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가 고환율 영향으로 움츠러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국이 안정돼 불확실성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의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잠정 수입물가지수는 142.14로 전월 대비 2.4% 올랐다.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한 결과다. 한국은행은 고환율과 국제 유가 상승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11월 평균 1393.38원에서 12월 1434.42원으로 2.9% 올랐다. 지금과 같은 고환율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상반기까지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산업계의 충격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수출 중심 브랜드사는 오히려 고환율의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나은행 박은정 연구원은 "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주요 화장품기업의 영업이익은 추정치 대비 평균 3%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원화 가치가 낮고 달러 가치가 높은 데서 오는 환차익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이라면, 10 달러짜리 제품을 수출하면 수출사가 받는 대금은 1만3000원이다. 환율이 1500원으로 오르면 10달러에 대한 판매 대금은 1만5000원이 된다. 이 차익으로 수출사들은 환율이 오를 때 수익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원료사·용기사 입장에선 이 원리가 거꾸로 적용된다. 환율 1300원일 땐 10 달러로 13000원 가치의 원료를 사올 수 있지만, 환율이 1500원이 되면 그보다 2000원을 더 내야 같은 원료를 조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원료, 부자재 등을 수입해 제조사에 판매하는 회사는 차익 보전을 위해 가격을 올리게 된다. 제조사는 두 가지가 모두 적용된다. 국내에서 제조해 해외에 직접 수출하는 제조사는 브랜드사와 마찬가지로 환차익을 통해 이익을 보게 된다. 제조 과정에선, 원료사로부터는 높아진 가격으로 원료를 사들이게 되고, 이로 인해 제조 단가가 높아져 수익성이 하락할 수도 있다.
화장품 해외 유통과 개인 브랜드 운영을 함께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 어푸어푸의 차여진 대표는 "브랜드사가 고환율로 환차익을 보고 있긴 하지만, 현지 법인을 운영하면서 드는 비용, 마케팅 회사에 지불하는 비용은 더 높아지기 때문에 수익성이 크게 성장하긴 어려운 구조"라며 "미국 외 다른 국가로의 수출에선 오히려 손해를 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차 대표에 따르면 국제 거래는 달러 거래가 원칙이어서 모든 수출이 달러 가치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미국이 아닌 유럽이나 동남아시아로 수출을 해도 달러로 거래하기 때문에 국내 수출사들은 환율만큼의 이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외 수출 현장에선 오히려 주문량이 감소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차 대표는 말했다. 국내 화장품을 수입하는 상대 기업 입장에선 환율이 높을 때는 수입을 최대한 미루고, 주문량도 줄이기 때문이다. 주문을 미루고, 주문량이 줄어들면 고환율에 따르는 이익보다 매출 감소폭이 커질 수 있다. 이는 특히 신생 인디 브랜드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차 대표는 "환율이 지금 만큼 높지 않았을 땐 해외사들이 새로운 K-뷰티 브랜드의 해외 론칭과 유통에 적극적이었으나, 지금은 기존에 구매하던 브랜드사의 제품만 사가는 경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가격도 문제다. 원부자재 기업과 제조사에서 고환율로 인해 단가를 올리면 어떤 식으로든 그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최근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에이블씨엔씨 등 국내 브랜드사를 비롯해 해외 화장품 브랜드들이 일제히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는 원달러 상승과 각종 비용의 영향이 크다. 국내 중소 규모의 제조사 관계자는 “환율, 물류비 상승 때문에 보관이 가능한 원료는 대량매입해놓은 상황이라 당장은 무리가 없다”면서도 "불안정한 상황이 길어지면 어떤 형식으로든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차 대표는 "고환율로 인한 이익보다는 안정된 환율로 사업 규모를 키우는 것이 업계에 더 유리하다"며 "불확실성이 조속히 종식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
화장품업계가 고환율 영향으로 움츠러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국이 안정돼 불확실성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
16일 한국은행의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잠정 수입물가지수는 142.14로 전월 대비 2.4% 올랐다.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연속 상승한 결과다. 한국은행은 고환율과 국제 유가 상승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11월 평균 1393.38원에서 12월 1434.42원으로 2.9% 올랐다.
지금과 같은 고환율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상반기까지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산업계의 충격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환율에 이해관계 달라지는 화장품 업계
수출 중심 브랜드사는 오히려 고환율의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나은행 박은정 연구원은 "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주요 화장품기업의 영업이익은 추정치 대비 평균 3%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원화 가치가 낮고 달러 가치가 높은 데서 오는 환차익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이라면, 10 달러짜리 제품을 수출하면 수출사가 받는 대금은 1만3000원이다. 환율이 1500원으로 오르면 10달러에 대한 판매 대금은 1만5000원이 된다. 이 차익으로 수출사들은 환율이 오를 때 수익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원료사·용기사 입장에선 이 원리가 거꾸로 적용된다. 환율 1300원일 땐 10 달러로 13000원 가치의 원료를 사올 수 있지만, 환율이 1500원이 되면 그보다 2000원을 더 내야 같은 원료를 조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원료, 부자재 등을 수입해 제조사에 판매하는 회사는 차익 보전을 위해 가격을 올리게 된다.
제조사는 두 가지가 모두 적용된다. 국내에서 제조해 해외에 직접 수출하는 제조사는 브랜드사와 마찬가지로 환차익을 통해 이익을 보게 된다. 제조 과정에선, 원료사로부터는 높아진 가격으로 원료를 사들이게 되고, 이로 인해 제조 단가가 높아져 수익성이 하락할 수도 있다.
수출 현장에선 불확실성 해소가 절실
화장품 해외 유통과 개인 브랜드 운영을 함께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 어푸어푸의 차여진 대표는 "브랜드사가 고환율로 환차익을 보고 있긴 하지만, 현지 법인을 운영하면서 드는 비용, 마케팅 회사에 지불하는 비용은 더 높아지기 때문에 수익성이 크게 성장하긴 어려운 구조"라며 "미국 외 다른 국가로의 수출에선 오히려 손해를 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차 대표에 따르면 국제 거래는 달러 거래가 원칙이어서 모든 수출이 달러 가치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미국이 아닌 유럽이나 동남아시아로 수출을 해도 달러로 거래하기 때문에 국내 수출사들은 환율만큼의 이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외 수출 현장에선 오히려 주문량이 감소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차 대표는 말했다. 국내 화장품을 수입하는 상대 기업 입장에선 환율이 높을 때는 수입을 최대한 미루고, 주문량도 줄이기 때문이다. 주문을 미루고, 주문량이 줄어들면 고환율에 따르는 이익보다 매출 감소폭이 커질 수 있다.
이는 특히 신생 인디 브랜드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차 대표는 "환율이 지금 만큼 높지 않았을 땐 해외사들이 새로운 K-뷰티 브랜드의 해외 론칭과 유통에 적극적이었으나, 지금은 기존에 구매하던 브랜드사의 제품만 사가는 경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가격도 문제다. 원부자재 기업과 제조사에서 고환율로 인해 단가를 올리면 어떤 식으로든 그 비용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최근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에이블씨엔씨 등 국내 브랜드사를 비롯해 해외 화장품 브랜드들이 일제히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는 원달러 상승과 각종 비용의 영향이 크다.
국내 중소 규모의 제조사 관계자는 “환율, 물류비 상승 때문에 보관이 가능한 원료는 대량매입해놓은 상황이라 당장은 무리가 없다”면서도 "불안정한 상황이 길어지면 어떤 형식으로든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차 대표는 "고환율로 인한 이익보다는 안정된 환율로 사업 규모를 키우는 것이 업계에 더 유리하다"며 "불확실성이 조속히 종식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