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셔·크레용… 화장품 업사이클 늘리는 日  생산 과정부터 잉여 원료 활용 염두에 두는 기업도
김민혜 기자 | minyang@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3-03-16 06:00 수정 2023-03-16 06:00
일본 기업들이 오래된 화장품을 수집해 다른 화장품이나 크레용 등으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화장품은 의류 등에 비해  재활용이 어려운 편이다. 최근 일본의 영자신문인 '재팬타임즈'는 다수의 소매업체와 제조업체가 오래된 화장품을 환경에 덜 해로운 방식으로 사용하기 위해 진지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화점 운영 기업인 '다카시마야(Takashimaya)'는 지난달 도쿄 니혼바시 아울렛을 포함한 7개 매장에 오래된 치크 블러셔, 립스틱, 아이섀도 등을 수집하기 위한 '컬레션 박스'를 설치했다. 버려지는 화장품은 크레용으로 변신해 이번 여름부터 어린이 용품 코너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백화점들은 봄·여름 신상품 출시에 따라 재활용 과정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업사이클링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에 사용하던 화장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마스크 의무화 해제를 맞아 백화점 뷰티 코너에도 마스크에 가려져 있던 입술이나 뺨을 위한 메이크업 제품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 다카시마야는 지난 2월부터 립스틱 및 기타 색조 화장품 판매가 증가했으며, 소고&세이부(Sogo&Seibu)는 치크 블러셔 판매가 전년비 45%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재팬타임즈를 통해 "업사이클링은 사람들이 '오래된 물건을 버리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덜 느끼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화장품은 특히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군으로 분류된다. 제품의 종류가 많을 뿐 아니라 용기의 소재도 다양하고 거울 등 부착된 부품이 많은 편이라 폐기도 쉽지 않다. 일본에서도 분리수거 방법을 몰라서 용기를 제대로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소비자들의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 
 

▲ 업사이클을 위해 수집한 버려지는 화장품 ⓒ플러스코스메프로젝트

화장품을 크레용이나 페인트로 가공하는 '플러스 코스메 프로젝트(Plus Cosme Project)'의 창립자 미도리 사카구치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는 파우더 타입 제품이나 립스틱, 아이브로 등이 회수 대상 제품이지만 리퀴드 제품까지 범위를 넓혀 가려고 한다"면서 "버려지는 화장품을 통해 아이들에게 재사용의 즐거움을 전하고 지속 가능한 생산 소비형태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조업체들은 생산 과정에서 남은 화장품의 효과적인 사용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고세(Kose)는 남은 아이섀도 등으로 인쇄용 잉크 'ecosme ink®'를 만들기 시작했다. 색상과 반짝임, 펄감 표현까지 가능하다. 고세는 이를 종이 봉투 및 포장재에 활용해 회사 이름과 디자인을 인쇄한다. 고세 관계자는 공식 입장을 통해 "제 역할을 다한 화장품이 고세로 돌아가는 사이클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뷰티누리의 모든 컨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전체댓글 0개
    독자의견(댓글)을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