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K-뷰티, 5년 동안 6배 성장 시장 점유율 3% 미만, 중·노년 고객층 확대는 고무적
김민혜 기자 | minyang@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05-14 06:00 수정 2024-05-14 06:00

중국에 집중하던 K-뷰티 기업 중 상당수가 일본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가시적 성과도 발생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일본에서 가장 많은 화장품을 수입하고 있는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다수의 현지 언론들은 일본 내 K-뷰티 인기가 '3차 한류붐'과 함께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트와이스·BTS 등 K-팝과 '사랑의 불시착' 등 K-드라마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식 화장법이나 한국의 뷰티 브랜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 2023년 일본 내 K-뷰티 매출은 2019년 대비 약 6배 증가했다. 모든 카테고리에서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INTAGE

일본 시장조사기업 '인테지(INTAGE)'가 최근 발표한 일본 내 K-뷰티에 대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51억엔 규모에 그쳤던 일본의 K-뷰티 시장 규모가 2023년엔 약 6배인 313억엔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의 시장 규모 확대를 품목별로 살펴보면 스킨케어는 10배 이상, 포인트 메이크업은 15배 이상의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일본 화장품 시장은 자국 브랜드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 편이다. 수입 1위 국가인 한국의 시장 점유율이 2.6%에 머물 정도다. 단, 수입 시장 규모 전체의 절반 이상을 K-뷰티가 차지하고 있는 베이스 메이크업 품목의 경우는 시장 점유율이 6.0%까지 상승했다. 일본 수입화장품협회의 화장품 수입 실적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 수출액은 288억 100만엔으로, 수입 시장 전체의 63.1%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K-뷰티의 강력한 성장 배경 중 하나로 다양한 상품 종류를 지목했다. 판매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면, 지난 5년간 K-뷰티 브랜드의 제품 종류수(SKU)는 5.8배 증가했다. 그만큼 일본 현지 소비자에게 많은 선택지가 생긴 것이다.

구매율이나 구매자별 구매 금액도 가파른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2023년엔 K-뷰티 제품 구매율이 19.9%로 조사됐다. 일본 소비자 5명 중 1명이 연 1개 이상의 한국 화장품을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구매금액은 5년 동안 2.2배 늘었다. 일본 소비자가 K-뷰티 아이템이 늘어나고, 꾸준히 사용하는 소비자 역시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새로운 한류 붐은 K-팝이나 드라마를 통한 영향력이 강했던 만큼 최근 일본 내 K-뷰티의 유행은 젊은 소비자들로부터 시작됐다. 보고서 데이터에 따르면 10~30대 구매율이 높게 나타났는데, 특히 2023년 기준 1020 여성 소비자는 3명 중 1명 이상이 K-뷰티 제품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0대의 K-뷰티 제품 구매율은 40%에 육박한다.

성장세는 젊은 소비자층에 비해 완만하지만, 중년 이상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K-뷰티 제품 소비는 확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0대 소비자의 K-뷰티 브랜드 구매율은 15%를 넘어섰고, 보수적 성향이 강한 60대 소비자의 구매율도 7.6%까지 올랐다. 2020년 구매율은 2% 이하였다. 제품 매출뿐 아니라 소비층 범위 자체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K-뷰티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층은 제품의 간편한 사용보다는 제품을 사용하면서 얻는 즐거움에 집중하거나, 새로운 기능에 대한 호기심이 높은 타입으로 분석됐다. 가장 많은 18.6%의 소비자가 ‘사용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제품이라서 K-뷰티 제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뷰티·스킨케어에 대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보고 싶어서’라고 답한 사람도 10.6%나 됐다.

‘메이크업이나 헤어스타일로 개성을 나타내고 싶다’거나 '메이크업이나 헤어스타일로 인상을 바꾸기 위해 사용한다' 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보고서는 조사 참여자들의 응답을 바탕으로 한국 화장품 사용자는 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고, 적극적인 소비자가 많다고 분석했다.

K-뷰티의 매출 확대는 판매 채널 다양화 전략이 유효했다고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채널 구성비를 살펴보면 가장 높은 비중(45%)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이커머스 채널이지만, 보편적 판로인 이커머스 플랫폼이나 드럭스토어 외에도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등 접근하기 쉬운 유통 채널을 통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 롬앤(Rom&nd)은 지난해 일본 편의점 체인 로손(Lawson)과의 협업으로 소용량 제품을 선보였고, 클리오(CLIO)는 5월 하순부터 별도 브랜드 트윙클팝(twinkle pop)을 통해 세븐일레븐에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국내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시장의 경우 폐쇄몰을 통한 구매도 활발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충성도 및 재구매율이 높은 시장인 만큼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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