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빗'으로 세계 시장 도전 [인터뷰] 제이웍스이엑스티(JWorks EXT) 이수진 대표
박수연 기자 | waterkite@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10-21 06:00 수정 2024-10-21 09:35

올리브영의 뷰티 소도구 코너에는 무지개빛 화려한 빗살의 빗이 있다. 해외 브랜드들이 포진해 있는 소품 매대에서 가장 눈길 끄는 제품으로, 한국 중소 브랜드에서 만들었다. 무지개 빗으로 유명한 이 제품은 1년에 약 30만개, 10년 동안 약 300만개가 팔려나갔다. 국내에선 부동의 1위다. ‘아이캔디’라는 브랜드로 한국 빗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제이웍스이엑스티 이수진 대표를 최근 서울 강남구 제이웍스이엑스티 사무실에서 만났다.


회사 소개 부탁드린다.

제이웍스이엑스티는 브랜드 아이캔디를 운영하면서 OEM·ODM 사업도 함께 하고 있다. 아이캔디는 전국 올리브영 1250여개 매장에 입점돼 있는 한국 대표 헤어 브러시 브랜드다. 컬러풀해 재미를 주면서 기능적으로도 훌륭한 헤어 브러시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반응이 왔고, 지금도 해외 수출을 활발히 하고 있다.


이 일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콜마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 해외 영업 및 신제품 개발 업무를 담당하며 수많은 화장품을 봤다. 뷰티 제품이 눈에 띄려면 둘 중 하나는 갖춰야 하더라. 제품을 처음 보자마자 ‘와!’ 소리가 나오거나, 제품을 써보고 ‘와!’ 하거나.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회사의 자체 브랜드(PB)를 만들어 주는 일을 시작했다. 1세대 OEM사라고도 볼 수 있다. 현재의 공동 대표를 만난 이후부턴 완제품 수출을 해보자는 데 의견을 모았고, 아이캔디 브랜드와 제품을 기획했다.


왜 하필 빗이었나.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카테고리에, 남들이 봤을 때 특이하다 싶은 아이템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누구나 다 쓰는 헤어 툴(Tool)이 적격이었다. 마침 영국 헤어 브러시 브랜드 탱글티저가 국내에 들어왔는데, 그걸 보고 시장 조사를 해봤다. 당시 국내엔 제조 기반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2013년 국내 브랜드들이 중국 등지로 엄청나게 수출하던 시기다. 한국 화장품 대부분이 국내 제조 시설에서 만들어져 수출되는데, 헤어 브러시 제조 공장은 IMF와 금융위기를 겪은 이후 거의 없어졌더라. 해볼만 하다 싶었다. 몇 개 남지 않은 공장 중 업력이 40년이 넘는 제조사를 발굴하고, 우리는 OEM 브랜딩을 담당해 2014년 아이캔디를 세상에 내놨다.


제품 개발은 어떻게 했나.

한국 여성들은 펌과 염색 등을 반복하기 때문에 모발이 얇아져 있는 경우가 많다. 얇은 모발은 잘 엉키고 빗는 과정에서 또 상한다. 또, 서양인은 상대적으로 국내보다 펌 등을 적게 하지만 태생적으로 더 얇고 곱슬거리는 모발을 가졌다. 때문에 잘 엉키고, 그렇다보니 엉킴을 풀어주는 디탱글링 수요가 많다. 엉킴을 잘 풀기 위해선 빗이 모발 사이를 벌려서 빗어 줘야 한다. 빗살이 S자 형태이면 모발 사이를 벌리는 데 더 유리하고, 풀어낼 때 걸리거나 뜯기는 일이 현저히 줄어들어 아프지 않다. 아이캔디 브러시의 빗살이 특허받은 S자 형태인 이유다.

알록달록한 컬러는 여러 색깔의 구슬이 한 데 들어 있는 모 브랜드의 구슬 파우더에서 영감을 얻었다. 빗살을 화려한 무지개색으로 하되, 색감이 돋보일 수 있도록 보디는 검정색으로 했다. 안 미끄럽고 푹신한 느낌이 나는 검정색 벨벳 코팅을 해 그립감도 높였다. 빗을 때 쿠션감을 좋게 하기 위해 보디 형태는 오발(Oval) 타입으로 하고, 에어홀을 뚫었다. 이렇게 만든 첫 제품을 시작으로, 소비자들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 휴대용 브러시, 드라이용 브러시 등을 추가 개발하고 크기, 소재도 다양화했다.


수출은 어떻게 하고 있나.

2014년 브랜드를 만들었을 때  중국 쪽에서 먼저 반응이 왔다. 당시 타오바오에 입점한 지 두 달 만에 셀러가 3000명이 붙을 정도였다. 시작은 좋았는데, 브로커에게 상표를 뺏기고, '짝퉁'들이 나오는 바람에 영업을 제대로 못했다. 6년간의 소송을 거쳐 재작년 상표를 되찾았고, 이번 여름에 중국 파트너와 계약했다. 시험판매 물량이 나가는 중이다.

일본엔 올해 초 파트너를 찾아 계약했다. 지난 5월 말부터 약 3000개 매장의 드럭스토어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반응이 뜨겁다. 올해 안에 최대 2만개 매장에 입점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에선 특히 휴대용으로 개발된 콤팩트 제품이 인기가 좋다.

또 다른 주력 시장으로 보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연말 쯤엔 최종적으로 상표 등록이 완료될 수 있을 것 같다. 현지에서 규모가 좀 있는 유통업체들은 제품을 유통하기 전에 소비자 배상 피해보험은 들었는지, 플라스틱 원료 등급이 어떤지 등을 따져 묻더라. 화장품 회사 출신이라 혹시나 하고 중금속, 포름알데히드 불검출 테스트를 해놨는데 도움이 됐다. 이제 해외 바이어들과의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에선 매출의 90%가 올리브영과 쿠팡 채널을 통해서 나온다. 나머지와 수출이 10% 정도를 차지했는데, 올해는 수출 비중이 10%를 넘어갈 것 같다. 일본 중심으로 매출 확대 속도가 빠르다.


앞으로의 계획은.

2014년부터  대표 두 명이 회사를 운영해 왔다. 일이 너무 많아 직접 유통업체를 찾고 진출하기가 힘이 든다. 국내에서도 유통 채널을 더 찾아 늘리는 건 버겁다. 그래서 우리를 찾아와 줄 유통업체와 파트너를 기다리는 중이다.

우리 제품이 잘 되니  제조사에 비슷한 것을 만들어 달라는 연락이 많이 갔다더라. 제조사는 우리와의 의리를 지켜 그 의뢰를 다 우리 쪽으로 연결해 줬고, 그 회사들에 새로운 제품을 기획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캔디 제품을 공급하면서 회사를 키웠다. 파트너 간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계기다. 이렇게 좋은 파트너를 찾기 위해 국내와 해외 박람회에 적극 참여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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