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목욕문화 전도사 되겠다" [인터뷰] '어푸어푸' 차여진 대표
박수연 기자 | waterkite@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11-11 06:00 수정 2024-11-12 07:30

유명 브랜드가 아닌데도 눈길이 가는 브랜드가 있다.  지난달 2~5일 진행됐던 말레이시아 코스모뷰티 박람회 현장에서 기자가 만난 ‘어푸어푸(apu apu)’가 그랬다. 푸른색 타일 위 물이 넘실대는 청량한 이미지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단박에 설명해낸 어푸어푸는 발랄한 색채감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패키지로 기자뿐만 아니라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어푸어푸의 차여진 대표도 브랜드처럼 밝고 발랄한 에너지가 가득한 사람이다. 화장품 해외유통을 하다가 1인 보디케어 브랜드를 만들기까지, 그 열정 가득하고 감성 충만한 여정을, 지난 6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만나 들어봤다.

어푸어푸는 어떤 브랜드인가.

어푸어푸는 보디케어 기반의 '워시오프' 화장품 브랜드다. 뷰티의 0단계, 가장 기본이자 처음인 '잘 씻어내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신념으로 시작했다. 브랜드 이름도 세수할 때 얼굴에 물을 끼얹는 소리를 그대로 표현한 한국어다. 뷰티의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즐거운 순간을 선물할 수 있는 브랜드이고자 한다.

이번 여름 첫 선을 보인 어푸어푸는 현재는 1인 회사다. 혼자 제품개발부터 수출까지 다 한다. 물론 디자인 등은 업계 전문가 지인들이 모인 비공개 팀이 함께 한다. 일명 JD(작당) 팀이다.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도움받는 부분은 도움받으며 하나씩하나씩 쌓아가고 있다. 어푸어푸만의 속도로 해보려 한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소망화장품에서 해외영업을 담당하며 화장품 일을 시작했다. 당시 참 많은 일을 벌여 봤다. OEM ODM 업무를 하지 않는 회사에 제작 계약을 따서 들고 오고, 홈쇼핑 브랜드 제품도 만들어 봤다. 벤더사 일을 13년 정도 하고 나니 ‘내 것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열심히 밴더십을 따오고 애정을 갖고 대해도, 고객사가 ‘그만하겠다’고 하면 보내야 한다는 것이 아쉬웠다. 내 것, 우리 것을 만들어 놓고 해야 오래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디케어를 선택한 이유는.

차차 제품 수를 늘려가며 다른 카테고리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지만, 보디케어가 근본은 맞다. 하루를 바쁘게 보낸 후 향과 수증기 가득한 공간에서 샤워를 하고, 샤워를 마친 후 그 향과 수증기가 방으로 퍼져나가는 순간을 아주 좋아한다. 이 경험은 스킨케어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영역에 있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한 바이어가 K-보디케어 브랜드를 찾기 어렵다고 한 말에서 힌트를 얻었다.


주요 제품은.

먼저 '쥬이시 바디워시' 라인은 망고 딸기 등 상큼한 과일향과 각 과일의 캐릭터를 앞세우는 가장 기본이 되는 보디워시 제품 4종이 있다. 이 라인에 쓰이는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해 보디워시 파생상품, 이를테면 샤워볼이나 타올 등을 제작해 기획상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히말라얀 쏠트 바디 스크럽 워시' 라인은 매일 사용할 수 있는 보디 스크럽 제품 4종으로 구성된, 어푸어푸의 핵심 라인이다. 보디스크럽 보디워시 배쓰솔트 버블배쓰까지 총 4가지 기능으로 사용할 수 있다. 씨솔트를 쓸까도 생각했으나 해양 오염 등의 이슈로 꺼려할 수 있다고 판단해 히말라야 솔트를 썼다. 히말라야 솔트 광산까지 직접 다녀왔다.


어푸어푸만의 차별화 포인트는.

어푸어푸는 슬기롭고 즐거운 목욕 문화를 전파하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즉, 단순히 몸을 씻어내는 것을 넘어, 그 시간을 즐겁고 힐링할 수 있는 문화 향유의 순간으로 만들어낸다는 차별점이 있다. 스크럽 라인을 예로 들고 싶다. 외국에선 배쓰솔트를 일상적으로 쓴다. 소금의 삼투압 작용으로 몸의 노폐물을 제거하면서 아로마테라피 효과도 낼 수 있어 심신을 모두 맑게 해주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배쓰솔트를 잘 모르고, 쓰지도 않는다. 어푸어푸는 이 문화를 솔트 스크럼 제품에 담아 소금욕법의 효능을 여러 방식으로 느낄 수 있게 했다.  앞으론 역으로 한국의 목욕 문화를 해외에 알릴 수 있는 제품도 기획하려 한다. ‘K-배스 루틴!’, K-뷰티에 이은 히트상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브랜드를 알릴 생각인가.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 진출해 있고, 말레이시아 싱가폴 등 동남아 지역으로의 진출을 앞두고 있다. 유럽 신규 시장으로도 나갈 계획이다. 지난달 말레이시아 박람회를 시작으로 뷰티 박람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알리려 한다. 온라인이 대세라지만,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 듣고 체험해야 알 수 있는 감각은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국내 타깃층은 30대 여성 고객이다. 직장, 결혼, 출산 등 인생에서 변화가 가장 많고 스트레스가 다양한 시기이지 않나. 이들에게 도움과 즐거움을 주고 싶다. 브랜드 자체가 밝고, 화사하면서 발랄한 컬러와 이미지가 가득한 것도 그 이유다. 이들을 중심으로 위로 아래로 뻗어 나가는 것이 목표다. 국내에선 선택과 집중을 통해 1~2개 유통 채널에서 꾸준히 브랜드와 제품을 알릴 생각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사는 삶'을 지향하고 있다. 사무실에 붙여 놓은 이미지 중 하나가 ‘90대 할머니가 스카이다이빙을 했다’는 기사에서 발췌한 것이다. 저분처럼 나이가 들어도 즐거움과 유쾌함을 추구하고 싶고, 그 지점이 브랜드에 그대로 묻어나면 좋겠다. 새로운 것, 가보지 않은 곳을 가는 것, 유머를 잃지 않는 것을 목표로 어푸어푸는 재미있는 아이템들을 다양하게 연구하고, 선보이고자 한다. 살짝 힌트를 남기자면, 스크럽 다음은 '발 뒤꿈치'와 관련한 무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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