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제품 안전성 문제 잇따르지만 뾰족한 수 '無' 색조화장품에서 기준치 20배 넘는 납 검출돼
박수연 기자 | waterkite@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06-20 06:00 수정 2024-06-20 06:00

해외직구 플랫폼을 통해 국내에 들어오는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잇달아 검출되고 있다.

19일 서울시는 지난 4월 5일부터 6월 14일까지 테무, 쉬인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위생용품 총 95건을 대상으로 안전성 검사를 시행한 결과, 총 9건에서 기준치 대비 최대 43.3배에 달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안전성 검사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과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이 공동으로 수행했다.

검사대상 품목 95건은 일회용 컵 29건, 일회용 빨대 31건, 일회용 냅킨 25건, 일회용 성인용 면봉 10건이다. 이 중 일회용 면봉은 모두 테무에서 판매하는 제품으로, 10건 중 6개에서 최소 440CFU/g, 최대 11,000CFU/g의 세균수가 검출됐다. 국내 기준치 300CFU/g을 최소 1.5배, 최대 36.7배 초과하는 수치다. 곰팡이균인 진균이 기준치 대비 16배 검출된 제품도 있었다.

면봉은 주로 피부에 직접 닿는 위생용품이기 때문에 오염된 면봉을 사용하면 모낭염, 접촉성 피부염 등 다양한 피부 및 안과 질환을 일으킬 우려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쉬인에서 판매하는 일회용 종이 빨대 3개에서도 ‘총용출량(4%초산)’이 최소 196mg/L, 최대 1300mg/L 검출됐다. 국내 기준치(30mg/L)의 최소 6.5배, 최대 43.3배를 초과한 수치다.

서울시는 지난 4월에도 알리 익스프레스의 생활용품 31개 중 8개에서 기준치를 넘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주로 어린이 용품에서 유해물질이 다량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서울시는 "국내 기준을 초과한 제품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기관과 해외 플랫폼사에 판매 중지를 요청해 상품에 대한 접근을 원천 차단하고, 다중이용업소에도 이를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해물질은 화장품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알리 익스프레스, 큐텐, 테무에서 판매되는 색조화장품을 40개를 검사한 결과, 허용치(20ug/g)의 20배가 넘는 납, 배합금지 성분인 크롬, 배합이 금지된 적색2호·적색104호가 들어있는 아이섀도, 하이라이터 등의 제품을 발견했다고 지난 16일 발표했다.

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화장품을 포함해 피부에 직접 닿거나 생명과 직결되는 제품 88건 중 약 31%인 27개가 국내 안전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플랫폼 사업자에게 위해제품의 판매차단을 권고해 검색 및 판매 차단을 완료했다며 앞으로도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해외직구 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을 통해 위해제품의 유통을 차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낮은 가격을 무기로 국내 시장 진출에 대거 진출하면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의 반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정부는 국내 안전인증인 KC인증을 받지 않은 해외직구 제품의 국내 반입을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지난달 발표했으나 여론의 반발로 사흘 만에 철회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이커머스를 통해 국내에 반입된 통관물량은 4133만건을 기록했다. 하루에 46만건의 물품을 검수해야 하는 양으로, 통관 과정에서 안전기준에 미달되는 제품을 걸러내는 것 역시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편, 비씨카드에 따르면 해외직구 플랫폼발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이어지자 알리 익스프레스, 테무 등의 국내 매출은 지난 4월 전월대비 약 40% 가량 급감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통계에서도 5월 알리, 테무의 앱 신규 설치는 전월비 약 2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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