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브, 인종간 모발 특성별 차별? 편견을 버려~ 면접 앞둔 흑인여성 66% 머리모양 변경..41% 곱슬->직모
이덕규 기자 | abcd@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3-03-10 15:14 수정 2023-03-30 17:49


“재능은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기회는 그렇지 않습니다.”

세계 최대 비즈니스 인맥 사이트 ‘링크드인’(LinkedIn)의 로재너 더루시 다양성‧포용성‧소속감 담당 부회장의 말이다.

더루시 부회장은 “모발과 같은 문화적 식별인자들이 누군가의 기술이나 경력을 결정하는 요인이 되어선 안 될 것”이라며 “모발로 인해 취업기회나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는 일은 근절되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특정한 인종이나 민족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한 개인의 머릿결이나 헤어스타일로 인한 차별이 철폐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를 이룬 ‘크라운法’(CROWN Act)을 지지하고, 미국 내에서 인종간 모발 특성으로 인한 차별이 종식되도록 뒷받침하는 활동을 전개해 온 ‘도브’가 ‘링크드인’과 지난달 제휴계약을 체결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공평한 경제적 기회에 대한 접근성이 보장되고, 직장 내에서 공정한 성과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뜻을 같이하는 양사가 손을 맞잡았기 때문.

이 같은 내용은 ‘크라운法’이 미국 내 일부 주(州) 의회에 가결되었음에도 불구, 여전히 직장 내에서 조직적인 문제의 하나로 잔존하면서 고용에서부터 일상적인 직장 내 대인관계에 이르기까지 흑인여성들에게 불균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로 인해 고용이나 승진 등의 기회에서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는 형편임을 상기할 때 주목할 만한 것이다.

실제로 ‘도브’가 ‘링크드인’과 제휴하면서 공개한 ‘2023년 신규 크라운法 직장 내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흑인여성들은 특유의 모발로 인해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인식될 확률이 2.5배 정도까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조사는 ‘도브’와 ‘링크드인’의 의뢰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국에서 25~64세 연령대 여성 총 2,99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조사작업에는 1,039명의 흑인과 1,028명의 히스패닉계, 그리고 1,064명의 백인 응답자들이 참여했다. 응답자들은 예외없어 정규직(full time) 피고용자들이었다.

구체적인 조사결과를 보면 흑인여성들은 66%가 취업을 위한 면접시험을 앞두고 자신의 헤어스타일을 변경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 중 41%는 곱슬머리를 직모로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맥락에서 흑인여성들의 54%는 성공적으로 면접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는 헤어스타일을 직모로 변경해야 한다는 느낌을 가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곱슬머리 흑인여성들은 직모 흑인여성들에 비해 직장 내에서 미세공격(microaggressions)을 경험한 비율이 2배 높게 나타나 고개를 가로젓게 했다.

25~34세 연령대 흑인여성들의 20%는 자신의 헤어스타일 때문에 직장에서 귀가조치를 받아야 했던 것으로 나타났고, 34세 미만 흑인여성들의 44%는 모발을 직모로 변경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던 것으로 분석됐다.

심지어 흑인여성들의 25%는 자신의 헤어스타일로 인해 면접시험에서 떨어졌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수치는 34세 미만 연령대에서 30%를 상회하는 수치로 좀 더 높게 나타났다.

유니레버 그룹 북미 퍼스널케어 사업부문의 에시 이글스턴 브레이시 대표는 “너무나 오랜 기간 동안 흑인 여성 및 남성들은 특유의 헤어스타일로 인해 불공정한 대우와 노골적인 차별, 무수한 불공정을 감수해 왔다”면서 “고용기회의 박탈에서부터 직장에서 귀가조치 당하기, 승인기회 누락, 그리고 온갖 형태의 미세공격 등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얼핏 믿기 어려워 보이지만, 팩트인 데다 명백하게 부적절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브레이시 대표는 “이에 따라 ‘도브’와 ‘링크드인’은 인종간 모발 특성으로 인한 차별이 직장 내에서 종식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자 손을 맞잡은 것”이라며 “우리는 이 문제를 조명하면서 고용주 측에 문제를 제기하고, 본연의 헤어스타일이 존중받고 개방된 직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루시 부회장은 “익히 아는 바와 같이 ‘도브’는 법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고, 우리 ‘링크드인’ 또한 100만명의 관리직 및 인사직(人事職)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포용적이고 공정한 기업경영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 왔다”며 “인종별 모발 특성으로 인한 차별을 철폐하는 일은 보다 나은 직장을 일구고자 하는 우리의 바람이 이행되는 과정에서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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