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뷰티'의 이미지를 젊고 활기차게 바꾸겠다고 나선 업체가 있다. 컬러풀한 이미지를 내세워 ‘뻔’한 보디 제품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컬러풀한 비건 보디 케어 브랜드 디어도어의 이야기다. 디어도어를 만든 아이콘BX의 김현주 대표는 마케터로 잔뼈가 굵었다. 현장을 직접 겪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뷰티 업체들의 해외 커머스를 돕는 동시에 자신의 아이디어가 담긴 브랜드를 내놓았다.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아이콘BX 본사에서 김 대표를 만나 이 우직한 도전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광고 회사에서 온라인 마케팅 기획을 시작으로 해외 커머스 세계에 발을 들였다. 해외에서 시작했다가 국내로 적을 옮겨, 국내 업체들의 해외 커머스 사업을 돕기 시작했다. 아이콘글로벌은 이를 위해 설립한 회사다. 사드, 코로나 등 각종 악재에도 승승장구했다. 아이콘글로벌을 통해 목표 매출을 달성하고 규모가 더욱 커지면서 현지 파트너를 만나 떠나는 업체들이 많아졌다. 애정을 많이 쏟아 부었기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 브랜드를 만들어 우리의 인재를 활용하고 우리의 노하우로 부가가치를 만들어보자, 이런 생각으로 아이콘BX를 창립하고 디어도어의 문을 열었다. 디어도어에 새로운 마케팅이나 유통 방법 등을 적용해보고 결과가 좋으면 아이콘글로벌 고객사에도 제안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고객사들도 스스럼없이 받아들여 주신다.
론칭 후 8개월이 지날 무렵 CJ올리브영의 온라인몰에 입점했다. 이후 뷰티컬리, 카카오선물하기 등에도 입점했다. 지난달 AK플라자 수원점에서 팝업스토어도 열었다. 각 플랫폼에 브랜드를 큐레이팅하는 담당자들이 비건 뷰티의 기존 관념과는 차별화된 디어도어를 흥미로워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보디 스크럽을 메인으로 내세우는 브랜드라는 점도 여러 유통사에 입점하는 데 도움이 됐다. 최근 2~3년간 인디 뷰티 브랜드들이 떠오르는 동안에도 스크럽 제품을 메인으로 내세우는 브랜드는 거의 없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당연하게도 그것이 다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사업은 제작 단가를 낮추고 수익을 높여야 하는데, 디어도어는 원료에 많은 비용을 들인다. 스크럽 제품은 정제수(물)가 빠지고 원물이 많이 들어가 단가가 높다. 그렇다고 아무 재료나 쓸 순 없지 않은가. 비싸서 쓰기 부담스러운 재료들도 쏟아부었다. 제조도 제일 잘하는 한국콜마에서 한다. 또 우리는 비건 브랜드이니 포장재부터 각종 인증까지 모든 부분에서 최고의 선택지를 골랐다. 보디 제품은 향이 중요하니 뻔하지 않으면서 대중성도 있는 향에도 투자했다. 흔히 아는 향, 향수 브랜드의 향을 벤치마킹한 향이 아닌 '남들이 안 해본 향'을 넣기 위해 명품 향수 브랜드들에 원료를 공급하는 프랑스 회사와 함께 디어도어에 맞는 향을 개발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소비자들을 만나보면, 10명 중 1명만 스크럽제를 사용하더라. 심지어 젊은 친구들도 보디 스크럽 제품을 잘 몰랐다. 미국 등 스크럽제를 자주 사용하는 국가들과는 달리 한국은 보디 스크럽 관련 시장이 활성화되진 않았다고 느낀다. 그만큼 성장의 가능성도 크지만. 스크럽제를 사용하지 않던 사람에게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게 오프라인 접점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 올리브영 입점이나 팝업스토어를 시작으로, 호텔이나 카페 등 보디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곳에 납품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단가가 높고 비용이 많이 들면 가격대가 올라갈텐데. 경험에 비춰볼 때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엔 한계가 있더라. 따라서 회사의 마진을 낮추고 고객들이 많이 찾을 수 있는 선에서 가격을 책정한다. 아낌 없는 투자가 제품에 녹아나면 소비자들이 알아주시지 않을까, 하고 기대한다. 다만, 판매를 책임지는 김정수 본부장은 매번 앓는 소리를 한다. (이날 인터뷰에 동석한 김 본부장은 "대표님이 원가를 너무 안봐요"라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보디 워시와 보디 로션을 각각 2만개씩 생산했으나 출시를 포기했다. 캔 음료와 유사한 형태의 용기를 채택했는데, 개봉 과정에서 마개가 부러질 수 있다는 생각에 보완하기로 결정했다. 이 제품을 판매해서 거두는 수익보다, 신뢰를 지키고 소비자 기준에 맞추는 브랜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거다. 제품이 좋아야 소비자들이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고, 그 소개가 또 브랜드로 돌아올 수 있다. 이 선순환이 계속돼야 마케팅이든 제품이든 의미가 생긴다는 신념이다. 대신 이 물량은 팝업스토어에서 오픈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혹시나 부러지면 새 제품으로 교환 가능하다는 조건으로 원가에 선보였다. 반응이 아주 좋았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고 자평한다.
지금도 해외 매출 비중이 더 크다. 국내에서 브랜드를 론칭한 후 중국 일본 등에 본격 진출했다. 미국 아마존에선 지난 1월부터 판매를 개시했다. 말레이시아에선 공식 파트너인 틱톡을 통해 마케팅하고 있다. 브랜드가 조금씩 커지면서 틱톡 팔로워도 1만명을 넘겼다. 가장 최근엔 러시아, 중동 6개국, 인도네시아 등으로의 총판 계약을 마쳤다. 앞으로도 해외 박람회 등에 꾸준히 참여하며 판로를 넓힐 생각이다.
디어도어가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신뢰를 얻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이를 위해 앞으로 제품 라인을 확대하고 기능성도 더욱 강조할 계획이다. 4월엔 본격적으로 보디 워시·로션 제품을 출시한다. 올해 안에 트러블 케어 라인과 보습 케어 라인도 8~9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고, 6번째 보디 스크럽 제품도 공개된다. 커머스 업체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개인적인 목표는, 해외에서 우리나라 브랜드들이 자리 잡을 수 있게 돕는 안정된 형태의 인큐베이팅 플랫폼으로 인정받고 싶다. 당장의 이익보단 브랜드 가치에 도움이 되는 방향, 더 큰 숲을 보는 기업으로 상호발전하고 싶다. |
'비건 뷰티'의 이미지를 젊고 활기차게 바꾸겠다고 나선 업체가 있다. 컬러풀한 이미지를 내세워 ‘뻔’한 보디 제품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컬러풀한 비건 보디 케어 브랜드 디어도어의 이야기다.
디어도어를 만든 아이콘BX의 김현주 대표는 마케터로 잔뼈가 굵었다. 현장을 직접 겪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뷰티 업체들의 해외 커머스를 돕는 동시에 자신의 아이디어가 담긴 브랜드를 내놓았다.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아이콘BX 본사에서 김 대표를 만나 이 우직한 도전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광고 회사에서 온라인 마케팅 기획을 시작으로 해외 커머스 세계에 발을 들였다. 해외에서 시작했다가 국내로 적을 옮겨, 국내 업체들의 해외 커머스 사업을 돕기 시작했다. 아이콘글로벌은 이를 위해 설립한 회사다. 사드, 코로나 등 각종 악재에도 승승장구했다.
아이콘글로벌을 통해 목표 매출을 달성하고 규모가 더욱 커지면서 현지 파트너를 만나 떠나는 업체들이 많아졌다. 애정을 많이 쏟아 부었기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 브랜드를 만들어 우리의 인재를 활용하고 우리의 노하우로 부가가치를 만들어보자, 이런 생각으로 아이콘BX를 창립하고 디어도어의 문을 열었다. 디어도어에 새로운 마케팅이나 유통 방법 등을 적용해보고 결과가 좋으면 아이콘글로벌 고객사에도 제안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고객사들도 스스럼없이 받아들여 주신다.
이제 한 살이 조금 넘은 브랜드인데 각종 유력 유통 채널을 다 뚫었다.
론칭 후 8개월이 지날 무렵 CJ올리브영의 온라인몰에 입점했다. 이후 뷰티컬리, 카카오선물하기 등에도 입점했다. 지난달 AK플라자 수원점에서 팝업스토어도 열었다. 각 플랫폼에 브랜드를 큐레이팅하는 담당자들이 비건 뷰티의 기존 관념과는 차별화된 디어도어를 흥미로워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보디 스크럽을 메인으로 내세우는 브랜드라는 점도 여러 유통사에 입점하는 데 도움이 됐다. 최근 2~3년간 인디 뷰티 브랜드들이 떠오르는 동안에도 스크럽 제품을 메인으로 내세우는 브랜드는 거의 없었다.
보디 케어 품목 자체에 강점이 있다는 뜻인가.
틀린 말은 아니지만, 당연하게도 그것이 다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사업은 제작 단가를 낮추고 수익을 높여야 하는데, 디어도어는 원료에 많은 비용을 들인다. 스크럽 제품은 정제수(물)가 빠지고 원물이 많이 들어가 단가가 높다. 그렇다고 아무 재료나 쓸 순 없지 않은가. 비싸서 쓰기 부담스러운 재료들도 쏟아부었다. 제조도 제일 잘하는 한국콜마에서 한다. 또 우리는 비건 브랜드이니 포장재부터 각종 인증까지 모든 부분에서 최고의 선택지를 골랐다.
보디 제품은 향이 중요하니 뻔하지 않으면서 대중성도 있는 향에도 투자했다. 흔히 아는 향, 향수 브랜드의 향을 벤치마킹한 향이 아닌 '남들이 안 해본 향'을 넣기 위해 명품 향수 브랜드들에 원료를 공급하는 프랑스 회사와 함께 디어도어에 맞는 향을 개발했다.
보디 스크럽이란 품목의 시장성은 어떠한가.
실제로 현장에서 소비자들을 만나보면, 10명 중 1명만 스크럽제를 사용하더라. 심지어 젊은 친구들도 보디 스크럽 제품을 잘 몰랐다. 미국 등 스크럽제를 자주 사용하는 국가들과는 달리 한국은 보디 스크럽 관련 시장이 활성화되진 않았다고 느낀다. 그만큼 성장의 가능성도 크지만.
스크럽제를 사용하지 않던 사람에게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게 오프라인 접점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 올리브영 입점이나 팝업스토어를 시작으로, 호텔이나 카페 등 보디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곳에 납품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단가가 높고 비용이 많이 들면 가격대가 올라갈텐데.
경험에 비춰볼 때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엔 한계가 있더라. 따라서 회사의 마진을 낮추고 고객들이 많이 찾을 수 있는 선에서 가격을 책정한다. 아낌 없는 투자가 제품에 녹아나면 소비자들이 알아주시지 않을까, 하고 기대한다. 다만, 판매를 책임지는 김정수 본부장은 매번 앓는 소리를 한다. (이날 인터뷰에 동석한 김 본부장은 "대표님이 원가를 너무 안봐요"라고 하소연했다.)
초반부터 브랜딩에 크게 투자하는 듯하다.
지난해 보디 워시와 보디 로션을 각각 2만개씩 생산했으나 출시를 포기했다. 캔 음료와 유사한 형태의 용기를 채택했는데, 개봉 과정에서 마개가 부러질 수 있다는 생각에 보완하기로 결정했다. 이 제품을 판매해서 거두는 수익보다, 신뢰를 지키고 소비자 기준에 맞추는 브랜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거다. 제품이 좋아야 소비자들이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고, 그 소개가 또 브랜드로 돌아올 수 있다. 이 선순환이 계속돼야 마케팅이든 제품이든 의미가 생긴다는 신념이다. 대신 이 물량은 팝업스토어에서 오픈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혹시나 부러지면 새 제품으로 교환 가능하다는 조건으로 원가에 선보였다. 반응이 아주 좋았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고 자평한다.
해외 진출은 어떻게 하고 있나.
지금도 해외 매출 비중이 더 크다. 국내에서 브랜드를 론칭한 후 중국 일본 등에 본격 진출했다. 미국 아마존에선 지난 1월부터 판매를 개시했다. 말레이시아에선 공식 파트너인 틱톡을 통해 마케팅하고 있다. 브랜드가 조금씩 커지면서 틱톡 팔로워도 1만명을 넘겼다. 가장 최근엔 러시아, 중동 6개국, 인도네시아 등으로의 총판 계약을 마쳤다. 앞으로도 해외 박람회 등에 꾸준히 참여하며 판로를 넓힐 생각이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디어도어가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신뢰를 얻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이를 위해 앞으로 제품 라인을 확대하고 기능성도 더욱 강조할 계획이다. 4월엔 본격적으로 보디 워시·로션 제품을 출시한다. 올해 안에 트러블 케어 라인과 보습 케어 라인도 8~9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고, 6번째 보디 스크럽 제품도 공개된다.
커머스 업체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개인적인 목표는, 해외에서 우리나라 브랜드들이 자리 잡을 수 있게 돕는 안정된 형태의 인큐베이팅 플랫폼으로 인정받고 싶다. 당장의 이익보단 브랜드 가치에 도움이 되는 방향, 더 큰 숲을 보는 기업으로 상호발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