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ESG 경영,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기본 전략으로 자리 잡아 안병욱 <㈜디아이비컨설팅 대표 컨설턴트>
편집국 기자 | media@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4-04-23 06:00 수정 2024-04-23 06:00

화장품산업의 ESG 경영 생존전략

<1> 화장품산업의 ESG 경영
<2> 화장품산업의 국내·해외 기업의 ESG 추진현황
<3> ESG와 GREEN WASHING의 상관관계 
<4> ESG 기업에 필수적인 ‘글로벌 평가제도’
<5> ESG 기업에 필수적인 ‘글로벌 인증제도’ 
<6> 화장품기업의 ESG 생존전략 대응방안

현재 KFRI(한국식품연구원) 디지털팩토리사업단 평가위원, 중소기업중앙회 글루텐프리인증 심사위원, 국가기술표준원 KS인증 심사위원, 영국비건협회(비건소사이어티) 한국지사 자문위원, KAB 소속 ISO 인증기관 선임심사원


국내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란 용어는 이제는 한번쯤은 들어본 단어이고, 각 기업의 홈페이지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내용이 됐다. 그러나 내수만을 위한 제조사들에게는 아직도 ESG는 낯선 용어일 수밖에 없다. 또한, ESG를 추진하는 중견기업 이상의 기업들조차 접근방법에 대한 이해도는 낮은 수준이다. 이에 ESG에 대한 기본 개념을 설명하고 ESG에 대한 주요 내용을 소개함으로써 특히 화장품산업에서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 이해를 돕고자 한다.

ESG는 환경(Environment)의 ‘E’, 사회(Social)의 ‘S’, 지배구조(Governance)의 ‘G’ 등, 앞글자들을 합친 단어로서 기업의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비재무적 요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국내외 뷰티 업계는 ESG 경영에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친환경 가치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기업들은 환경 보호, 사회적 책임 이행, 투명한 지배구조 개선 등 ESG 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다. 가치 소비란 소비자가 광고나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의 가치 판단을 기준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방식을 일컫는다.

2023년 한국 ESG기준원 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기업 상위 업체 중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그룹, 애경산업은 A등급을 받았고,  한국콜마는 B등급을 유지했다. 한국콜마는 E(환경), S(사회) 분야에서는 A등급을 받았으나 G(지배구조)에서 D등급을 받아 최종등급이 B로 확정됐다. 특히 화장품업계는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패키지 확대 및 플라스틱 사용 저감 활동, 재활용 방침 및 생물 다양성 보장 등 다양한 ESG 활동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각 기업의 홈페이지를 통해 지속 가능성 보고서로 확인할 수 있다.

ESG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간략하게 시대별로 알아보자!

■1950~1970년대 :책임을 깨닫다 


50년대는 Howard Bowen의 저서 ‘사업가의 사회적 책임’에서 기업의 책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60년대는 베트남전쟁, 흑인과 여성 인권 운동 등으로 기업과 투자자가 사회적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70년대로 접어들면서 산업 활동으로 인한 오염, 환경 파괴, 건강 문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법적 장치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한국의 60년대는 제3공화국 정부의 경공업 위주의 수출 전략, 70년대는 제4공화국 정부의 중화학공업 위주의 경제 성장전략으로 환경 문제가 대량으로 발생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화장품 역사는 1915년에 근대 한국 화장품의 효시인 “박가분” 제품을 두산그룹의 모태인 ‘박승직 상점’에서 고객 사은품으로 처음 만들었다. 정식제조허가를 받아 시판한 것은 1922년이다. 화장가루라 불리던 분(백분, 연분 등)을 시작으로, 1932년부터 판매된 동백머릿기름이 있다. 이 동백기름은  아모레퍼시픽의 현재를 있게 한  제품이다. 이 무렵 한국인이 세운 화장품회사가 등장해 국내 화장품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이후 1947년에 “동동구리무”의 대명사로 불린 럭키크림 제품을 출시한 LG생활건강의 전신인 ‘락희화학공업사’가 등장했다. 국내 화장품 시장은 60년대 군사정부를 거쳐 70년대 장발과 통기타 문화도 영향을 받는다.

■1980~1990년대 :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UN 및 COP의 등장

80년대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기업은 단순한 이익 창출을 넘어 직원, 지역 사회, 환경에 대한 의무가 있음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80년대는 제5공화국 정부가 들어서면서 환경권 조항이 신설됐다. 환경정책의 새로운 전기를 여는 듯했으나 대기업의 급속한 경제성장은 환경정책의 중요한 걸림돌이 됐다.

1980년 국내 화장품 시장은 컬러 TV 등장으로 색조 화장에 눈을 뜨면서 화장품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또한, 1983년 화장품 시장이 개방되면서 본격 경쟁이 돌입됐다.

1992년 유엔의 리우 지구 정상회담은 환경 문제를 세계 무대로 끌어올린 중요한 행사였다. 또한 1997년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와 같은 글로벌 이니셔티브가 등장해 지속 가능성 보고를 위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했다.

한국의 90년대는 97년 IMF 금융위기를 맞으며 정부 정책의 변화와 환경정책의 발전 가능성은 퇴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경제적 유인책으로 쓰레기 종량제, 환경개선부담금, 폐기물 예치금 및 부담금, 수질 개선부담금 등 각종 부담금과 예치금제도가 도입됐다.

90년대는 현존하는 많은 화장품 브랜드가 생겨난 시기다. 해외시장과 달리 국내 화장품시장은 기초 화장품 위주로 성장했다.

■2000년대 : 역학의 변화 그리고 ESG 용어의 등장 
2004년에 코피 아난(Kofi Annan) 전 UN 사무총장은 50명이 넘는 CEO에게 편지를 보내 UN 글로벌 콤팩트(UN Global Compact)에 따른 계획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1년 후, 동일한 계획이 담긴 ‘Who Cares Wins’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ESG 활동과 재무 성과 사이에 중요한 연결 고리를 구축했다. 같은 해 UNEP 금융 이니셔티브(UNEP/fi)는 Freshfields 보고서에서 재무 가치 평가에 있어 ESG 문제의 관련성을 강조했다.

2001년 엔론의 몰락사건은 기업의 투명성, 책임성, 윤리적 행동 문화를 조성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준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한국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환경 보건 중심 정책으로 변화한다. 2006년 환경부가 기존의 오염물질관리에서 국민건강 중심으로 환경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환경 보건정책을 출범하는 환경보건 원년을 선언했다.

2002년 2월 24일에 제정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는 제품의 설계단계부터 폐기물 발생량을 원천적으로 줄이고 재활용을 확대하고자 하는 제도다.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재활용부과금을 2004년도부터 부과했다. 또한,  지속가능한 토지이용과 자연생태계의 보전 등도 강조되기 시작했다. DMZ 일원 생태계 보전대책, 도서 연안 생태축 보전방안, 국가생물자원보전 종합대책 등 많은 정책이 수립되고 이행됐다.

2000년대 한국 화장품 시장은 샤넬, 디올, 랑콤, 에스티로더 등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됐고 다양한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등장하면서 유통시장이 큰 변화를 겪게 됐다.

■2010년대: ESG 공식화

2011년에 Jean Rogers는 특정 산업에서 회사의 수익에 ESG가 미치는 영향을 반영할 수 있는 회계 규칙을 개발하기 위해 지속 가능성 회계 표준 위원회(SASB)를 설립했다. 2015년에는 UN이 17가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발표했다. 금융안정위원회(FSB)는 기후변화 관련 공개에 대한 보고 지침을 제공하는 기후 관련 재무 공개 태스크포스(TCFD)를 설립했다. 같은 해 세계는 195개 국가들이 참여해 채택된 파리협정(15년 12월)으로 온실가스 감축이 의무화됐다. 또한, 2016년에 GRI Standards가 도입되면서 ESG 보고가 공식화됐다.

한국의 2010년대 환경정책은 세계화의 흐름에 맞춰 기후변화 대응 및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기반으로 한 정책지원을 했다. 이는 ESG의 개념에서 환경부문만을 강조한 것이고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지는 못했다.

2010년도는 한국 화장품시장에 혁신적인 변화가 찾아온다. H&B스토어와 이커머스의 등장이다. 또한, 중국 방문객의 증가로 화장품 시장은 매년 10%씩 성장했으며, 중국의 한류열풍으로 K-뷰티 선호도가 매우 높아졌다.

■2020년대 : ESG가 주류
2020년도에 ESG에 관한 관심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환경 이슈에 관한 관심이 증폭됐고, 경제 위기 상황으로 사회 양극화도 심화했다.

한국 화장품산업의 ESG는 주요 뷰티 기업들의 필수 과제로 등장했다.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선 물론 2025년부터 상장사의 ESG 공시 의무화가 도입되고, 2030년부터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클린뷰티·지속가능한 뷰티가 중요 트렌드로 떠올랐다.   가치 소비 세대인 MZ세대가 주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인식이 변화돼 기업의 윤리성과 진정성이 소비 척도가 됐다.  이에 국내 주요 브랜드사들도 앞다퉈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 패키징, 사회공헌활동, 인권 리스크 예방, 윤리적 마케팅 활동 등 ESG 경영에 총력을 다하는 분위기다.

EU(유럽연합) 의회는 회원국의 공급망 관련 법안 제·개정을 요구하는 '공급망 실사 지침’ 2022년 2월 발표했다. 공급망 실사 지침은 EU 내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을 하는 EU 기업과 非 EU 기업이 공급망 ESG리스크를 진단·실사 후 관련 내용을 공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공급망 실사 지침이 EU의회에서 최종 승인될 경우, 회원국은 2년 내 각국별 관련 법률을 제·개정해 공급망 진단 및 실사를 의무화해야 하므로 EU 기업과 비 EU 기업 공급망 체계에 있는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4년은 전 분야에 걸쳐 ESG 경영을 확대하고 각 기업만의 차별화된 전략이 수립되고 이행될 것이다. 이제는 ESG 경영이 보여주기 위한 시스템이 아니라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무조건적인 전략이 된 것이다. 우리 기업에 맞는 전략으로 글로벌시장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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