매출 상승을 넘어 10년 이상을 내다보며 브랜드를 육성하고 싶다면 플래그십 스토어는 그 어느 것보다 의미있는 투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