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분석이 시장 읽기의 기본" [인터뷰] 뷰릿지 코퍼레이션 장동혁 대표
김민혜 기자 | minyang@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11-19 06:00 수정 2024-11-19 09:43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시장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중요하지만 국내와 다른 환경 때문에 한계에 부딪히고 마는 경우도 많다. 현지의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리 브랜드의 부드러운 해외 랜딩을 돕고 있는 뷰릿지 코퍼레이션의 장동혁 대표를  지난 15일 서울 역삼동 본사에서 만났다.

▲ 뷰릿지 코퍼레이션 장동혁 대표. ⓒ뷰티누리

 뷰릿지코퍼레이션은

뷰티(Beauty)+브릿지(Bridge)라는 이름에 담겨 있는 것처럼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데 가교 역할을 해나가고 있는 회사다. 뷰티 브랜드를 시작으로 다양한 소비재 서비스 기업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현재는 중국, 일본, 미국 등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타사와의 차별성은 어디에 있나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세일즈 로직을 설정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은 굉장히 폐쇄적이라서 현지의 유력 플랫폼들을 제대로 분석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뷰릿지는 현지 소셜 플랫폼이나 이커머스 플랫폼과 MOU를 맺고 데이터를 수급 및 가공해서 브랜드의 현지 진출을 돕는 B2B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오프라인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여기에 맞춘 채널링으로 수출을 향상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매출이나 성과의 일부를 먼저 보여주고 협업을 진행한다는 점에도 많은 고객사의 호응을 얻었다. 뷰릿지 설립 전 아모레퍼시픽, 코트라 등에서 근무하면서 브랜드 지원 업무를 경험했었는데, 브랜드들이 겪는 어려움과 시장의 흐름 등을 잘 알고 있다보니 가능한 부분들이 아닌가 생각한다.

 

해외 전문 인력은 어떻게 구성했나

뷰릿지를 함께 시작한 직원들이 모두 중국 베이징 대학교와 아모레퍼시픽 출신으로 구성돼있다. 중국 현지 시장 분위기와 뷰티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비결이다. 중국이나 일본 현지 법인에선 대부분 유력 플랫폼·채널 출신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브랜드 요청에 따라 인허가, 소싱, 마케팅, 유통 지원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브랜드에 따라선 개발 단계서부터 같이하고 있는 회사도 있고, 뷰릿지가 브랜드의 가능성을 보고 사입을 해서 판매를 하는 경우도 있다. 마케팅이나 이커머스를 따로 위탁하는 경우도 있다.

 

K-뷰티 기업이 해외 진출 시 가장 흔하게 겪는 어려움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중국은 지금도 분명 '기회의 시장'이지만 주변에서 성공 사례를 찾아보기 쉽지 않다. 다수의 한국의 뷰티 브랜드들이 제품이나 브랜드 가치보다 여전히 'K-뷰티'라는 타이틀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현지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만들고, 온라인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여정을 고려해 마케팅과 세일즈를 해야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 많다. 뷰릿지가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전략을 세우고 액션을 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본에선 드럭스토어 입점이 정말 중요한데 기존 거래처나 이미 신뢰를 쌓은 곳이 아니면 접점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뷰릿지는 주요 유통 채널에서 매장 내 공간이나 매대를 확보해 해외 진출 브랜드가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오프라인 설계도 돕고 있다.

 

어떤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현재 약 50개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다. 한국에선 인지도가 별로 없지만 더우인 플랫폼을 통해 1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만큼 성장시킨 브랜드도 있고, 국내에서와는 다른 제품을 중국 시장의 주력 제품으로 선정해 성과를 거둔 브랜드도 있다. 현지에서 반응이 올만한 제품을 잘 선정하고 고객을 정밀하게 타깃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

내년부터는 한국 브랜드만이 아니라, 일본이나 중국 브랜드를 각국에 소개하는 역할도 하려고 준비 중이다. 중국 브랜드의 일본 시장 진출, 일본 브랜드의 한국 시장 진출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최근 중국 뷰티 시장 분위기가 좋지는 않은데,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중국은 여전히 거대한 시장이고 도전해야 할 시장이다. 이커머스나 소셜 커머스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우리 기업 입장에선 성공하기가 쉽지 않으니 시장이 더 어렵게 느껴지는 측면도 있다고 본다.


로레알,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대기업도 부진한데, 경기 둔화 영향은 없을까?

물론 경기 영향도 있다. 로레알 같은 대기업은 영향을 받아 주춤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K-뷰티 기업이 그 정도 규모를 목표로 두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인디 브랜드 입장에서 도전하기에는 충분한 시장의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진출, 왜 어렵나

아무래도 정확한 시장 정보 수집이 어려운 것이 가장 문제다. 극복하려는 의지가 부족한 기업도 많다. 국내에선 엄청나게 치열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스스로 노력했던 부분들도 해외 진출하면서는 플랫폼이나 대행사에 전적으로 맡겨버리곤 한다. 이렇게 되면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기는 어렵다.

그래서 준비하고 있는 것이 중국 시장을 분석하고 들여다 볼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이다. 또한, 시장 트렌드나 플랫폼 정보를 상세히 알려주는 세미나도 지난 달부터 시작했다. 일회성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세미나에선 어떤 정보들을 얻을 수 있나

지난 달엔 샤오홍슈 관련 내용으로 진행했는데, 오는 28일에 진행하는 세미나에선 '티몰 글로벌'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중국 이커머스 시장 현황 및 전망, 티몰 글로벌 입점 절차, 성공적 진출 전략 등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뷰릿지가 단독으로 진행하기 보다는 플랫폼 등과 함께 하는 편이 브랜드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 협업하고 있다. 일본 관련 세미나도 진행할 예정이고, 이후에는 동남아나 중동 지역 마켓까지 범위를 확장해 나가려고 준비하고 있다.


데이터 플랫폼은 언제 공개 예정인가

내년 상반기 공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중국 버전이 완성되면 다른 국가로도 확장시켜 나가려고 한다. 일본 같은 경우는 지역별 오프라인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든지, 국가별 특성에 맞게 개발해 서비스 범위를 넓혀 나갈 생각이다.

 

일본 시장 공략 상황은 어떤가

인디 브랜드의 경우 일본의 성과가 훨씬 뚜렷한 상황이다. 특히 메이크업 브랜드 상승세가 가파르고 협업 요청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현재 함께하고 있는 브랜드 중 2개사는 2025년 매출 목표를 100억원까지 올려 잡았다. 뷰릿지는 로프트, 도큐핸즈, 앳코스메 등 일본의 대표적인 오프라인 체인과 잡화점, 백화점 등에 약 2만 개 매대를 계약해 운영하고 있다. 이런 인프라를 확보하기까지 약 4년이 걸렸다. 브랜드와 제품 경쟁력을 갖췄다면 훨씬 더 수월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뷰릿지가 어떤 기업으로 성장하길 바라는지

해외에 진출할 때 뷰릿지를 통하면  소프트한 랜딩과 성공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고객사에 주고 싶다.결국은 "고객사가 잘 돼야 우리도 잘 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더 성과를 보여 주고, 협업 요소들을 강화해 나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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