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도 끝났는데… 中 뷰티 산업 역성장 우려 1분기 매출 하락 전망, 뷰티 기업 파산 연중 40개 달할 것
김민혜 기자 | minyang@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05-17 06:00 수정 2024-05-17 07:03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지난해 초부터 세계 각국의 뷰티 시장도 활기를 찾고 있다. 대한민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 등 대부분 지역에서 매출 성장을 기록했으나 중국 시장은 여전히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화장품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으로 2020년에 역성장을 겪은 뒤 빠른 속도로 회복되기 시작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2022년의 성장률이 각 8%, 6%로 기록됐고, 상당수 업체가 2023년에 전년 대비 개선된 성적을 얻은 만큼 올해도 회복세가 유지됐을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화장품 시장은 팬데믹 당시의 기저효과로 대부분 지역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중국은 상황이 다르다. 2023년부터 화장품 소매 판매 증가율이 둔화됐다. 칭옌(青眼)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엔 전년 대비 0.28% 감소한 2196억 3000만 위안(약 40조 9588억원)으로 시장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칭옌은 중국의 40개 뷰티 관련 상장사의 2023년 매출을 전년 대비 2.3% 감소한 1021억 4300만 위안(약 19조 486억원)으로 추정한다. 원자재 및 제조 분야는 특히 불황을 심하게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원자재 기업 매출 총액은 전년 대비 16.1%, OEM·ODM 기업 매출 총액은 전년 대비 20.8% 감소해 큰 폭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상장사의 실적 평균은 지난해 업계  현황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며 당분간 중국 화장품 시장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023년 사회소비재 총 소매 판매액 데이터를 살펴봐도 지난해 누적 화장품 소매판매액은 전년 대비 5.1% 증가에 그쳐 부문 평균 및 GDP 성장률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며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가 인상돼 제품 가격이 오른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시장 성장률은 훨씬 낮은 셈이다.

올해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부진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뭐징(魔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2, 3월 뷰티 및 스킨케어 제품 매출은 각각 37.6%, 29.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메이크업·향수 카테고리 역시 각 29.6%, 12.8%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유통 채널별 2023년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온라인 매출은 더우인(抖音)을 통한 판매가 약 32.8% 늘어나면서 3.4% 증가했으나, 오프라인 규모는 4% 감소했다. 오프라인에선 0.4% 상승을 기록한 백화점을 제외한 모든 채널에서 매출이 감소했다. 슈퍼마켓·대형 마트 등 KA 채널의 매출은 전년 대비 13.1% 감소했고, 멀티 브랜드숍 매출도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

수입도 크게 감소했다. 중국 해관총서가 최근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화장품 카테고리의 수입량과 수입액 모두 감소했으며, 두 부문 모두 감소율은 17% 이상으로 나타났다. 중국 소비자의 화장품 소비 의향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칭옌은 "뷰티 사업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선 업계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태"라며 "산업 성장 둔화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언급했다. "팬데믹 이후 소비자들이 비필수 소비재 구매에 더욱 신중한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외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 언론들은 부정하고 있지만, 국내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선 전반적인 불경기를 겪고 있는 중국의 경제 상황이 소비 위축의 배경이 됐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분위기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칭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 사이에만 최소 23개의 중국 내 화장품 기업이 파산 절차에 돌입했거나 파산 선고를 받았다. 신문은 올해 말까지 파산 신청을 하는 기업은 약 40곳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6·18과 같은 쇼핑 페스티벌이 다가오고 있으나 업계의 기대는 예전만 못한 분위기다. 반복되는 대형 할인 행사에 소비자 참여도 갈수록 줄어들어 이전 같은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신문은 "현재 열악한 환경에 있지만 기업은 R&D, 생산, 조직 역량 등을 업그레이드하며 새로운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다수의 K-뷰티 브랜드는 시장 다변화에 따른 성과를 얻으면서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  이번 1분기엔 수년간의 적자를 털어내거나 매출 신기록을 세운 브랜드도 심심찮게 등장했다.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상당한 매출 비중을 가지고 있는 거대한 시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 K-뷰티 브랜드 역시 제품 및 브랜드의 발전을 도모하며 현지 분위기 및 소비자 행태를 상세히 분석해 맞춤형 전략을 제시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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