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산 화장품 소비 늘어난 日, 배경은? 엔저·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중간 가격대 수요 늘어
김민혜 기자 | minyang@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06-13 06:00 수정 2024-06-13 06:00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자국산 중가격대 화장품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길어지는 '엔저' 현상과 '인플레이션' 등이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본의 뷰티 포털 사이트 앳코스메(@cosme)를 운영하는 아이스타일은 최근 '@cosme 2024 상반기 화장품 신제품 베스트 어워드'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1일부터 올해 4월 30일 사이 발매된 신제품이 대상으로, 판매 및 입소문 등을 종합해 순위가 결정됐다.

이번 어워드에선 일본 자국 브랜드가 유래 없는 수준의 강세를 보였다. 톱 10 상품 중 9개가 일본 브랜드로 집계됐다. 아이스타일은 "2017년부터 상반기 베스트를 선정하고 있지만, 이번 만큼 국산 브랜드가 많이 순위에 오른 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 최근 선정된 '@cosme 2024 상반기 화장품 신제품 베스트 어워드'에서 상위 10개 제품 중 9개가 일본 자국산 제품이었다. 라로슈포제의 ‘시카플라스트 밤 B5’는 해외 브랜드 중 유일하게 순위에 포함됐다. ⓒ앳코스메

일본 현지 매체 IT미디어는 자국 브랜드가 랭킹을 거의 독점한 배경으로 '가격 인상'을 꼽았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는 '엔저' 현상이 장기화 되고 있으며, 원재료 가격이  인상돼 글로벌 브랜드 제품 가격이 잇따라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 앳코스메 검색어 통계에서도 '가격 인상'이라는 키워드가 지난해 대비 2.1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현지 언론은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해외 브랜드 제품에 비해 가격 부담이 적고 품질은 높은 자국 브랜드 제품이 소비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아이스타일이 앳코스메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59.4%가 '국산(일본) 브랜드에 흥미가 있다'라고 답했다. 이 수치는 K-뷰티 브랜드와 비교하면 약 2배, 유럽·미국 브랜드와 비교하면 약 4배에 달한다.

특히 스킨케어 카테고리에선 중간 가격대 제품의 인기가 돋보였다. 많은 국가에서 저가·초고가 화장품으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아이스타일의 COO 엔도 무네(遠藤宗)는 "최근 소비자들은 가성비가 괜찮은지를 따져보는 경향이 강해졌다"라고 설명했으며, 앳코스메 리서치 플래너인 하라다 아야코(原田彩子), 니시하라 하이코(西原羽衣子)는 "해외 브랜드의 경우 가격 인상 이전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12일 “일본 시장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일본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K-뷰티 브랜드의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가시장 공략을 가속화하는 한편 장기적으론 프리미엄 시장에 적극 도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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