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장품 해외 시장 개척의 키 포인트를 쥐고 있는 분야는 단연 '유통'이다. 다수의 인디 브랜드가 유통 기업의 노하우를 배경으로 해외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롬앤(Rom&nd) 등의 해외 유통을 담당하며 브랜드와 함께 급속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비엔씨의 황종서 대표를 9월 30일, 경기 광명시 아시아비엔씨 본사에서 만났다. 아시아비엔씨는 화장품 수출 분야에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전문 무역상사다. 2016년 법인 설립 후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약 741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에만 599억원의 매출을 올려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유통 비중이 약 90%지만, 자사 브랜드나 PB상품 비중도 조금씩 높여가고 있다.
화장품 해외 유통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현재 약 60개국에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데, 시장마다 요구하는 부분이 제각각이다. 해당 시장에 맞는 제품을 잘 선별하는 것이 포인트다. 아시아 지역에선 브랜드 인지도가 시장 진입 시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하고, 미국이나 유럽은 아마존의 성과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K-뷰티 주목도가 높아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해외 소비자들이 그렇게 광범위하게 알지는 못하는 브랜드도 많다. 그래서 리테일러들에게 K-뷰티 관련 트렌드와 상품의 가격·품질 경쟁력, 창의성 등을 설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상장을 준비 중인데 처음부터 상장을 목표로 하지는 않았다. 회사 매출 규모가 어느 정도 커지다 보니, 공모 자금을 활용해 조금 더 빠른 확장이나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상장을 추진하게 됐다. 신한 투자증권, NH증권 2개의 증권 대행사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빠르면 내년 4분기, 장 상황에 따라선 후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의 확장을 계획 중인가 물류창고나 3PL 등 물류 부문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유통이 메인이다 보니 물류 회사를 통한 출고 프로세스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현재는 한국에서 발송하는 시스템인데, 현지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현지 재고가 있는 조건으로만 거래가 가능한 채널도 있고, 배송·통관에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리다보니 현지 물류센터 등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또한, 현지 국가나 채널에 적합한 상품 개발을 요청하거나 기존 제품의 변형을 요구하는 바이어들도 있어 현지 법인을 통한 현지 영업 강화도 계획 중이다.
현재 운영 중인 현지 조직은 중국 청도에 현지 법인이 있다. 약 10명정도가 상주하며 중국 사업을 리딩하고 있다. 필리핀이나 캐나다에선 현지 기업들과 조인트 벤처를 운영 중이다. 일본 오프라인 시장 공략을 위한 법인 설립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 전역의 원활한 소싱을 위해 홍콩 법인 설립과 유럽 내 법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본사에서 근무하는 일본, 중국, 베트남 등의 외국인 직원들도 있다. 해외 영업팀 직원들도 현지 언어 등에 정통한 인재들이기 때문에 현지 바이어들과 온·오프라인 소통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있다. 타사와의 차별성은? 이커머스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다. 현재 아마존, 쇼피, 라자다, 쇼피파이 등 세계 각국의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약 40개 브랜드 공식 스토어를 위임받아 운영하고 있다. 해외 플랫폼 운영은 외부에 위탁하는 경우도 많지만, 아시아비엔씨에선 전문 MD가 직접 운영한다. 신속한 이슈 대응이 가능할 뿐 아니라 데이터 분석을 통한 현지 소비자 취향 분석도 가능해 이를 기반으로 현지 바이어에 소싱 제안을 하기도 한다. 현지 리테일러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을 때, 판매 DB나 손익분석 데이터 등을 제공해 성사율을 높인 사례도 여럿 있다. 취급 브랜드 수가 지나치게 많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브랜드 수 보다는 '선택과 집중'에 무게를 두고 있다. 롬앤, 에스네이처 등과 함께 성장해 나간 비결도 여기에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에는 인적 자원 확보나 글로벌 세일즈 네트워크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겨 브랜드 수를 넓혀나가는 작업을 하고는 있지만, 무리하게 늘려나가지는 않으려고 한다. 롬앤도 유통을 시작할 땐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떤 노하우가 있나? 2018년 하반기에 롬앤을 일본 큐텐에 처음 입점시킬 때만 해도 일본 내 한국 화장품 소비 계층은 극히 일부에 그쳤다. 그러다 일본에서 큐텐이 급부상하면서 온라인 입점을 시작했다. 롬앤의 경우 가성비가 좋고 제품 컬러가 다양한 편이라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는데, 이런 부분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했다. 입점 초기부터 빠른 매출 상승을 기록하자 플랫폼 측에서도 광고 노출이나 할인 프로모션 등 많은 지원을 해줘 큐텐 내 한국 색조 브랜드 1위로 상승세를 굳힐 수 있었다. 현재도 큐텐·아마존·라쿠텐 등 일본 3대 온라인 플랫폼에서 색조 브랜드 중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면서 안정적 매출을 거두고 있다.
자사 브랜드도 소개해달라 브랜드명 '오디드(odiD)'엔 "우리가 마침내 해냈다(Oh We did it)"는 뜻을 담았다.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걸 해냈다는 의미다. 현재 샴푸, 보디워시, 핸드크림 등의 퍼스널케어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22년 10월 론칭된 후 지난해 연말 기준 전국의 약 150개 올리브영 매장에 입점을 마쳤고, 올해 4분기엔 500~600개로 입점 규모가 확대될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홍콩, 태국, 중국 등에서 유명 H&B숍을 통해 공급을 늘려나가고 있다. 러시아에선 최대 규모 홈쇼핑 채널인 '쇼핑 라이브'를 통해 두 번의 완판을 기록한 후 현재 3번째 방송을 논의하고 있다. 그 외에도 여러 지역에서 공급 요청이 들어왔고, 이런 부분들이 브랜드 확장에 자신감을 얻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로 좋은 제품을 만들었고, 바이어 설득이나 제품 홍보도 현지 특성에 맞게 잘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시아비엔씨도 처음엔 중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국가 정책·규제 변동이 잦은 데다 메르스, 사드 갈등, 한한령 등 다양한 이슈가 연이어 발생하며 안정적으로 성장을 지속하기엔 리스크가 큰 시장이라고 판단했다. 중국 외 국가 중 가장 먼저 공략한 곳은 베트남이다. 베트남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으로도 시장을 확장했고, 이후 일본까지 진출하게 됐다. 롬앤의 경우도 혐한 정서 등에 휘말리며 중국 매출 감소를 경험했지만, 일본 매출이 성장하면서 다른 시장까지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었다.
필연적인 부분이 있다. 예전엔 신규 브랜드 설립 자체의 진입 장벽이 높았지만 이제 제조 기업들도 많아지고 예전에 비해 훨씬 적은 금액으로도 브랜드를 만들 수 있게 됐다. 대기업 브랜드의 약점은 의사 결정 과정이 너무 느리다는 점이다. 이해관계자가 많다 보니 이슈에 신속하게 대응하기가 어렵고, 제품 출시 간격도 길어진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이나 인디 브랜드는 빠른 의사 결정으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 편이다. 트렌드가 빨리 바뀌는 현 상황에 더 적합한 구조다.
K-뷰티 기업이 해외진출 시 주의해야 할 점은 제품이 좋아야 롱런할 수 있다는 점은 공통적으로 적용되지만 그 외엔 국가별로 다른 부분이 많다. 진출 국가의 현황과 트렌드에 맞는 제품, 성분, 마케팅 전략 등을 준비해야 한다. 론칭 시점과 그 이후에 상품을 어떻게 알려나갈지에 대해선 현지 파트너들과 밀접하게 협의하는 것이 좋다.
글로벌 판매 추이를 보면 스킨케어가 여전히 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크림이 내년에도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비용 및 절차 문제로 미국 등 규제가 까다로운 국가에선 인허가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브랜드도 많았다. 이제 K-뷰티 제품 판매량이 어느 정도 올라와 선크림 인허가를 받고 기능 소구를 하려는 브랜드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내년에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면서 선크림 랭킹에서도 K-뷰티 제품들이 많이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색조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선전을 이어갈 것이다. 오프라인에선 K-뷰티가 해외 유명 글로벌 브랜드와 '자리 싸움'을 하고 있는데, 최근엔 승전보도 자주 들려온다. 오프라인 입점 확대 및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해야겠지만 품질이나 가성비 면에서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어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출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아시아비엔씨가 미국 법인 및 물류센터 등을 확보하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시아비엔씨의 비전은?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20여년 엔지니어 생활을 하다 우연한 기회로 화장품 유통에 뛰어들게 됐다.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을 갖고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이미 60개국 이상에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유통사로서 이름을 더욱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동시에 회사의 구성원들도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행복경영도 지속해 나가려고 한다. 자사 뷰티 브랜드 외에도 쌀 가공식품 등을 제조·판매하는 식품 브랜드도 운영 중인데, 이달부터 GS25를 통해 납품을 시작한다. 화장품뿐 아니라 소비재 유통, 'K-라이프스타일'을 확산하는 글로벌 유통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로 신규 사업 확장 등을 진행하려고 한다. |
최근 화장품 해외 시장 개척의 키 포인트를 쥐고 있는 분야는 단연 '유통'이다. 다수의 인디 브랜드가 유통 기업의 노하우를 배경으로 해외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롬앤(Rom&nd) 등의 해외 유통을 담당하며 브랜드와 함께 급속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비엔씨의 황종서 대표를 9월 30일, 경기 광명시 아시아비엔씨 본사에서 만났다.
아시아비엔씨는
화장품 수출 분야에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전문 무역상사다. 2016년 법인 설립 후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약 741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에만 599억원의 매출을 올려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유통 비중이 약 90%지만, 자사 브랜드나 PB상품 비중도 조금씩 높여가고 있다.
화장품 해외 유통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현재 약 60개국에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데, 시장마다 요구하는 부분이 제각각이다. 해당 시장에 맞는 제품을 잘 선별하는 것이 포인트다. 아시아 지역에선 브랜드 인지도가 시장 진입 시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하고, 미국이나 유럽은 아마존의 성과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K-뷰티 주목도가 높아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해외 소비자들이 그렇게 광범위하게 알지는 못하는 브랜드도 많다. 그래서 리테일러들에게 K-뷰티 관련 트렌드와 상품의 가격·품질 경쟁력, 창의성 등을 설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상장을 준비 중인데
처음부터 상장을 목표로 하지는 않았다. 회사 매출 규모가 어느 정도 커지다 보니, 공모 자금을 활용해 조금 더 빠른 확장이나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상장을 추진하게 됐다.
신한 투자증권, NH증권 2개의 증권 대행사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빠르면 내년 4분기, 장 상황에 따라선 후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의 확장을 계획 중인가
물류창고나 3PL 등 물류 부문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유통이 메인이다 보니 물류 회사를 통한 출고 프로세스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현재는 한국에서 발송하는 시스템인데, 현지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현지 재고가 있는 조건으로만 거래가 가능한 채널도 있고, 배송·통관에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리다보니 현지 물류센터 등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또한, 현지 국가나 채널에 적합한 상품 개발을 요청하거나 기존 제품의 변형을 요구하는 바이어들도 있어 현지 법인을 통한 현지 영업 강화도 계획 중이다.
현재 운영 중인 현지 조직은
중국 청도에 현지 법인이 있다. 약 10명정도가 상주하며 중국 사업을 리딩하고 있다. 필리핀이나 캐나다에선 현지 기업들과 조인트 벤처를 운영 중이다. 일본 오프라인 시장 공략을 위한 법인 설립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 전역의 원활한 소싱을 위해 홍콩 법인 설립과 유럽 내 법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본사에서 근무하는 일본, 중국, 베트남 등의 외국인 직원들도 있다. 해외 영업팀 직원들도 현지 언어 등에 정통한 인재들이기 때문에 현지 바이어들과 온·오프라인 소통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있다.
타사와의 차별성은?
이커머스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다. 현재 아마존, 쇼피, 라자다, 쇼피파이 등 세계 각국의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약 40개 브랜드 공식 스토어를 위임받아 운영하고 있다. 해외 플랫폼 운영은 외부에 위탁하는 경우도 많지만, 아시아비엔씨에선 전문 MD가 직접 운영한다.
신속한 이슈 대응이 가능할 뿐 아니라 데이터 분석을 통한 현지 소비자 취향 분석도 가능해 이를 기반으로 현지 바이어에 소싱 제안을 하기도 한다. 현지 리테일러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을 때, 판매 DB나 손익분석 데이터 등을 제공해 성사율을 높인 사례도 여럿 있다.
취급 브랜드 수가 지나치게 많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브랜드 수 보다는 '선택과 집중'에 무게를 두고 있다. 롬앤, 에스네이처 등과 함께 성장해 나간 비결도 여기에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에는 인적 자원 확보나 글로벌 세일즈 네트워크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겨 브랜드 수를 넓혀나가는 작업을 하고는 있지만, 무리하게 늘려나가지는 않으려고 한다.
롬앤도 유통을 시작할 땐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떤 노하우가 있나?
2018년 하반기에 롬앤을 일본 큐텐에 처음 입점시킬 때만 해도 일본 내 한국 화장품 소비 계층은 극히 일부에 그쳤다. 그러다 일본에서 큐텐이 급부상하면서 온라인 입점을 시작했다. 롬앤의 경우 가성비가 좋고 제품 컬러가 다양한 편이라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는데, 이런 부분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했다. 입점 초기부터 빠른 매출 상승을 기록하자 플랫폼 측에서도 광고 노출이나 할인 프로모션 등 많은 지원을 해줘 큐텐 내 한국 색조 브랜드 1위로 상승세를 굳힐 수 있었다. 현재도 큐텐·아마존·라쿠텐 등 일본 3대 온라인 플랫폼에서 색조 브랜드 중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면서 안정적 매출을 거두고 있다.
자사 브랜드도 소개해달라
브랜드명 '오디드(odiD)'엔 "우리가 마침내 해냈다(Oh We did it)"는 뜻을 담았다.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걸 해냈다는 의미다. 현재 샴푸, 보디워시, 핸드크림 등의 퍼스널케어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22년 10월 론칭된 후 지난해 연말 기준 전국의 약 150개 올리브영 매장에 입점을 마쳤고, 올해 4분기엔 500~600개로 입점 규모가 확대될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홍콩, 태국, 중국 등에서 유명 H&B숍을 통해 공급을 늘려나가고 있다. 러시아에선 최대 규모 홈쇼핑 채널인 '쇼핑 라이브'를 통해 두 번의 완판을 기록한 후 현재 3번째 방송을 논의하고 있다.
그 외에도 여러 지역에서 공급 요청이 들어왔고, 이런 부분들이 브랜드 확장에 자신감을 얻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로 좋은 제품을 만들었고, 바이어 설득이나 제품 홍보도 현지 특성에 맞게 잘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동남아 쪽으로 비교적 빨리 눈을 돌렸는데
아시아비엔씨도 처음엔 중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국가 정책·규제 변동이 잦은 데다 메르스, 사드 갈등, 한한령 등 다양한 이슈가 연이어 발생하며 안정적으로 성장을 지속하기엔 리스크가 큰 시장이라고 판단했다.
중국 외 국가 중 가장 먼저 공략한 곳은 베트남이다. 베트남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으로도 시장을 확장했고, 이후 일본까지 진출하게 됐다. 롬앤의 경우도 혐한 정서 등에 휘말리며 중국 매출 감소를 경험했지만, 일본 매출이 성장하면서 다른 시장까지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었다.
현재 글로벌 시장 개척의 중심은 '인디 브랜드'다. 어떻게 생각하나?
필연적인 부분이 있다. 예전엔 신규 브랜드 설립 자체의 진입 장벽이 높았지만 이제 제조 기업들도 많아지고 예전에 비해 훨씬 적은 금액으로도 브랜드를 만들 수 있게 됐다. 대기업 브랜드의 약점은 의사 결정 과정이 너무 느리다는 점이다. 이해관계자가 많다 보니 이슈에 신속하게 대응하기가 어렵고, 제품 출시 간격도 길어진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이나 인디 브랜드는 빠른 의사 결정으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 편이다. 트렌드가 빨리 바뀌는 현 상황에 더 적합한 구조다.
K-뷰티 기업이 해외진출 시 주의해야 할 점은
제품이 좋아야 롱런할 수 있다는 점은 공통적으로 적용되지만 그 외엔 국가별로 다른 부분이 많다. 진출 국가의 현황과 트렌드에 맞는 제품, 성분, 마케팅 전략 등을 준비해야 한다. 론칭 시점과 그 이후에 상품을 어떻게 알려나갈지에 대해선 현지 파트너들과 밀접하게 협의하는 것이 좋다.
내년도 글로벌 마켓 유망 품목은 무엇일까
글로벌 판매 추이를 보면 스킨케어가 여전히 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크림이 내년에도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비용 및 절차 문제로 미국 등 규제가 까다로운 국가에선 인허가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브랜드도 많았다. 이제 K-뷰티 제품 판매량이 어느 정도 올라와 선크림 인허가를 받고 기능 소구를 하려는 브랜드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내년에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면서 선크림 랭킹에서도 K-뷰티 제품들이 많이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색조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선전을 이어갈 것이다. 오프라인에선 K-뷰티가 해외 유명 글로벌 브랜드와 '자리 싸움'을 하고 있는데, 최근엔 승전보도 자주 들려온다. 오프라인 입점 확대 및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해야겠지만 품질이나 가성비 면에서 선호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어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출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아시아비엔씨가 미국 법인 및 물류센터 등을 확보하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시아비엔씨의 비전은?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20여년 엔지니어 생활을 하다 우연한 기회로 화장품 유통에 뛰어들게 됐다.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을 갖고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이미 60개국 이상에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유통사로서 이름을 더욱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동시에 회사의 구성원들도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행복경영도 지속해 나가려고 한다.
자사 뷰티 브랜드 외에도 쌀 가공식품 등을 제조·판매하는 식품 브랜드도 운영 중인데, 이달부터 GS25를 통해 납품을 시작한다. 화장품뿐 아니라 소비재 유통, 'K-라이프스타일'을 확산하는 글로벌 유통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로 신규 사업 확장 등을 진행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