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상 융복합 연구도 가능, 전문성으로 차별화” H&Bio 허찬영 대표  
김민혜 기자 | minyang@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3-09-07 06:00 수정 2023-09-07 06:00
똑똑해진 소비자들은 더 이상 마케팅 문구를 ‘그냥’ 믿지 않는다. 효능 입증을 위한 과학적 근거 제시가 중요해지면서 화장품, 미용기기,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임상·비임상 시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임상 업체의 수도 늘고 있지만 H&Bio의 허찬영 대표는 “타 임상 업체들과 같은 목표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쟁에 몰두하기보다는 H&Bio만의 독특한 색깔로 업계를 선도하겠다고 밝힌 허 대표를 4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만났다. 
 

▲ 4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만난 H&Bio 허찬영 대표는 최근 제품 효능 검증 수요가 증가하는 것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 이라고 강조했다. 


H&Bio는 어떤 일들을 하고 있나

H&Bio는 병원과 대학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대학에서 겸직 승인 및 병원에서 창업 승인을 받아 시작됐다. 피부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의 모든 스펙트럼을 아우를 수 있는 의료기기 임상센터와 재생의학센터를 설립했고, 창업보육센터도 만들어 내부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높은 전문성으로 인체 적용시험과 임상·비임상 시험을 수행하고 있으며, CRO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개별인정형 시험도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관련 분야와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상업체가 많아지고 있다. 타 센터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산하 2016년 개원한 헬스케어혁신파크(HIP)의 최첨단 연구 시설 및 자재를 활용하고 있다. 피부 임상 뿐만 아니라 의료기기까지 함께 다룰 수 있어 융복합 연구가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최근 뷰티 기업들이 화장품을 넘어 뷰티 디바이스까지 개발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두 가지 영역의 연구 전문성을 모두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H&Bio엔 4개의 사업부가 있다. 어떤 장점이 있나

R&D부터 비임상시험(KINS), 임상시험(KSRC), 인체적용(WIKICRO)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의 의뢰에도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 

물론 AtoZ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최근 기업들은 턴키 방식을 선택하기 보다는 필요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파악하고 해당 부분에 대한 의뢰를 하는 분위기다. H&bio는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이 넓다 보니 다양한 의뢰에 맞게 대응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기업이 개발을 진행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어려운 부분에 대해 컨설팅을 해주거나 필요한 기관에 연계해 주기도 한다. 


분당서울대병원과의 협업은 어떤 측면에서 도움이 되나

고급 시설 및 인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피부과·성형외과 등 각 분야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거나 협업할 수 있고, HIP 내 최고급 연구장비도 사용 가능하다. 특히 HIP 내에 있는 국내 최고 수준의 동물실험센터 ‘지석영 의생명연구소’와도 협업하고 있어, 모든 스펙트럼의 의뢰를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AI 활용 마케팅 문구 점검 서비스 개발을 발표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임상 및 화장품 관련 빅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문구 생성 플랫폼 서비스 ‘쏘굿(SogooD)’은 최근 개발 및 업데이트가 완료돼 서비스가 곧 공개될 예정이다. H&bio와 분당서울대병원 재생의학센터가 그동안 축적해온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제품에 적합한 임상 항목 활용 문구를 생성·교정해 주는 서비스다. 현재 화장품 법 제13조, 제14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22조, 제23조 등 법률적 요구사항에 따라 사용할 수 없는 표현을 정리해주기 때문에, 전문 인력의 부족을 겪는 기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KSRC가 서비스 고도화 차원의 MOU를 연이어 체결했다. 기대효과는?

먼저 ㈜토모큐브와 협업해 임상 업계 최초로 결과 데이터를 실시간 영상 이미지를 통해 제공하는 기술을 선보여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살아있는 세포의 이동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평가법이다.

서지컬마인드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실시간 시뮬레이션·3D 시각화 등의 기술을 선보이는 기업이다. 가상현실 기술로 얼굴에 해부학적 이미지를 입힐 수 있어 얼굴 근육이나 혈관 위치를 세세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의료계에선 수술 시 활용해왔는데, 인체적용시험 역시 해부학적 토대 위에 시행하는 것이 더욱 높은 정확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화장품이나 건강식품 효능의 과학적 근거 마련 노력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건강이나 퍼스널 케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고, 일상 생활 속 한 부분으로 자리를 잡았다. 관련 제품의 검증과 관련된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해외 인증이나 규제 통과까지 바로 진행할 수 있는 정확도 및 신뢰도가 높은 자료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본다. KSRC는 좋은 레퍼런스를 많이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물대체시험 도입과 필요성에 대한 생각은? 

최근 세계적으로 동물에 관한 높은 윤리의식이 확산하고 동물실험 결과의 인체 적용 한계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동물대체시험의 개발과 도입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동물실험을 완전 또는 부분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국가는 EU를 포함해 40여 개국에 달한다. KSRC에서는 동물대체시험법을 수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생체 외 시험을 자회사인 한국비임상연구원(KINS)에서 수행하고 있다. 

KINS는 실제 사람의 피부(skin explant)를 이용한 Real Skin™ 평가 모델(human skin ex vivo)을 구축했다. 동물 실험이 금지돼 있는 화장품에 대한 연구 뿐만 아니라 의료기기와 의약품의 전임상 시험에서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Skin explant는 기존 대체 모델인 3D 피부의 한계였던 모낭과 신경까지 그대로 살아있는 상태로 유지하기 때문에 광범위한 연구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KINS가 최근 거둔 성과가 있다면

KINS는 올해 상반기에 36억 규모의 R&D 정부과제 수주와 매출 10억원 달성에 성공했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지역 특화산업 육성플러스 사업’에 공동연구개발기업으로 참여해 2024년 12월 31일까지 과제를 수행한다. Real Skin™ 평가 모델 시스템을 통해 「멀티임피던스 매칭 기술 기반의 6.78MHz RF Needle 및 인젝션 기능을 통합한 디지털 헬스케어 의료기기 개발」 제품에 대한 비임상 유효성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상 시장의 발전 방향은 어떻게 될까

임상이나 인체적용시험도 AI 기술 적용으로 탈중앙화가 가속될 것이다. 직접 병원을 찾지 않아도 매뉴얼에 따라 적용하고 사진 등을 전송하면 결과를 받아볼 수 있는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이 빠르게 일어날 것이다. 임상센터도 머지않아 eCRF(전자증례기록)를 전체적으로 도입할 것이다. 

시장은 디지털화를 지향하고 업계는 시대 방향에 속도를 맞추어 나아가고 있는 반면, 최근 임상센터 수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과열되다 보니 실험의 정확성이나 신뢰도 향상 보다는 건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KSRC는 전문성과 신뢰성이 높은 새로운 평가 방법을 고안해 시장을 이끌어 나갈 방침이다. 디지털 전환사업 부분이 이를 뒷받침할 것이다.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현재 국내에선 식약처 등 국가 기관에서 보장하는 ‘인증 기관’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시험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임상시험센터 자체에 대한 기준이 없다 보니 업체가 난립하고 시장 질서도 혼탁해지고 있는 경향이 있다. 

의약품 제조·관리와 관련해선 GMP(우수식품·의약품의 제조·관리의 기준)가 있는 것처럼 좋은 임상 환경을 만들기 위한 관리 규정도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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