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지수는 불공정지수?
안용찬 기자 | aura3@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15-10-12 15:36 수정 2015-10-12 15:40



동반성장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14 동반성장지수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기업에 대해   동반성장지수가 현실을 반영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백재현 의원(경기 광명갑)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같은 해 불공정거래로 적발한 사례가 있었는지 전수 조사한 결과 그러한 사례가 다수 드러났다고 밝혔다.


동반성장지수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업별 동반성장 수준을 평가해 계량화한 지표를 정기적으로 산정·공표함으로써 대·중소기업간 동반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동반성장위원회 주관으로 동반성장지수를 산정·공표하고 있다. 산정 방식은 동반위의 체감도 조사 및 공정위의 대기업 이행 실적 평가를 합산하는 것을 주요 골간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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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동반지수 평가에서는 작년에 비해 등급이 상승한 기업을 살펴보면 총합계 23개사(전체 기업 대비 24%)로, 두 단계 상승한 기업은 2개사, 한 단계 상승 기업은 21개사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동반위는 “도·소매, 건설 등 비제조업종에서 개선 현상이 의미 있었다”고 스스로 자평한다. 그러나 등급 상승 23개사 중 30%가 넘는 7개사 2014년도에 불공정행위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 받은 것으로 드러나 동반성장지수가 실제를 얼마나 반영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백 의원의 지적이다.


우수에서 최우수로 상승한 KT는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로 인하여 20억8,000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감면 적용 이전, 이하 동일)받았고, SK C&C 역시 불공정하도급거래로 3억8,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으며, SK 건설의 경우는 무려 7건의 담합행위로 과징금을 부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양호에서 우수로 상승한 기업 중 계룡건설 역시 부당공동행위로 두 건의 공정거래법 위반행위가 있었으며 이로 인해 각각 22억원과 4억 6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아모레퍼시픽과 효성도 각각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5억원과 4억8,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동반성장지수 꼴찌를 기록했던 홈플러스는 올해 발표에서 양호로 한 단계 올라갔으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11억 5천만 원을 부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기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기업 중 KT와 SK C&C의 경우는 위에서 이미 다룬 바와 같이 각 20억8000만원과 3억8,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고, LG전자도 거래상 지위를 남용하는 불공정 행위로 18억6,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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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의원은 이렇게 불공정거래 적발 사례가 있는 기업들에게 동반성장 우수 기업으로 다양한 인센티브를 준다면 다른 기업들이 납득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지수 평가결과 최우수 및 우수 기업에게 주어지는 인센티브는 매우 다양하고 폭넓다. 공정위는 최우수등급 기업에게는 하도급분야 직권·서면실태조사 1년 면제, 우수등급 기업에게는 하도급분야 서면실태조사 1년 면제의 혜택을 제공하고, 산업부는 산하 기관 시행 기술개발사업별 가점을 부여한다. 기재부는 조달청 공공입찰 참가자격사전심사(PQ) 가점을 부여하고, 법무부는 출입국우대카드 발급(3년간)해 준다. 이에 더해, 국세청은 최우수등급 기업은 모범납세자 선정 시 우대하고, 동반위는 최우수 기업의 담당 임직원 중 동반성장 문화 확산에 공로가 큰 자를 선정하여 위원장 포상 수여한다.


백 의원은 “공정거래는 동반성장의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일 수는 있다”며 “공정거래의 룰 안에서 동반성장이 가능한 것이지, 위법이 난무하는 약육강식의 체제에서는 동반성장이란 헛된 구호일 뿐”라고 강조했다.


또한 백 의원은 “이와 같이 산출된 지수와 현실의 격차가 커지면 커질수록 이를 참조하는 중소기업 뿐만 아니라, 평가에 참여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불신 역시 가중되어 지수 자체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무너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이를 개선해 나가기 위한 노력행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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