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 화장품 사업 순항 중…전체 매출 상승세는 꺾여 아시아 시장과 주류·패션 부진 탓
박수연 기자 | waterkite@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04-18 06:00 수정 2024-04-18 06:00

프랑스 모엣 헤네시 루이비통(Moet Hennessy Louis Vuitton, LVMH)의 올해 1분기  화장품 사업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아시아 시장과 주류, 패션 사업에서 부진해 매출이 감소한 상황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 1분기 LVMH의 매출은 206억9400만 유로(약 30조4850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2% 감소했다.   ⓒLVMH

16일(현지시간) LVMH는 금융권의 실적 전망치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1분기 LVMH의 매출은 206억9400만 유로(약 30조4850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2% 감소했다. 순매출(Organic)은 3% 증가했으나, 환율 등을 반영해 조정한 -4%와 그룹 자체 구조적 영향으로 -1%되면서 조정 매출(Reported)은 -2%가 됐다.

세포라 등 유통 사업과 디올, 겔랑, 지방시 등의 럭셔리 뷰티 브랜드의 성장에도, LVMH 그룹의 핵심 사업인 패션(조정 -2%, 순매출 +2%)과 와인 및 주류 제품 사업(조정 -16%, 순매출 -12%)에서 매출이 하락하며, 지난해까지의 화려한 상승 랠리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화장품 사업은 여전히 순조로웠다. 1~3월 LVMH 소속 뷰티 브랜드들은 향수 사업에서 성과를 내며 전년비 순매출은 7%, 환율 조정값으론 3% 증가해 21억8200만 유로(약 3조214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 1~3월 LVMH 소속 뷰티 브랜드들은 향수 사업에서 성과를 내며 전년비 순매출은 7%, 환율 조정값으론 3% 증가해 21억8200만 유로(약 3조214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LVMH

크리스찬 디올의 인기 향수 라인인 소바쥬(Sauvage), 쟈도르(J'adore) , 미스 디올(Miss Dior)이 꾸준히 좋은 실적을 거뒀고, 새 향수 라인도 성공적이었다는 설명이다. 겔랑은 플로라블룸(Florabloom) 버전의 아쿠아 알레고리아(Aqua Allegoria) 향수, 지방시는 랑 떼르디(L'Interdit) 향수가 성장세를 보였다. 메종 프랑시스 커정(Maison Francis Kurkdjian은)의 바카라 루쥬 540(Baccarat Rouge 540) 향수도 브랜드 성장을 이끌었다.

스킨케어 및 메이크업 카테고리에선 디올이 루즈 디올(Rouge Dior) 과 스킨케어 라인 캡처(Capture)를 리뉴얼하면서 매출이 성장했다. 겔랑의 아베이로얄(Abeille Royale) 크림과 테라코타(Terracotta) 블러셔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유통 사업(Selectivd Retailing)은 세포라의 확장으로 1분기 순매출이 11%, 조정치로는 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라는 북미를 비롯해 유럽, 중동에서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북미에선 매장 수가 꾸준히 증가 중이다. 다만 한국 시장에선 올리브영의 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최근 철수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아시아 시장이 LVMH의 실적을 '좌지우지'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 매출의 33%를 차지하는 중국 및 아시아 지역에선 순매출이 6% 감소해 전체 실적을 끌어내린 반면, 일본에서는 32%나 증가했다.

LVMH 측에 따르면, 1~3월 중국인에 대한 매출은 전년비 약 10% 증가했으나,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90% 수준이던 중국 내 소비가 올해는 80% 미만으로 떨어졌다. 나머지는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떠난 일본, 유럽 등지의 매출에 포함됐다.

실제로 지난해 36%를 차지하던 중국 및 아시아 지역의 매출 비중은 1~3월 3%p 하락했고, 일본(9%)과 유럽(15%)에서 각각 2%p, 1%p 증가했다. 미국은 23%로, 전년과 동일하게 유지됐다.

일본 매출은 중국인 관광객에 의한 매출과 더불어 엔저 현상으로 인한 환율 효과가 반영돼 큰 폭으로 늘어났다. 미국과 유럽에선 순매출이 각각 2%씩 소폭 증가했다.

LVMH의 CFO 장 자크 기오니(Jean-Jacques Guiony)는 "올해는 그룹의 성장이 전반적으로 정상화되고 있다"며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경제적 압박을 받는 미국 고객의 소비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오니는 지난해, 팬데믹을 겪으며 명품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을 두고 '광란의 3년'이라고 표현했고, 이후 LVMH의 실적은 "평균에 가까운 수치로 수렴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현지에선 LVMH의 1분기 실적에 대해 전반적으로 '무난하다'고 평했다. 파이낸셜타임즈(Financial Times)에 따르면 UBS의 분석가 Zuzanna Pusz는 "다년간 견조한 실적을 거둔 것에 대한 기저효과 및 명품 시장 성장 둔화 추세를 감안하면 무난한 출발"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중국(인) 매출이 회복 중이라는 이유로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특히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고가 브랜드 성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화장품 시장에서 LVMH의 기세는 굳건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글로벌 럭셔리 시장의 성장세 둔화는 LVMH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컨설팅 기업 맥킨지(McKinsey)는 올해 고급 브랜드 시장이 3~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는 지난해 예측치의 절반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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