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여름 시즌은 ‘조용한 럭셔리’를 반영한 부드러운 컬러와 ‘모브 와이프’를 위한 강력한 레드 컬러가 동시에 트렌드로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트렌드가 공존하는 지금, 메이크업 제품의 개발에 트렌드 컬러를 반영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지난 10일 개최된 '2024년 대한화장품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선 브랜드사, 제조사, 임상기관, 관련 대학 연구실 등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해 뷰티 업계의 기술적 진보를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 성과들을 발표했다. 한국콜마 기술연구원 최원정 박사는 오전 초천강연 연사로 나서 '메이크업 제품 개발을 위한 트렌드 컬러 센싱'을 주제로 발표, 관심을 모았다. 뷰티 산업에서 컬러 트렌드 예측의 중요성과 적용 방법 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최 박사는 “뷰티 산업에서 트렌드 컬러는 고객의 구매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사회적 변화와 문화적인 가치를 반영해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트렌드 컬러를 예측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먼저 최 박사는 매해 연초에 여러 기관에서 발표되는 '올해의 컬러' 'S/S 시즌 컬러' 등 트렌드 컬러가 형성되고 전파되는 과정을 소개했다. 트렌드 컬러를 결정하는 시즌의 컬러 팔레트를 결정하는 것은 국제 기관인 '인터컬러(Inter Color)'다. 예를 들어 올 봄/여름 시즌의 트렌드는 2년 전인 2022년 봄/여름 시즌에 인터컬러가 발표한 트렌드 컬러 범주에서 시작된다. 글로벌 트렌드 정보사들은 시즌 24~18개월 전, 즉 2022년 겨울까지 인터컬러가 제시한 컬러 팔레트 중에서 트렌드 컬러를 결정한다. 업계에서 트렌드 컬러를 본격 확인하는 시기는 시즌 12개월 전인 2023년 봄/여름 시즌 즈음이다. 이때 열리는 해외 원사·원단 박람회에서 트렌드 컬러를 바탕으로 한 소재 트렌드가 공개되면, 하이패션 브랜드들은 시즌 6개월 전인 2023년 가을/겨울 시즌 중에 유행 트렌드 컬러를 녹여낸 컬렉션을 선보인다. 컬렉션에서 선보인 트렌드 컬러는 2024년 봄/여름 시즌이 시작되면서 제품으로 소비자들 앞에 나타나게 된다. 트렌드 컬러는 패션을 통해 위에서 아래로 전파되거나(하향전파이론), 아래에서 전파된 트렌드가 위로 전달되거나(상향전파이론), 자신과 비슷한 사회경제 계층 집단 안에서 수평적으로 이동·확산(수평전파이론)돼 왔다. 하지만 최근엔 자유분방해진 패션과 온라인 미디어의 발전으로 새로운 유행 순환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다. 트렌드가 특정한 방향성을 띠기보단 다양한 요소들로부터 영향을 받아 전파된다(순환생태계이론)는 설명이다. 트렌드 컬러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전파되는 과정에서 업계가 그 정보를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최 박사는 뷰티 업계가 뷰티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트렌드의 확산 경로를 살펴야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박사가 제시한 컬러 트렌드를 얻는 경로는 △패션 △팝 컬처 △스트릿패션 △리테일 △디자인 △예술 △라이프스타일 △푸드 앤 드링크 △디지털 컬처 △대중문화(Popular Culture)다. 이 중 리테일(유통)은 트렌드가 완성된 지점을 확인할 수 있는 분야로, 최근 가장 트렌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단으론 팝업스토어가 있다. 또한 외식 트렌드가 전반적인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으므로 먹거리로부터 다양한 컬러, 장식(데코레이션) 아이디어를 활발하게 얻을 수 있다. 또 컬러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대중문화에선 소셜미디어 등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됐다. 올해 봄/여름 시즌의 대표적인 컬러들에 영감을 준 요소로는 △핑크 르네상스 △고 그린 △소셜미디어 등이 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바비의 첫 스틸 사진 속 바비 핑크(첫 스틸 사진은 2022년 공개). 발렌티노가 2022~2023년 컬렉션에서 팬데믹 이후의 침체된 사회에 생기를 더하고자 꺼내온 핑크 컬러가 이번 S/S 시즌의 핑크 르네상스를 이끌었다고 최 박사는 설명했다. 그린 컬러는 친환경, 팬데믹 이후 자유에 대한 열망 등 Z세대의 욕구가 표출되며 2020년대의 트렌드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아울러 소셜미디어, 특히 틱톡에선 다양하고 빠른 키워드들이 쏟아져 나오며, 지금 시즌의 컬러에 다양한 영향을 주고 있다. 기존에는 어떤 트렌드가 발생하면 일정 기간을 두고 그 반대 트렌드가 올라오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엔 소셜미디어의 짧아진 트렌드 주기로 인해 특정 트렌드가 떠오르면 바로 반대 트렌드가 동시에 떠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 유행이 떠오른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반대의 모브 와이프(Mov Wife) 트렌드가 나타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모브 와이프 트렌드는 이른바 '조폭 마누라' 패션으로, 조용한 럭셔리와는 달리 부를 과시적으로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조용한 럭셔리 트렌드에 영향을 받아 나타난 2024년 S/S시즌 컬러는 △피치코랄 △스트롱 라이트 옐로우 △발레 투투 핑크 △올리브민트 그린 △베이비블루 등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의 컬러들이 있다. 반면 모브 와이프 트렌드로 인해 떠오른 컬러는 강렬한 △크림슨 레드 컬러다. 여러 트렌드가 공존하는 현 시대의 양상이 트렌드 컬러에도 적확히 반영된 예다. 마지막으로 최 박사는 시대 정신을 반영한 메이크업 컬러 네 가지를 제시했다. 모브 와이프 트렌드의 글래머러스한 룩을 완성시킬 수 있는 △레드, 바비핑크에서 채도가 낮아지고 라일락 색감이 가미된 클라우드 제형의 △발레코어 핑크, 마티니 메이크업을 완성시켜 주는 △리프레싱 그린, 입자가 작은 쉬머 파우더 제형으로 자연스러운 색감을 구현한 △해이지 글로우 누드(Hazy Glow Nude) 컬러가 그것이다. 최 박사는 "국제컬러마케팅그룹에선 '컬러는 팔린다, 그리고 적합한 컬러는 더 잘 팔린다(Color sells, and the right colors sell better)'는 말을 하곤 한다"며 "고객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앞으로의 트렌드를 예측해서 메이크업 제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컬러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
올해 봄/여름 시즌은 ‘조용한 럭셔리’를 반영한 부드러운 컬러와 ‘모브 와이프’를 위한 강력한 레드 컬러가 동시에 트렌드로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트렌드가 공존하는 지금, 메이크업 제품의 개발에 트렌드 컬러를 반영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지난 10일 개최된 '2024년 대한화장품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선 브랜드사, 제조사, 임상기관, 관련 대학 연구실 등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해 뷰티 업계의 기술적 진보를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 성과들을 발표했다. 한국콜마 기술연구원 최원정 박사는 오전 초천강연 연사로 나서 '메이크업 제품 개발을 위한 트렌드 컬러 센싱'을 주제로 발표, 관심을 모았다. 뷰티 산업에서 컬러 트렌드 예측의 중요성과 적용 방법 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최 박사는 “뷰티 산업에서 트렌드 컬러는 고객의 구매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사회적 변화와 문화적인 가치를 반영해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트렌드 컬러를 예측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먼저 최 박사는 매해 연초에 여러 기관에서 발표되는 '올해의 컬러' 'S/S 시즌 컬러' 등 트렌드 컬러가 형성되고 전파되는 과정을 소개했다.
트렌드 컬러를 결정하는 시즌의 컬러 팔레트를 결정하는 것은 국제 기관인 '인터컬러(Inter Color)'다.
예를 들어 올 봄/여름 시즌의 트렌드는 2년 전인 2022년 봄/여름 시즌에 인터컬러가 발표한 트렌드 컬러 범주에서 시작된다. 글로벌 트렌드 정보사들은 시즌 24~18개월 전, 즉 2022년 겨울까지 인터컬러가 제시한 컬러 팔레트 중에서 트렌드 컬러를 결정한다.
업계에서 트렌드 컬러를 본격 확인하는 시기는 시즌 12개월 전인 2023년 봄/여름 시즌 즈음이다. 이때 열리는 해외 원사·원단 박람회에서 트렌드 컬러를 바탕으로 한 소재 트렌드가 공개되면, 하이패션 브랜드들은 시즌 6개월 전인 2023년 가을/겨울 시즌 중에 유행 트렌드 컬러를 녹여낸 컬렉션을 선보인다. 컬렉션에서 선보인 트렌드 컬러는 2024년 봄/여름 시즌이 시작되면서 제품으로 소비자들 앞에 나타나게 된다.
트렌드 컬러는 패션을 통해 위에서 아래로 전파되거나(하향전파이론), 아래에서 전파된 트렌드가 위로 전달되거나(상향전파이론), 자신과 비슷한 사회경제 계층 집단 안에서 수평적으로 이동·확산(수평전파이론)돼 왔다. 하지만 최근엔 자유분방해진 패션과 온라인 미디어의 발전으로 새로운 유행 순환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다. 트렌드가 특정한 방향성을 띠기보단 다양한 요소들로부터 영향을 받아 전파된다(순환생태계이론)는 설명이다.
트렌드 컬러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전파되는 과정에서 업계가 그 정보를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최 박사는 뷰티 업계가 뷰티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트렌드의 확산 경로를 살펴야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박사가 제시한 컬러 트렌드를 얻는 경로는 △패션 △팝 컬처 △스트릿패션 △리테일 △디자인 △예술 △라이프스타일 △푸드 앤 드링크 △디지털 컬처 △대중문화(Popular Culture)다.
이 중 리테일(유통)은 트렌드가 완성된 지점을 확인할 수 있는 분야로, 최근 가장 트렌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단으론 팝업스토어가 있다. 또한 외식 트렌드가 전반적인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으므로 먹거리로부터 다양한 컬러, 장식(데코레이션) 아이디어를 활발하게 얻을 수 있다. 또 컬러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대중문화에선 소셜미디어 등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됐다.
올해 봄/여름 시즌의 대표적인 컬러들에 영감을 준 요소로는 △핑크 르네상스 △고 그린 △소셜미디어 등이 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바비의 첫 스틸 사진 속 바비 핑크(첫 스틸 사진은 2022년 공개). 발렌티노가 2022~2023년 컬렉션에서 팬데믹 이후의 침체된 사회에 생기를 더하고자 꺼내온 핑크 컬러가 이번 S/S 시즌의 핑크 르네상스를 이끌었다고 최 박사는 설명했다. 그린 컬러는 친환경, 팬데믹 이후 자유에 대한 열망 등 Z세대의 욕구가 표출되며 2020년대의 트렌드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아울러 소셜미디어, 특히 틱톡에선 다양하고 빠른 키워드들이 쏟아져 나오며, 지금 시즌의 컬러에 다양한 영향을 주고 있다. 기존에는 어떤 트렌드가 발생하면 일정 기간을 두고 그 반대 트렌드가 올라오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엔 소셜미디어의 짧아진 트렌드 주기로 인해 특정 트렌드가 떠오르면 바로 반대 트렌드가 동시에 떠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조용한 럭셔리(Quiet Luxury) 유행이 떠오른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반대의 모브 와이프(Mov Wife) 트렌드가 나타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모브 와이프 트렌드는 이른바 '조폭 마누라' 패션으로, 조용한 럭셔리와는 달리 부를 과시적으로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조용한 럭셔리 트렌드에 영향을 받아 나타난 2024년 S/S시즌 컬러는 △피치코랄 △스트롱 라이트 옐로우 △발레 투투 핑크 △올리브민트 그린 △베이비블루 등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의 컬러들이 있다. 반면 모브 와이프 트렌드로 인해 떠오른 컬러는 강렬한 △크림슨 레드 컬러다. 여러 트렌드가 공존하는 현 시대의 양상이 트렌드 컬러에도 적확히 반영된 예다.
마지막으로 최 박사는 시대 정신을 반영한 메이크업 컬러 네 가지를 제시했다. 모브 와이프 트렌드의 글래머러스한 룩을 완성시킬 수 있는 △레드, 바비핑크에서 채도가 낮아지고 라일락 색감이 가미된 클라우드 제형의 △발레코어 핑크, 마티니 메이크업을 완성시켜 주는 △리프레싱 그린, 입자가 작은 쉬머 파우더 제형으로 자연스러운 색감을 구현한 △해이지 글로우 누드(Hazy Glow Nude) 컬러가 그것이다.
최 박사는 "국제컬러마케팅그룹에선 '컬러는 팔린다, 그리고 적합한 컬러는 더 잘 팔린다(Color sells, and the right colors sell better)'는 말을 하곤 한다"며 "고객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앞으로의 트렌드를 예측해서 메이크업 제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컬러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