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G·LG생건, 1분기 '반등 성공', 싹트는 기대감 리브랜딩 및 시장 다변화 효과, 성장세 지속 여부에 관심
김민혜 기자 | minyang@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05-03 06:00 수정 2024-05-03 17:33

지난해 중국 실적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K-뷰티 양대 산맥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올해 1분기엔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시장 다변화와 핵심 브랜드의 리브랜딩 등을 통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이 조금씩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중국 이외의 시장에서 실적 개선을 얼마나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2024년 1분기 매출은 1조68억 원, 영업이익은 830억 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0.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7%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1분기 매출이 전년 수준을 유지했음에도 영업이익은 12.9% 증가했다. 국내 이익 구조가 개선되고, 서구권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덕이다.

국내 사업은 화장품 부문 성장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2.1% 증가한 5636억원으로 올랐다. 국내에선 설화수, 헤라, 라네즈, 에스트라, 한율, 일리윤 등이 트렌드에 맞춘 신제품 출시와 함께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며 매출 성장세에 힘을 보탰다. 국내 영업이익 역시 화장품 부문의 이익 개선과 면세 채널의 두 자릿수 매출 성장에 힘입어 확대됐다.

설화수는 ‘진설’ 라인업의 확대 및 ‘윤조 립밤’ 등 혁신 신제품의 출시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고, 헤라는 신제품 ‘루즈 클래시’를 출시하며 글로벌 앰버서더 제니와 글로벌 캠페인을 전개해 존재감을 높였다. 라네즈는 ‘워터뱅크 크림’ 리뉴얼 등 새로운 제품 출시와 함께 리브랜딩 캠페인을 전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토베리어 365크림’을 리뉴얼 출시한 에스트라도 올리브영 더마 카테고리 매출 1위를 유지하며 성장세를 지속했다.

해외 사업은 아시아 매출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 이번 1분기엔 전년 대비 2.4% 하락한 3368억 원의 매출이 기록됐다. 특히 중화권에서의 부진은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중화권 매출은 1482억원으로 전년 대비 354억원 감소했다. 매출 비중도 2023년 1분기 20.1%에서 2024년 1분기엔 16.3%로 3.8%p 줄었다. 기타 아시아 매출도 지난해 871억원에서 올 1분기엔 835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서구권 매출은 큰 폭으로 성장했다. 미주·EMEA(유럽, 중동 등) 시장을 중심으로 이 지역 매출은 지난해 1분기 742억원에서 올해는 1051억원까지 뛰었다. 매출 성장률은 41.7%에 이른다. 미주 지역에서 40%, EMEA에선 52%의 매출 증가가 기록됐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에뛰드, 에스쁘아 등 주요 자회사가 멀티 브랜드숍 채널을 중심으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며 매출이 전반적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미주에서는 ‘바운시 앤 펌 슬리핑 마스크’ 글로벌 캠페인을 전개한 라네즈를 비롯해 멀티 브랜드숍 및 온라인에서 선전한 이니스프리와 설화수 등 주요 브랜드의 고른 활약이 돋보였다. EMEA에서는 립 카테고리와 핵심 스킨케어 매출이 2배나 증가한 라네즈가 전체 매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주요 자회사의 매출도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그렸다. 이니스프리는 국내 오프라인 로드숍 축소 등으로 매출과 영업익이 하락했으나, 에뛰드는 멀티 브랜드숍과 신성장 온라인 플랫폼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매출이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 제고 및 글로벌 리밸런싱 등의 경영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각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분명하게 하는 브랜드 코어 강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지형도 재편한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새롭게 설정된 집중 성장 지역을 중심으로 유통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다양한 사업 모델을 시도해 지속적인 글로벌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아모레퍼시픽의 호실적에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한화투자증권은 16만원에서 22만원으로 ,  신한투자증권은 17만원에서 22만원으로, NH투자증권은 17만원에서 21만원으로,미래에셋증권은 18만원에서 2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한국투자증권은 20만원에서 22만원으로 각각 올려 잡았다.

미래에셋증권 배송이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해 “국내는 면세가 반등됐고, 해외는 중국 적자가 축소돼 수익성 개선 폭이 컸다”면서 "무엇보다 코스알엑스의 폭발적인 모멘텀이 고무적"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영업적자는 100억원 수준으로 당초 예상치 200억원 대비 유의미하게 축소됐다.

LG생활건강은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특히 HDB(Home Care & Daily Beauty) 매출은 소폭 감소했으나, 뷰티 부문과 음료 부문 매출이 증가하며 전사 매출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2024년 1분기 전사 매출은 1조7287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늘었다. 뷰티 부문 매출은 7409억원으로 전년 대비 394억원(5.6%) 증가했다. 뷰티 부문이 LG생활건강의 2024년 1분기 매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 수준이다.

1분기 전사 영업이익은 151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51억원) 늘었다. 뷰티 부문 영업이익은 6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억원(3.1%) 증가했다. 전사 영업이익의 42%를 차지한다. 전사 매출은 2023년 1분기 이후 4분기 만에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021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에 성장했다.

LG생활건강 측은 "뷰티 사업은 더후 리뉴얼 제품 출시, 국내 온·오프라인 고성장 영향으로 매출이 늘었고, 중국과 북미 사업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도 동반 상승했다"라고 설명한다.

뷰티 부문 사업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럭셔리 브랜드 매출이 75%로 압도적이다. 브랜드 별로 살펴보면 '더후(THE WHOO)'의 비중이 52%로 절대적 우위를 차지했다. 차세대 안티에이징 성분인 NAD+를 함유한 ‘더후 비첩 자생 에센스 4.0’, 천기단 등 리뉴얼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으며, 국내 육성 채널에서 고성장을 기록해 매출이 늘었다. 특히 온라인과 H&B 매출이 고성장을 기록했다.

더후는 면세 매출은 감소했으나, 온라인 매출이 확대되면서 중국에서도 매출이 증가했다.  중국 소비자의 화장품 재고가 감소하면서 1분기 중국 매출이 회복세를 보였으며, 중국 현지 면세 매출 역시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더페이스샵(7%), 빌리프(3%), CNP(3%) 등의 브랜드가 더후의 뒤를 이었다. 고효능 안티에이징 솔루션 및 선케어 카테고리 강화로 소비자 선호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빌리프는 효능과 성분을 강화한 ‘폭탄크림TM 듀오 2세대’를 선보였으며, CNP 등 10개 브랜드에서 초경량 액체타입 제형의 선제품인 ‘선퀴드’를 출시해 선케어 카테고리를 강화했다.

LG생활건강 브랜드 관계자는 "더후의 경우 브랜드 철학을 재정립하고 타깃 고객을 명확하게 하는 방향으로 리브랜딩을 진행했다"며, "궁중 처방에 현대 과학 기술을 접목한 ‘궁중 피부 과학 럭셔리 브랜드’를 지향하는 것이 더후의 브랜드 방향성"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브랜드가 갖고 있던 고유의 가치와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동시대적 감성을 고려한 새로운 니즈를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리브랜딩 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효능·효과 및 임상실험 기반의 과학적 근거를 보강한 제품을 출시해 글로벌 소비자 선호에 부합하는 제품으로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며 "다양한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도 일제히 올려 잡았다. 현대차증권은 기존 34만원에서 43만원으로, NH투자증권은 38만원에서 42만원으로,  KB증권은 40만원에서 44만원으로,  한화투자증권은 40만원에서 47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KB증권 박신애 연구원은 “중국 화장품 매출이 9개 분기 만에 성장세로 전환하면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17% 상회했다”면서 “2024년 연결 매출 +5%, 영업이익 +18%가 예상되며 ‘중국+면세’ 매출이 13%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뷰티누리의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전체댓글 0개
    독자의견(댓글)을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