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우리 옷'의 어제와 오늘을 만나다 조선시대 활옷과 젊어진 한복
두유진 기자 | dyj0128@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3-10-16 06:00 수정 2023-10-16 06:00
K팝, K드라마, K무비, K푸드, K뷰티 등 K컬처가 글로벌무대에서 환대받고 있는 지금 K패션은? 

서양의상이 아닌 우리옷, 한복에 뿌리를 둔 K패션이 궁금하다면 우리옷을 주제로 한 두 개의 전시회를 찾아보자. 쉽게 접하기 어려운 한복 전시회가 거의 동시에 열리고 있다. 

고궁박물관 ...12월 13일까지

'활옷만개 포스터'  © 국립고궁박물관


서울시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은 ‘활옷 만개(滿開), 조선왕실 여성 혼례복’전을 마련했다.  2층 기획전시실에서 지난 9월 15일 시작해 12월 1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에는 조선시대 공주와 옹주, 군부인(왕자의 부인) 등 왕실 여성들의 '웨딩드레스'인 '활옷' 9점과 관련 유물 110여점이 소개된다. 
 복온공주 홍장삼과 대대.       ©국립고궁박물관 

 요즘 결혼식에선 하얀 드레스를 입지만 예전 우리 조상들은 각종 무늬가 한가득 수놓인 화려한  붉은 비단옷을 입었다. 활옷은 우리 고유 복식의 전통을 이은 긴 겉옷으로, 치마‧저고리 등 여러 받침옷 위에 착용해 혼례복을 완성하는 겉옷이다. 
활옷은 조선의 공주·옹주가 혼례에 갖춰 입었던 의례복이지만 일반 백성에게도 혼례 때에는 이 옷을 입을 수 있도록 허(許)했다.  조선의 애민(愛民)정신을 엿볼 수 있다고나 할까. 

혹시 BTS 팬이라면 이번 전시는 놓쳐선 안될듯하다. 전시된 활옷 중에는 BTS의 RM이 복원에 힘써달라며 1억원을 후원해 제 모습을 찾은 로스앤젤레스카운티 미술관 소장의 활옷이 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최근 보존처리를 완료해 다시 미국으로 돌려보내기 전에 국내에서 선보이는 것이므로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아름지기 통의동 사옥...11월 15일까지


'blurring boundaries: 한복을 꺼내다' 전시회 포스터.


고궁박물관에서 우리의 옛것을 익혔다면 오늘의 우리를 위해 지어진 한복을 만나보자. 서울 종로구 아름지기 통의동사옥에서 열리고 있는 'blurring boundaries: 한복을 꺼내다'는 한복의 ‘온고지신(溫故知新)’을 보여준다. 지난달 2일 시작한 이번 전시는 11월 15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태어나 LA에서 활동하는 의류 디자이너 크리스티나 김과  지음 옷공방이 함께했다. 크리스니타 김은 “40년 넘게 한국을 떠나 있었지만 할머니가 입으셨던 한복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원형은 그대로 유지하고 목선만 변형해 디자인한 한복은 당장 입고 나가도 될 만하다”고 소개했다.

1층 전시장에선 전통 한복의 아름다움을 간직하면서 현대인의 일상복이 된 의상들이 전시됐다. 서양의 볼레로처럼 가슴선 위로 올라간 짧은 저고리, 남자 속옷 바지를 돌려 입도록 디자인한 통바지, 3겹 무지기 속치마를 응용한 레이어드 스커트, 남성 배자와 등거리를 활용한 조끼 등 총 37점의 현대화된 한복들을 만날 수 있다.


허리에서 묶어 입게 해 편의성을 살린 치마. © 아름지기

2층에선 조선 후기부터 1960년대까지 자연스레 현대인의 몸에 맞게 변형된 다양한 형태의 저고리를 전시한다. 3층에선 자투리 천을 이어 만든 가림막 설치작품을 볼 수 있다. 조각보를 통해 ‘제로 웨이스트’ 생활을 실천한 조상들의 슬기를 되새겨 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하 전시장에서도 자투리 천으로 만든 다양한 컬러의 색동 머플러와 노리개 장식을 볼 수 있다. 또 이번 전시 의상들의 특별한 제작 과정을 알기 쉽도록 실제 옷감과 이미지 등도 전시했다.

아름지기는 전시회 소개에서 ”전통과 현대, 그리고 지역의 경계를 느슨하게 풀어낸 결과물을 전시를 통해 만나보라“면서 ”지금 당장 입고 나가도 어색하지 않은, 이제야 비로소 천천히 진화하고 있는 바로, 우리 옷이 여기에 있다“고 했다. 후원자 이름에 오른 까르띠에가 눈에 띄는 전시다. 입장료가 있다. 1만원. 
디자이너 손에서 다시 태어나 한껏 젋어진 한복들.                                                                                                      ©아름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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