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가 가져다 준 기회, K-‘마스크’ 뷰티 티르티르의 마스크프루프 쿠션과 브이티의 시카 마스크팩은 코로나 시기에 일본 시장에서 특수를 누린 제품들이다. 일본 시장은 덥고 습한 기후의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결점을 완벽하게 감추기 위해 하이커버 메이크업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파우더파(파우더 파운데이션)와 리퀴드파(리퀴드파운데이션)로 나뉘어 있어 한국의 쿠션 팩트가 쉽게 자리 잡기 어려웠다. 그런데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했던 코로나 시기, 티르티르 쿠션의 ‘마스크에 잘 묻어나지 않는다’는 베네핏을 강조한 커뮤니케이션은 청결을 중시하는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무너지지 않는 화장’보다 ‘마스크에 묻어나지 않는 화장’이 더 중요했던 것이다. 또한 하루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다보니 피부 트러블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브이티의 ‘시카’ 마스크팩은 마스크로 인해 자극 받은 피부의 컨디션을 빠르게 진정시켜 주는 것으로 일본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필자가 2023년에 일본 출장을 갔을 때만 해도 매장마다 시카 마스크시트를 산처럼 쌓아 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마스크를 벗어 던진 많은 일본 소비자들은 다시 리퀴드 파운데이션으로 돌아갔다. 티르티르 쿠션의 마스크프루프라는 장점보다 리퀴드 대비 쿠션타입이 가진 단점 즉, 두껍고, 균질하게 발리지 않으며, 경제적이지 않고, 위생적이지도 않다는 단점이 다시 도드라져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문제들은 티르티르만의 것이 아닌 대다수의 한국 쿠션들이 일본 시장에 정착하지 못했던 전형적인 약점이다. 브이티의 시카 마스크팩도 인기가 예전 같진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그동안 두 브랜드가 다양한 연령층에 걸쳐 쌓아 둔 긍정적인 평판은 K-뷰티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졌고, 이는 다른 한국 인디브랜드들의 일본 시장 진출에 있어 아주 든든한 교두보가 돼줬다.
새롭고, 가성비 좋고, 트렌디한 브랜드로 각인 일본의 뷰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의 성숙된 시장이다. 일본은 럭셔리, 데파코스(백화점급, 프리미엄), 매스, 후치프라(쁘띠 프라이스, 저가) 시장으로 나뉘어져 있고 모든 세분시장이 일본 브랜드들로 가득 차 있다. 로컬 화장품의 점유율이 무려 89%에 달한다. 10개 중 9개가 일본 제품이라는 이야기다. 10% 남짓되는 시장을 두고 한국, 프랑스 등의 수입 화장품들이 경쟁해야 하는 폐쇄적인 시장이다. ‘K-뷰티, 프랑스를 누르고 日 수입화장품 1위’ 같은 기사들이 자주 보도되고 있지만, 전체 수입화장품의 낮은 비중을 생각해 보면 두 나라의 실적 차이는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 자신감은 좋지만 과신은 잘못된 상황 판단을 불러올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사실 서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의 소비자들이 그러하듯 일본 소비자들 역시 한국을 선망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 선진국들 중에서도 일본 소비자들의 자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와 자부심은 그 어떤 나라보다 높다. 그러다 보니 럭셔리와 프리미엄 시장에서 K-뷰티 브랜드들이 자리를 찾기 어렵다. 일본의 유통업체들은 매스시장과 저가(프치프라 プチプラ) 포지션에서 일본의 메이저 화장품 기업들이 내지 않는 제품이나 새로운 스타일을 가진 K-뷰티 브랜드들을 찾기 시작했다. 일본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브랜드들은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의 브랜드들보다 온라인 기반에서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native)의 인디 브랜드들이다.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이 더뎠던 일본에선 인디 브랜드들이 미처 성장하지 못했고, 그 시장의 빈자리는 한국 브랜드들로 채워졌다. ![]()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성장한 인디 브랜드들은 한국은 물론 일본의 전통적인 화장품 회사들과는 차별화된 제품, 소비자 중심 커뮤니케이션, 감각적인 스타일을 통해 일본 소비자들에게 새롭고, 가성비 높고,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브랜드로 구매 욕구를 불러 일으켰다. K-뷰티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소비코드는 새로운 브랜드, 새로운 제품, 새로운 성분에 대한 호기심이다. 미백 효과가 있는 글루타치온, PDRN, 나이아신아마이드 성분과 진정 효과가 있는 아젤란산도 시카에 이어 일본에서 인기 있는 K-뷰티의 새로운 성분이다. 한국시장에서 세럼의 강자인 넘버즈인의 글루타치온 마스크팩이 현재 일본 앳코스메에서 스킨케어 1등이고, 히알루론산 세럼으로 유명한 토리든의 마스크팩도 상위권이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설화수, 헤라, 후 같이 한국을 대표해 왔던 대형 브랜드들은 새로움에서도 가성비 측면에서도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는 어려웠다.
일본은 클렌징 카테고리가 매우 발전해 있는 시장으로, 거의 모든 유형의 클렌징 제품들이 펼쳐져 있다. 11일본 사람들의 ‘깨끗함’에 대한 집착이 반영된 결과다. 한국인들이 일본 여행을 가서 가장 많이 사오는 아이템도 바로 일본의 클렌징 제품들이다. 이런 클렌징 강국인 일본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들의 스킨케어 루틴 속에 정착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 그런데 마녀공장과는 달리 드라마나 빅모델의 후광효과도 없이 그런 어려운 일을 해낸 한국의 클렌저 제품들이 있다. 아누아의 포어 클렌징 오일과 라곰의 젤투워시 클렌저가 그 주인공이다. 과연 그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아누아의 포어 클렌징 오일은 메이크업과 블랙헤드 제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저자극 클렌징으로, 라곰의 젤투워시 클렌저는 바쁜 아침에는 물로만 간단히 세안하는 일본의 소비자들의 특성에 맞춰 아침용 클렌저로 포지셔닝한 것이 주효했다. 두 제품 모두 일본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존재하는 K-beauty의 소비코드를 활용했다기 보다 일본 소비자들의 아침, 저녁의 스킨케어 루틴에서 얻은 클렌징에 대한 소비코드를 접목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두 제품은 호기심 구매로 인한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그들의 스킨케어 루틴 속 정착템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소비자들의 소비코드와 잘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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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가져다 준 기회, K-‘마스크’ 뷰티
티르티르의 마스크프루프 쿠션과 브이티의 시카 마스크팩은 코로나 시기에 일본 시장에서 특수를 누린 제품들이다. 일본 시장은 덥고 습한 기후의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결점을 완벽하게 감추기 위해 하이커버 메이크업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파우더파(파우더 파운데이션)와 리퀴드파(리퀴드파운데이션)로 나뉘어 있어 한국의 쿠션 팩트가 쉽게 자리 잡기 어려웠다.
그런데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했던 코로나 시기, 티르티르 쿠션의 ‘마스크에 잘 묻어나지 않는다’는 베네핏을 강조한 커뮤니케이션은 청결을 중시하는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무너지지 않는 화장’보다 ‘마스크에 묻어나지 않는 화장’이 더 중요했던 것이다.
또한 하루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다보니 피부 트러블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브이티의 ‘시카’ 마스크팩은 마스크로 인해 자극 받은 피부의 컨디션을 빠르게 진정시켜 주는 것으로 일본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필자가 2023년에 일본 출장을 갔을 때만 해도 매장마다 시카 마스크시트를 산처럼 쌓아 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만큼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마스크를 벗어 던진 많은 일본 소비자들은 다시 리퀴드 파운데이션으로 돌아갔다. 티르티르 쿠션의 마스크프루프라는 장점보다 리퀴드 대비 쿠션타입이 가진 단점 즉, 두껍고, 균질하게 발리지 않으며, 경제적이지 않고, 위생적이지도 않다는 단점이 다시 도드라져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문제들은 티르티르만의 것이 아닌 대다수의 한국 쿠션들이 일본 시장에 정착하지 못했던 전형적인 약점이다. 브이티의 시카 마스크팩도 인기가 예전 같진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그동안 두 브랜드가 다양한 연령층에 걸쳐 쌓아 둔 긍정적인 평판은 K-뷰티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졌고, 이는 다른 한국 인디브랜드들의 일본 시장 진출에 있어 아주 든든한 교두보가 돼줬다.
새롭고, 가성비 좋고, 트렌디한 브랜드로 각인
일본의 뷰티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의 성숙된 시장이다. 일본은 럭셔리, 데파코스(백화점급, 프리미엄), 매스, 후치프라(쁘띠 프라이스, 저가) 시장으로 나뉘어져 있고 모든 세분시장이 일본 브랜드들로 가득 차 있다. 로컬 화장품의 점유율이 무려 89%에 달한다. 10개 중 9개가 일본 제품이라는 이야기다. 10% 남짓되는 시장을 두고 한국, 프랑스 등의 수입 화장품들이 경쟁해야 하는 폐쇄적인 시장이다.
‘K-뷰티, 프랑스를 누르고 日 수입화장품 1위’ 같은 기사들이 자주 보도되고 있지만, 전체 수입화장품의 낮은 비중을 생각해 보면 두 나라의 실적 차이는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 자신감은 좋지만 과신은 잘못된 상황 판단을 불러올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사실 서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의 소비자들이 그러하듯 일본 소비자들 역시 한국을 선망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 선진국들 중에서도 일본 소비자들의 자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와 자부심은 그 어떤 나라보다 높다. 그러다 보니 럭셔리와 프리미엄 시장에서 K-뷰티 브랜드들이 자리를 찾기 어렵다.
일본의 유통업체들은 매스시장과 저가(프치프라 プチプラ) 포지션에서 일본의 메이저 화장품 기업들이 내지 않는 제품이나 새로운 스타일을 가진 K-뷰티 브랜드들을 찾기 시작했다. 일본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브랜드들은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의 브랜드들보다 온라인 기반에서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native)의 인디 브랜드들이다.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이 더뎠던 일본에선 인디 브랜드들이 미처 성장하지 못했고, 그 시장의 빈자리는 한국 브랜드들로 채워졌다.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성장한 인디 브랜드들은 한국은 물론 일본의 전통적인 화장품 회사들과는 차별화된 제품, 소비자 중심 커뮤니케이션, 감각적인 스타일을 통해 일본 소비자들에게 새롭고, 가성비 높고,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브랜드로 구매 욕구를 불러 일으켰다. K-뷰티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소비코드는 새로운 브랜드, 새로운 제품, 새로운 성분에 대한 호기심이다.
미백 효과가 있는 글루타치온, PDRN, 나이아신아마이드 성분과 진정 효과가 있는 아젤란산도 시카에 이어 일본에서 인기 있는 K-뷰티의 새로운 성분이다. 한국시장에서 세럼의 강자인 넘버즈인의 글루타치온 마스크팩이 현재 일본 앳코스메에서 스킨케어 1등이고, 히알루론산 세럼으로 유명한 토리든의 마스크팩도 상위권이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설화수, 헤라, 후 같이 한국을 대표해 왔던 대형 브랜드들은 새로움에서도 가성비 측면에서도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는 어려웠다.
클렌징의 끝판왕 일본에서 성공한 한국 클렌저
한국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하면서 PPL로 자주 비춰졌던 마녀공장의 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그중에서도 마녀공장의 간판제품인 클렌징 오일이 일본 소비자들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새롭고 차별적인 제품이어서라기보다는 드라마와 손예진의 힘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성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필수 아이템인 클렌징 카테고리에서 한국 제품이 선택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일본은 클렌징 카테고리가 매우 발전해 있는 시장으로, 거의 모든 유형의 클렌징 제품들이 펼쳐져 있다. 11일본 사람들의 ‘깨끗함’에 대한 집착이 반영된 결과다. 한국인들이 일본 여행을 가서 가장 많이 사오는 아이템도 바로 일본의 클렌징 제품들이다. 이런 클렌징 강국인 일본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들의 스킨케어 루틴 속에 정착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마녀공장과는 달리 드라마나 빅모델의 후광효과도 없이 그런 어려운 일을 해낸 한국의 클렌저 제품들이 있다. 아누아의 포어 클렌징 오일과 라곰의 젤투워시 클렌저가 그 주인공이다. 과연 그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아누아의 포어 클렌징 오일은 메이크업과 블랙헤드 제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저자극 클렌징으로, 라곰의 젤투워시 클렌저는 바쁜 아침에는 물로만 간단히 세안하는 일본의 소비자들의 특성에 맞춰 아침용 클렌저로 포지셔닝한 것이 주효했다. 두 제품 모두 일본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존재하는 K-beauty의 소비코드를 활용했다기 보다 일본 소비자들의 아침, 저녁의 스킨케어 루틴에서 얻은 클렌징에 대한 소비코드를 접목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두 제품은 호기심 구매로 인한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그들의 스킨케어 루틴 속 정착템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소비자들의 소비코드와 잘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