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럭셔리 마켓..계단을 올라오시기만 하면 돼요? 지난해 곤두박질 럭셔리 마켓 올해는 “제자리 걸음”
이덕규 기자 | abcd@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5-02-03 06:00 수정 2025-02-03 06:00


 

지난해 중국의 럭셔리 마켓이 이전의 성장곡선을 이어가지 못한 채 곤두박질친(sharp deceleration)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025년에도 제자리 걸음(stay flat)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국적 컨설팅기관 베인&컴퍼니는 21일 공개한 ‘중국 럭셔리 리포트’에서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에 중국의 럭셔리 마켓은 전년대비 18~20%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낮은 소비자 신뢰와 관광수요의 회복에 따른 해외매출 증가로 인해 시장규모가 지난 2020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의 럭셔리 마켓이 지난해 3/4분기에 최악의 실적으로 치달았다가 4/4분기에는 경기부양 조치에 힘입어 소폭이나마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상하이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베인&컴퍼니의 브루노 란 중국시장 담당 애널리스트는 “중국 럭셔리 마켓의 하향세가 경제의 불확실성과 부동산 가치의 하락, 해외소비의 증가, 개별 브랜드들의 빈번한 가격인상에 대한 반감 등으로 인해 약화된 소비자 신뢰가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란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럭셔리 마켓이 격변과 불확실성의 시기를 헤쳐 나가면서 부진한 실적이 일상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지기에 이르렀고, 소수의 일부 브랜드들만이 승자로 발돋움했다”며 “이에 따라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사세를 확대하거나 가격을 인상하기보다 기존의 존재감을 유지하고 실적개선을 위한 조치들을 강구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개별 부문별로 봤을 때 럭셔리 마켓 전체적으로 하락세가 대세를 이루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주얼리‧시계 부문은 소비자들이 가치를 보존하는 데 유리한 다른 자산들로 눈을 돌리면서 가장 심대한 도전요인들에 직면해야 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하이난(海南) 면세 매출을 보더라도 해외여행 수요의 회복으로 국내 여행자 수가 감소한 영향이 미치면서 지난해 실적이 29% 안팎까지 감소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일본과 동남아시아 각국에서 하이난을 찾는 여행자 수가 가장 눈에 띄게 감소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하이난 면세 매출은 중국 내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의 도전으로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면서 여파가 미친 것으로 분석됐는데, 개별부문별로 보면 뷰티 부문에 미친 영향이 가장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서는 “하이난 자유무역항을 위한 핵심적인 정책들이 2025년에도 계속 실행에 옮겨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면세업체들과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여행자들을 좀 더 끌어들이기 위한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뒤이어 보고서는 지난해 중국 여행자들의 해외소비가 괄목할 만한 회복세를 내보인 점에 주목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전체 럭셔리 상품 소비액 가운데 40%가 해외에서 지출된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라는 것.

하지만 해외소비의 증가는 국내소비의 부진을 상쇄하는 데는 역부족을 내보였고, 이에 따라 중국의 전체적인 럭셔리 상품 소비액이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중국 본토시장과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시장에서 눈에 띄고 있는 럭셔리 상품들의 가격차이에 대해서도 보고서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럭셔리 상품 부문의 해외소비가 되살아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핵심적인 럭셔리 상품들을 보면 중국 본토와 프랑스, 일본에서 현격한 가격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럭셔리 상품 부문의 해외소비가 훨씬 매력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환율까지 해외소비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예를 들면 중국 위안화와 비교한 일본 엔화의 가치가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중국의 국내가격이 30% 정도까지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보고서는 다이고(Daigou: 구매대행) 활동이 매출 잠재력과 브랜드 가치를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다이고 상거래를 규제하고 있고, 여행자들이 환율 측면에서 유리한 일본으로 몰리면서 한국의 면세 매출이 전년대비 3%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패션‧가죽상품 부문의 경우 상품별 다이고 매출액은 적게는 15~25%에서 많게는 60~70% 또는 그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은 회색시장(grey market)이 확대되면서 중국 본토에서 매출 잠재력과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꼬집었다.

베인&컴퍼니의 웨이웨이 징 중국시장 담당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중국의 럭셔리 마켓이 곤두박질친 데 이어 2025년 들어서도 상반기에는 하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하반기에는 신중하게나마 낙관적인 전망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2025년 전체적으로 보면 실적이 제자리 걸음으로 귀결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게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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