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는 천천히 오는 것? 44세‧60세 무렵 급가속 스탠퍼드대‧난양이공대 연구팀, 생애 두 시기에 ‘에이징 커브’
이덕규 기자 | abcd@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08-23 06:00 수정 2024-08-23 08:34


 

노화는 천천히 오는 것?

시간의 흐름은 예측 가능한 것이지만, 생물학적인 노화(biological aging)는 서서히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는 요지의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신의 몸이 한꺼번에 급격히 나빠졌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결코 나 혼자만의 상상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의과대학 및 싱가포르 난양(南洋)이공대학 공동연구팀은 학술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지난 14일 게재한 ‘사람에게서 노화가 진행되는 동안 나타나는 다중체학적(multi-omics) 프로필의 비 선형 역학관계’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체내의 각종 분자물질(molecules)과 미생물들이 40대 중반과 60대 초에 급격하게(dramatically) 증가하거나 감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언급된 분자물질들은 RNA, 단백질, 대사물질 등을 가리킨다. 미생물들의 경우 체내‧외 및 피부 내‧외에 존재하는 세균, 바이러스 및 진균 등을 일컫는 개념이다.

연구팀은 25~75세 성인 총 108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분자물질과 미생물 수치를 평가하는 조사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분자물질과 미생물들의 수치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chronological) 서서히(gradually)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평균적으로 볼 때 44세와 60세 무렵 등 두 시기에 급격한 변화가 관찰되었다.

연구를 주도한 스탠퍼드대학 의과대학의 마이클 P. 스나이더 교수(유전학)는 “40대 중반 무렵에 급격한 변화(dramatic changes)가 나타난 데 이어 60대 초에도 다시 한번 그 같은 변화가 다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알쯔하이머와 심혈관계 질환의 경우 60세 이전에는 서서히 위험성이 증가하다가 고령에 접어들면 급증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의 제 1저자에는 연구가 진행될 당시 스탠퍼드대학 의과대학에서 포스트 닥터 과정을 밟고 있었고, 현재는 난양이공대학에 재직 중인 샤오타오 셴 조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조사대상자들은 여러 해 동안 수 개월 간격으로 혈액과 기타 생물학적 시료(sample)들을 연구팀에 제공했다.

스나이더 교수와 셴 교수는 “조사 결과 전체 분자물질의 81% 정도가 비 선형(非 線型) 수치 변동을 나타내 특정한 시기에 변화가 급격하게 나타났음을 방증했다”고 풀이했다.

그리고 여기서 언급된 특정한 시기가 바로 40대 중반과 60대 초 무렵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팀은 이처럼 나이듦에 따라 각종 분자물질들의 수치가 급격하게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이유와 생물학적 나이(biological age)가 실제 나이(chronological age)와 다르게 나타나는 사유에 초점을 맞춘 후속연구가 다수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나이더 교수는 “60대 초 무렵에 여러모로 급격한 변화가 나타났다는 점은 그리 놀라울 것이 못되지만, 40대 초에도 그 같은 변화가 나타난 것은 상당히 놀라운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한 예로 여성들의 경우 40대 중반에 폐경기와 폐경이행기를 거치면서 급격한 변화가 나타난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지만, 남성들의 경우에도 같은 시기에 급격한 변화가 관찰되었다는 설명이다.

셴 교수는 “이 같은 조사결과를 보면 폐경기 또는 폐경이행기가 40대 중반 여성들에게서 관찰되는 급격한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다른 중요한 요인들이 남녀 모두에게서 그 같은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리고 후속연구에서 이 같은 요인들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라고 셴 교수는 피력했다.

스나이더 교수는 한가지 가설로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급격한 변화가 생물학적 요인들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또는 행동적 요인들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제기했다.

구체적인 예로 알코올 대사(代謝) 기능부전의 경우 스트레스가 크게 증가하는 시기인 40대 중반에 수반되는 음주량 증가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40대 중반과 60대 초에 심장을 보호하고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량을 늘리거나, 40대 중반에 음주량을 줄이는 등의 노력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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