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팬데믹 기간 중 한국 화장품 시장 10대 트렌드 분석 손성민<리이치24시코리아㈜ 대표>
편집국 기자 | media@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3-07-06 06:00 수정 2023-07-06 09:07

K뷰티의 발상지인 한국은 인구는 5000만으로 비교적 적지만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화장품 및 개인 관리 시장은 세계에서 8번째로 큰 시장이다.

​2010년대 K뷰티는 시트 마스크, BB 크림, CC 크림, 슬리핑 팩 및 파운데이션 쿠션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세계 시장에 핫 트렌드로 등장했다. 한국은 프랑스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화장품 수출국이다.

작지만 강한 미용 강국, 한국도 펜데믹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다. 팬데믹을 겪었던 최근 3년간 한국 시장은 어떻게 변했을까. 지난 3년 동안 한국 화장품 시장을 이끌어온 10대 트렌드를 짚어봤다.

<1> 강한 타격을 받은 오프라인 채널

K뷰티 매출은 팬데믹 이전에는 관광객과 보따리상들이 한몫했다. 한때 서울의 관광지이자 K뷰티의 메카로 알려졌던 명동 쇼핑가는 팬데믹 기간 관광객이 크게 줄어 붕괴되다시피 했다. 세계적 수준의 매출을 자랑했던 면세점도 타격을 받았다. 다행히 지난해부터 면세점과 명동 상권은 되살아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매출은 145억 달러로 2019년 대비 71.6%의 회복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명동은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다. 팬데믹 이전에는 중국인이 대다수였지만 지금은 동남아 미국 유럽 등 다양해졌다.

<2> 디지털화 가속

유통과 마케팅의 디지털화는 팬데믹 이전에도 진행됐지만 팬데믹으로 그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디지털화를 완료했거나 디지털화를 진행 중인 기업들은 펜데믹 둥안 한 단계 도약했다. 쿠팡 네이버 등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의 매출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쿠팡은 2022년 4분기에 흑자를 냈다.

<3> 럭셔리 뷰티 브랜드의 온라인 진출

럭셔리 뷰티 브랜드 매출은 팬데믹 기간 중에도 꾸준히 성장했다. 예년과 다른 점은 백화점을 고집했던 럭셔리 브랜드들이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음식 및 식자재 배달 전문인 마켓컬리는 라메르(La Mer), 랑콤(Lancome), 설화수 등 고가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뷰티컬리 플랫폼을 출시했다. 뿐만 아니라 럭셔리 브랜드 대명사인 샤넬(CHANEL)이나 크리스챤디올(Christian Dior) 제품들도 중저가 립제품이나 핸드크림 등을 온라인 채널을 중심으로 선보이며 매출 및 시장 확대에 성공했다는 평이 많습니다.

<4> 중국 시장의 재개를 기다리는 중

중국 시장은 2010년대부터 오랫 동안 한국 화장품의 가장 큰 수출시장이었다. 수출액은 꾸준히 늘었지만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1년 처음으로 60%를 밑돌기 시작했다. 지난 몇 년간 두 나라 사이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 배치 등 정치적 이슈를 비롯해 중국의 애국적 소비 트렌드, 뷰티 산업과 브랜드 성장, 지역 내 경쟁 등이 수출에 영향을 미쳤다. 물론 팬데믹도 큰 타격을 입혔다.

실제로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중국에서의 판매부진으로 10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약 13% 감소했다. 중국 시장 재개는 2023년 K뷰티 시장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5> ‘K뷰티 일병 구하기’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깝지만 역사적, 정치적 이유로 멀게 느껴지는 나라였다. 화장품 산업 측면에서, 한일 양국은 세계 최고의 기술, 아이디어, 제품을 갖고 경쟁하는 사이다. 펜데믹 기간 일본의 10대와 20대들은 한국의 음식, 문화, 그리고 화장품 등 한류콘텐츠에 빠져들었다.
K뷰티에 대한 일본 소비자들의 사랑 덕분에 한국은 2022년 일본에 10억 달러 이상의 화장품을 수출했다. 지난해 일본 수입 화장품시장에서 K뷰티는 프랑스를 제치고 1위 자리를 꿰찼다. 일본 시장이 중국 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6> 지속 가능성의 문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시장과 소비자의 수요는 세계적인 추세다. K뷰티 산업은 재활용 종이 포장재와 콩 잉크의 사용을 늘리고 있지만 재활용 포장재 개발, 폐기 기술, 안전성 보장 등의 분야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환경부는 2021년 9월부터 포장재 재활용 등급제를 시행했다. 이후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생산 공정에 라벨을 의무적으로 부착하게 하고 벌금을 부과하는 등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포장을 독려해 왔으며, 최근에는 탄소배출 관련 규제, 미세플라스틱 관련 규제 등도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기 시작했다.

<7> 맞춤형 뷰티 도래

2020년 맞춤형 화장품 규제가 도입됐다. 한국은 정부 주도로 맞춤형 화장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다양한 관련 온라인 서비스와 오프라인 매장이 소개되고 있다.

최근 중국 당국이 일부 지역에서 맞춤형 화장품 규제 시범 운영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고유성은 이제 중국으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8> 클린 뷰티의 강력한 등장

클린 뷰티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아직 없다. 구글에도 정확한 설명이 나와 있지 않다. 클린 뷰티는 해로운 화학물질을 배제한 제품에서 시작되었다. 한국에선 비건, 천연, 유기농, ESG, 지속 가능성 및 친환경이 중요한 시장 동력이 되었다.

이 클린뷰티는 여전히 한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주요 마케팅 도구로 활용되고 있지만, 천연화장품, 비건 인증, 유기농 제품 등과 혼용되면서 문구에 제한점이 많고 소비자들에게 오랜 기간 노출되었기 때문에 향후에는 마케터들은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를 찾아야 할 것이다.

<9> 마이크로바이옴

마이크로바이옴은 2010년대 후반부터 한국 시장에 오르내렸지만, 그 이후로는 눈에 띄는 브랜드나 제품이 없었다. 한국은 정부와 학계, 산업계 전체가 하나가 되어 기술과 유전자 정보, 맞춤형 처방을 결합하고 맞춤형 화장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국내 소비자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글로벌 피부 유전체 정보 은행 뱅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소비자들의 피부 특성에 맞춰 맞춤형 화장품의 표준을 삼고 개발하는 데 활용할 것이다.

한편, 신원료 분야에서의 마이크로바이옴의 유일한 한계는 제품과 원료 표준화 기술에서 미생물 관련 규제일 것이다.

<10> CJ올리브영, 불패의 왕국

팬데믹 사태 때도 CJ올리브영의 아성은 꺾이지 않았다. 올리브영은 경쟁 소매점인 랄라블라, 롭스, 분스, 부츠가 팬데믹 이후 문을 닫았을 때에도 굳건함을 유지했다. ​

2022년 상반기 점유율이 63.4% 증가한 것은 사실상 과점이라고 봐야 한다. 2022년 매출액은 2조 1190억원으로 집계됐다. 향후 오프라인 유통시장에서도 큰 경쟁자가 없는 CJ올리브영은 한국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 당분간은 독보적인 강자로 군림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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