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하는 日 남성 증가, K-팝 아이돌 때문? 시장 규모 10년간 배로 확대, 한류·팬데믹 영향 커
김민혜 기자 | minyang@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09-06 06:00 수정 2024-09-06 06:00

일본에서 남성이 화장을 즐기는 '맨즈 메이크업(メンズメーク)'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현지 경제지 산케이신문(産経新聞)은 최근 보도에서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가 10년 전에 비해 배로 늘었다"며 "화장 하는 남성 K-팝 아이돌의 영향과 팬데믹 이후 미용 의식 증대가 배경에 있다"고 언급했다.

기존에 '관리하는 남성'들이 주로 스킨케어 중심으로 제품을 구매해왔다면, 최근엔 BB크림, 파운데이션, 아이브로우 등 색조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시장조사 기업 인테지(インテージ)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249억엔이었던 일본의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7년에 433억엔까지 늘었다. 올해 상반기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상승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에서 남성용 화장품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고서는 첫 번째 이유로 'K-팝'을 들었다. K-팝 보이그룹을 비롯해 화장을 하는 남성 연예인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팬데믹이 가져온 변화도 크다. 먼저, 화상 회의 등에 참여하면서 자신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볼 기회가 늘어났다. 이후 오프라인 활동이 재개됐으나 마스크를 쓰다가 벗게 돼 관리의 필요성을 더욱 크게 느꼈다는 것이다.

한편, 남성의 화장은 전통적인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신문은 "남성이 화장을 하지 않게 된 것은 인류사 중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는 아베 츠네유키(阿部恒之) 도호쿠대 대학원 문학연구과 교수의 말을 전했다.

아베 교수는 "고대 이집트의 왕 '투탕카멘'의 마스크에 아이라인이 그려져 있으며, 중세 일본에서도 헤이안 시대의 귀족이 백분을 얼굴에 바르거나 눈썹을 그리곤 했다"며 "공업화가 진행되면서 남성들이 공장이나 회사에서 근무하게 되자, 멋이나 자기 표현이 '업무에 대한 방해'로 여겨졌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는 또한, 최근 성평등이나 다양성 중시 등의 가치관이 확대되면서, 메이크업이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이 약해진 것도 남성 메이크업 확산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남성들의 적극적인 미용 관리에 대한 일본 내 사회 인식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일본 현지 매체 핀즈바(ピンズバ) 뉴스는 미용에 관심이 많은 남성이 싫다고 밝힌 여성 소비자는 12%에 그친다고 밝혔다. 신문은 청결하고 정돈된 이미지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남성 미용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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