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누리×뷰티스트림즈] 美 뷰티 소비자, '가치 중심 구매'로 전환 비용 부담 속 선택 기준 변화… 관세 영향 자국산 구매 의향 ↑
김민혜 기자 | minyang@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5-06-17 06:00 수정 2025-06-17 06:00

“더 이상 '그냥' 사지 않는다”

미국 뷰티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무역 환경의 변화 속에서 구매력이 위축되면서, 기존의 브랜드에 대한 호감이나 습관보다는 실질적인 ‘가치’가 소비 판단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소비자의 화장품 소비 습관이 변화하고 있다. 뷰티스트림즈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브랜드보다 효옹성과 가치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ALL·E 3

글로벌 뷰티 인사이트 플랫폼 뷰티스트림즈(BEAUTYSTREAMS)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 '비용 상승은 미국 뷰티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How are rising costs impacting U.S. beauty spending)'에 따르면 상당수의 미국 소비자는 향후 소비를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뷰티스트림즈가 지난달 미국 소비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가까운 시일 내 개인 구매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고, 그중 상당수는 ‘뷰티 제품 소비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이는 뷰티에 대한 단순한 회피가 아닌, 보다 신중하고 합리적인 소비로의 ‘조용한 전환’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대한 친숙함보다는 제품의 실질적 성능과 가치를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제품 가격이 10~20% 인상될 경우, 뷰티 제품 소비를 줄이거나 보다 저렴한 대안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기존처럼 제품을 계속 구매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16.5%에 그쳤다.


소비 기준의 재정립

가격 대비 성능, 할인 시기, 멀티 기능성 등 ‘합리성’이 구매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브랜드 충성도는 조건부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가격 인상에 대한 민감도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보고서는 소비자들이 다기능 제품이나 자체 상표(Private Label) 제품을 적극 탐색하고 있으며, 필요하지 않은 구매는 미루는 경향도 강해졌다고 밝혔다.

단순한 경제적 계산이 아니라 심리적 기준선의 변화로, 소비자들이 일상적인 소비 결정마다 ‘가치의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브랜드가 단기적 할인 전략에 의존하기보다는 가격에 걸맞은 실질적 효과와 감성적 만족을 동시에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의식 변화 속에서도 일부 핵심 카테고리는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스킨· 헤어· 보디 케어 카테고리 제품들은 여전히 일상생활에서 중요한 항목으로 간주돼, 약 75%의 응답자가 ‘제품 가격이 10~20% 상승해도 제품을 계속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보고서는 이러한 제품군도 단순히 ‘필수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선택받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은 제품의 지속력, 성분 투명성, 다기능성 등 보다 구체적인 성능을 요구하고 있다. 브랜드가 제품 기획 및 마케팅 전략 변화를 염두에 둬야 하는 이유다.

반면, 감성 소비에 가까운 카테고리는 위축되고 있다. 약 3분의 1의 응답자가 비용 부담 문제로 스파 서비스, 요가·명상 등 웰니스 클래스, 특수 보충제 등을 더 이상 소비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본질적 가치’와 ‘지속성’이 재정의되는 가운데, 단기적 만족이나 여유에 기반한 항목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


관세, 미국 로컬 브랜드엔 기회

가격 인상과 함께 주목할 또 하나의 변수는 ‘제조국’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80% 가까이는 ‘관세 영향으로 수입 제품의 가격이 오를 경우, 미국 내 제조 제품으로의 전환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소비자들의 응답을 애국심보다는 현지 제품의 접근 용이성, 빠른 배송, 성분 규제에 대한 신뢰 등 실용적인 이유에서 비롯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미국 브랜드가 무조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경쟁 브랜드와 동일한 수준의 혁신성, 효과, 지속가능성, 포용성을 갖췄다는 전제조건을 만족했을 때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보고서는 뷰티 시장이 위축됐다기 보다는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자신을 가꾸고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제품을 원하지만, 훨씬 더 신중하고 가치 중심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충동 구매는 줄고 선택에는 이유가 요구된다.

브랜드 입장에선 구매 순간만을 위한 전략이 아니라, 일상의 경험과 신뢰를 설계하는 지속적인 관여 방식이 요구된다. 단기적 할인보다 ‘공감’이, 외형적 마케팅보다 ‘일관된 신뢰 구축’이 소비자와의 관계 유지에 핵심이 되고 있다. 보고서는 지금의 시장에서 소비자가 주저한 뒤 대응하는 방식은 늦다며, 먼저 설득하고 신뢰를 쌓는 선제적 전략이 브랜드 생존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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