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상품 제조기, 이제 브랜드 진정성에 집중 [인터뷰] 뷰티블러바드(BeautyBLVD) 정승희 대표
김민혜 기자 | minyang@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07-22 06:00 수정 2024-07-22 06:00

“제품이 출시됐으니 매출도 물론 중요하지만,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집중하고 싶지는 않아요”

서울시 성동구 뷰티블러바드 본사에서 지난 16일 만난 정승희 대표는 표정은 부드러웠으나 단호한 어조로 소신을 밝혔다. 트렌드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브랜드 자체의 콘셉트나 가치를 다져나가기보다는 ‘지금 잘 팔릴’ 제품을 내놓고 과장 광고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기업도 많지만,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과 노력까지 감정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 정 대표의 뜻이다.

▲ 뷰티블러바드(BeautyBLVD) 정승희 대표는 본인의 고민이기도 했던 ‘피부 건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한 브랜드 ‘데저트 프리(Desert Free)’ 를 론칭했다. ⓒ뷰티누리

정 대표는 업계서 알아주는 ‘스타 BM(브랜드 매니저)’ 출신이다. 한불화장품(現 잇츠한불)의 ‘바센(BASSEN)’을 시작으로 입큰(IPKN) ‘퍼퓸 파우더 팩트’, 잇츠스킨의 효능별 앰플 에센스 ‘Power 10 Formula’, 더페이스샵의 ‘치아씨드·망고씨드 라인’ 등 수많은 히트 상품을 만들어 냈고, 더페이스샵의 ‘더테라피’와 셀리버리의 ‘더라퓨즈’ 등 10개 이상의 브랜드를 론칭했다. 

30년 동안 제품과 브랜드를 만들어 내면서 수만 개의 제품을 테스트한 경험이 있는 정 대표는 뷰티블러바드를 시작하면서 본인의 피부 고민이기도 했던 '건조'에 가장 효과적인 제품을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5년간 미국에 거주할 때 뜨거운 태양과 건조한 날씨에 피부 자극을 받는 경우가 많았고, ‘이런 곳에서도 쓸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회사 설립까지 이어졌다. 기업명 ‘뷰티블러바드(BeautyBLVD)’에는 미국 LA의 ‘선셋블러바드(SunsetBLVD)’의 감성을 담았다. 

정 대표는 “소소하게 시작했지만, 1세대 뷰티 BM의 끈기와 진정성으로 세계를 이끌어갈 ‘Next Beauty의 길’을 만들어 가고 싶다”고 밝혔다.

뷰티블러바드가 선보이는 브랜드 ‘데저트 프리(Desert Free)’ 역시 피부 건조로 인한 피부 사막화를 방지해 건조로 인해 발생하는 피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극도로 건조한 ‘피부 사막화’가 진행된 피부에선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 피부 겉 뿐만 아니라 피부 속까지 메말라 아무리 수분을 공급해도 피부 속에서 수분을 끌어당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피부가 건조하면 고보습·고영양 제품을 쓰면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피부 환경 자체를 개선하지 않으면 제품이 피부에 스며들지 못한다는 것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수분을 강조하는 데저트 프리의 첫 제품이 세럼이나 보습크림이 아닌 ‘선크림’이라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물었다. 정 대표는 여름철 스킨케어나 메이크업 습관이 문제를 키우는 측면이 있다고 에둘러 답했다. 덥고 끈적이는 날씨에 대부분 매트한 화장을 선택하고, 보습도 철저하게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습관들이 피부에 자극을 더하다가 환절기가 되면 갑자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는 것.

물론 선크림 하나로 건조 케어를 끝낼 수는 없다. 그러나 여름철에 가장 잘 챙겨 바르는 선크림을 통해서라도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면 피부 컨디션을 훨씬 끌어 올려줄 수 있다는 생각에 첫 제품으로 선크림을 택했다고.

“보통 ‘피부 건조’하면 환절기를 먼저 생각하시는데, 사실 여름이 제일 놓치기 쉬운 계절입니다.”

지난 5월 출시된 데저트 프리의 ‘캑타이드 베리어 선크림(사막선크림)’은 멕시코 선인장과 발효 베타글루칸의 결합으로 탄생한 ‘더마 캑터스’ 성분이 피부 속 수분을 지켜주고, 특허 성분인 리포 펩타이드와 발효시카7 성분이 피부 진정을 돕는다. 선인장 추출물의 수분을 머금은 ‘하이드로 트래핑’ 기술은 제품이 피부에 닿는 순간 수분은 터뜨리고 자외선 차단 성분은 밀착시키는 ‘수분 패딩’ 같은 역할을 한다.

사막선크림에 대한 고객들의 호평에 힘입어 오는 9월엔 세럼을 출시할 예정이며, 내년 초 세럼 토너를 선보이기 위해 개발 중이다.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미국과 중동 쪽은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며 일본으로도 범위를 넒혀갈 계획이다.

제품 확장 전략에 데저트 프리만의 차별성이 있다면, ‘피부 건조’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브랜드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때는 최대한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다양한 피부 고민 해결을 목표로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정 대표는 “한 가지 피부 고민에 집중하는 브랜드는 흔치 않다”며 “오랜 고민을 통해 정말 잘 아는 분야의 제품을, 진정성 있게 만들어 나가려고 한다”는 뜻을 밝혔다.

정 대표는 마케팅에 대한 소신도 뚜렷했다. 과장되고 자극적인 문구로 소비자를 ‘후킹(Hooking)’하거나 제품 노출에 지나치게 집착하기보다는 제품에 대해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소개하려고 한다는 것. 기존에 운영하던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의 계정을 활용하고 있는데, 게시물들도 모두 직접 만들고 있다. “불필요한 정보로 고객을 현혹하고 싶지 않아서 임상시험도 굳이 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정 대표는 “그래프 몇 개를 더 보여주기 위해 쓰는 비용을 차라리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화장품은 감성과 이성을 모두 자극할 수 있어야 경쟁력이 있어요. 결국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내 행동하게 하는 것은 ‘브랜드의 매력’ 이죠”

현재의 화장품 시장에 대해 정 대표는 “진정성과 개성이 있는 브랜드가 롱런할 수 있다”며 “잘 되는 남의 콘셉트를 따라하기보다는, 조금 더 창의적으로 ‘내 것’을 찾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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