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도 장애인 이동권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지하철에서 시위를 벌여 화제가 됐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복지 지원 정책의 부족함이 여과없이 드러난 사건이기도 했다. 우리는 주위에서 생각보다 쉽게 크고 작은 신체·정신적 결함을 가진 이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장애가 치명적인 결함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삶을 사는데 방해가 되는 크고 작은 요소들을 통합적으로 지칭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에 대한 편견을 쉽게 고치지 못한다. 이는 예술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8년 문화체육부의 ‘장애인 문화예술활동 실태조사 및 분석연구(2018)’에 따르면 장애예술인의 평균 활동 기간은 7.6년 정도로 짧으며 예술활동 관련 지원 경험이 없다는 응답도 62%에 달해 장애예술인의 운신의 폭이 몹시 좁은 것을 알 수 있다. 유럽 전역 문화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장애인 예술 프로그램 운영에서 드러나는 문제점(Time to act)을 통해 국외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장애예술 지원의 필요성을 인식함에도 불구하고 설문에 응한 문화예술 종사자 절반 이상이 유럽 장애인 예술가 작품에 대한 지식, 경험, 접근성 및 포용성이 부족해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언급한 설문조사 내용들의 맹점은 장애예술계를 단순 ‘지원’하는 것에 있다. 이제는 그들이 사회 곳곳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목소리를 함께 내는 것으로 인식이 변화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영국의 안무가이자 예술감독인 마크 브루는 "저는 예술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세상을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한 가지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예술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양성은 우리 시대의 창조적인 기회 중 하나입니다" 라고 언급하며 장애예술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렇다면 사회 및 기업은 문화예술의 다양성 확보와 장애예술계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을까. 애플 매장에서 세션을 진행중인 웨버 미국 애플(Apple)은 ‘Today at Apple’을 통해 장애인 예술가를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타냐 라브-웨버의 작품 활동을 들 수 있는데 그녀는 그림을 매개로 정체성, 장애인, 성별 등을 연구해온 비주얼 아티스트다. ‘Today at Apple’과 그녀는 ‘Portraits Unfold’라는 타이틀로 2018년 6월부터 10월까지 작품을 디지털 벽화로 만들어 대형스크린에 전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 애플TV의 ‘Global Accessibility Awareness Day’를 통해 장애인 예술가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제품 전반에 장애인 지원 기능을 도입할 것임을 밝혔다. 다음으로 토비 다이너박스는 보완 대체 의사소통기술(ACC)을 통해 장애인들의 의사소통 및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베키 타일러는 ACC 기술 지원을 받은 사지마비성 뇌성마비 환자를 시선 추적 기술을 활용해 작품 창작에 성공했다. 그녀의 작품은 브리스톨 박물관과 미술관에 전시되었으며 도예가 그레이슨 페리의 아트클럽에 소개되기도 했다. 토비 다이너박스의 ACC 기술지원 사례들은 공식 인스타그그램 @tobii_daynovox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국내외 기업이 협업을 통해 장애예술을 지원한 사례도 있다. 바로 한국의 도미넌트 에이전트와 영국의 휴먼 인스트루먼트의 '버즈 비트'다. 2015년 작곡가 롤프게하가 고안한 이 장치는 연주자들이 다양한 지휘 신호를 감지해 지휘를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지휘자의 호흡을 따라갈 수 있게 도와준다. 버드 비트를 한국에 소개한 도미넌트 에이전트의 황도민 대표는 "선천적으로 시각장애가 있는데 경증이라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지만 악기를 할 때 어려움이 있었다. 기획자로 활동하던 중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싶은 시각장애 연주자를 알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휴먼 인스트루먼트의 개발자이자 롤프 게하의 아들인 바하칸을 만날 수 있었다"고 개발 계기를 밝혔다. 버즈비트는 2019넌 서울시립 교향악단의 ‘우리동네 음악회-한빛맹학교’를 통해 국내 첫 선을 보였으며 같은 해 9월 다큐멘터리 '소리는 진동이다'가 이집트 여성문화컨퍼런스에 상영되기도 했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하트하트재단 국내 복지재단 하트-하트재단에서는 2006년부터 발달장애아들을 위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를 창설했다. 장애아동의 정신적 성장은 물론 더 나아가 음대 진학 및 전문 음악인으로 자리잡을 기회를 제공하는 이 오케스트라는 뉴욕 카네기홀, 위싱턴 존 F. 케네디 센터 등 세계적인 공연장을 비롷새 국내외 1000여 회의 공연을 통해 국내 취약계층 오케스트라 대표 롤 모델로 자리잡았으며,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의 플루트 지도교사였던 김미란씨는 “발달 장애 아이들도 인내심을 갖고 지도하면 비장애인들과 같은 수준에 충분히 이를 수 있다”며 ‘장애인 음악가’가 아닌 ‘음악가’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에는 비록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지만 빛나는 재능을 가진 김현우 화가의 ‘퍼시 잭슨, 수학 드로잉’이 걸렸고,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화가 겸 배우 정은혜씨의 활발한 작품 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장애는 분명 일상을 살아가는 데 불편을 주지만 인간의 상상력과 창조력을 발휘하는 데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기술적 지원을 통해 그들의 내부에 잠재된 예술적 생명력을 충분히 꽃피울 수 있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창작자가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작품이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은 안타까움을 넘어 경각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장애인 예술활동의 초기 목적이 건강과 치료였다면 이제는 창작자로서 고유한 재능과 예술성을 인정받고 그들의 작품을 편견없이 바라볼 수 있는 사회적 인식의 재고가 분명히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예술계 역시 ‘장애예술계’라는 범주적 한계를 벗어던지고 하나의 예술로 공평한 예술적 잣대로 그들의 활동을 응원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
최근까지도 장애인 이동권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지하철에서 시위를 벌여 화제가 됐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복지 지원 정책의 부족함이 여과없이 드러난 사건이기도 했다.
우리는 주위에서 생각보다 쉽게 크고 작은 신체·정신적 결함을 가진 이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장애가 치명적인 결함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삶을 사는데 방해가 되는 크고 작은 요소들을 통합적으로 지칭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에 대한 편견을 쉽게 고치지 못한다. 이는 예술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8년 문화체육부의 ‘장애인 문화예술활동 실태조사 및 분석연구(2018)’에 따르면 장애예술인의 평균 활동 기간은 7.6년 정도로 짧으며 예술활동 관련 지원 경험이 없다는 응답도 62%에 달해 장애예술인의 운신의 폭이 몹시 좁은 것을 알 수 있다.
유럽 전역 문화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장애인 예술 프로그램 운영에서 드러나는 문제점(Time to act)을 통해 국외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장애예술 지원의 필요성을 인식함에도 불구하고 설문에 응한 문화예술 종사자 절반 이상이 유럽 장애인 예술가 작품에 대한 지식, 경험, 접근성 및 포용성이 부족해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언급한 설문조사 내용들의 맹점은 장애예술계를 단순 ‘지원’하는 것에 있다. 이제는 그들이 사회 곳곳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목소리를 함께 내는 것으로 인식이 변화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영국의 안무가이자 예술감독인 마크 브루는 "저는 예술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세상을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한 가지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예술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양성은 우리 시대의 창조적인 기회 중 하나입니다" 라고 언급하며 장애예술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렇다면 사회 및 기업은 문화예술의 다양성 확보와 장애예술계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을까.
애플 매장에서 세션을 진행중인 웨버
미국 애플(Apple)은 ‘Today at Apple’을 통해 장애인 예술가를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타냐 라브-웨버의 작품 활동을 들 수 있는데 그녀는 그림을 매개로 정체성, 장애인, 성별 등을 연구해온 비주얼 아티스트다. ‘Today at Apple’과 그녀는 ‘Portraits Unfold’라는 타이틀로 2018년 6월부터 10월까지 작품을 디지털 벽화로 만들어 대형스크린에 전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 애플TV의 ‘Global Accessibility Awareness Day’를 통해 장애인 예술가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제품 전반에 장애인 지원 기능을 도입할 것임을 밝혔다.
다음으로 토비 다이너박스는 보완 대체 의사소통기술(ACC)을 통해 장애인들의 의사소통 및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베키 타일러는 ACC 기술 지원을 받은 사지마비성 뇌성마비 환자를 시선 추적 기술을 활용해 작품 창작에 성공했다. 그녀의 작품은 브리스톨 박물관과 미술관에 전시되었으며 도예가 그레이슨 페리의 아트클럽에 소개되기도 했다. 토비 다이너박스의 ACC 기술지원 사례들은 공식 인스타그그램 @tobii_daynovox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국내외 기업이 협업을 통해 장애예술을 지원한 사례도 있다. 바로 한국의 도미넌트 에이전트와 영국의 휴먼 인스트루먼트의 '버즈 비트'다. 2015년 작곡가 롤프게하가 고안한 이 장치는 연주자들이 다양한 지휘 신호를 감지해 지휘를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지휘자의 호흡을 따라갈 수 있게 도와준다.
버드 비트를 한국에 소개한 도미넌트 에이전트의 황도민 대표는 "선천적으로 시각장애가 있는데 경증이라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지만 악기를 할 때 어려움이 있었다. 기획자로 활동하던 중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싶은 시각장애 연주자를 알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휴먼 인스트루먼트의 개발자이자 롤프 게하의 아들인 바하칸을 만날 수 있었다"고 개발 계기를 밝혔다.
버즈비트는 2019넌 서울시립 교향악단의 ‘우리동네 음악회-한빛맹학교’를 통해 국내 첫 선을 보였으며 같은 해 9월 다큐멘터리 '소리는 진동이다'가 이집트 여성문화컨퍼런스에 상영되기도 했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하트하트재단
국내 복지재단 하트-하트재단에서는 2006년부터 발달장애아들을 위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를 창설했다. 장애아동의 정신적 성장은 물론 더 나아가 음대 진학 및 전문 음악인으로 자리잡을 기회를 제공하는 이 오케스트라는 뉴욕 카네기홀, 위싱턴 존 F. 케네디 센터 등 세계적인 공연장을 비롷새 국내외 1000여 회의 공연을 통해 국내 취약계층 오케스트라 대표 롤 모델로 자리잡았으며,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의 플루트 지도교사였던 김미란씨는 “발달 장애 아이들도 인내심을 갖고 지도하면 비장애인들과 같은 수준에 충분히 이를 수 있다”며 ‘장애인 음악가’가 아닌 ‘음악가’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에는 비록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지만 빛나는 재능을 가진 김현우 화가의 ‘퍼시 잭슨, 수학 드로잉’이 걸렸고,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화가 겸 배우 정은혜씨의 활발한 작품 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장애는 분명 일상을 살아가는 데 불편을 주지만 인간의 상상력과 창조력을 발휘하는 데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기술적 지원을 통해 그들의 내부에 잠재된 예술적 생명력을 충분히 꽃피울 수 있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창작자가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작품이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은 안타까움을 넘어 경각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장애인 예술활동의 초기 목적이 건강과 치료였다면 이제는 창작자로서 고유한 재능과 예술성을 인정받고 그들의 작품을 편견없이 바라볼 수 있는 사회적 인식의 재고가 분명히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예술계 역시 ‘장애예술계’라는 범주적 한계를 벗어던지고 하나의 예술로 공평한 예술적 잣대로 그들의 활동을 응원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주위에서 생각보다 쉽게 크고 작은 신체·정신적 결함을 가진 이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장애가 치명적인 결함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삶을 사는데 방해가 되는 크고 작은 요소들을 통합적으로 지칭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장애에 대한 편견을 쉽게 고치지 못한다. 이는 예술계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8년 문화체육부의 ‘장애인 문화예술활동 실태조사 및 분석연구(2018)’에 따르면 장애예술인의 평균 활동 기간은 7.6년 정도로 짧으며 예술활동 관련 지원 경험이 없다는 응답도 62%에 달해 장애예술인의 운신의 폭이 몹시 좁은 것을 알 수 있다.
유럽 전역 문화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장애인 예술 프로그램 운영에서 드러나는 문제점(Time to act)을 통해 국외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장애예술 지원의 필요성을 인식함에도 불구하고 설문에 응한 문화예술 종사자 절반 이상이 유럽 장애인 예술가 작품에 대한 지식, 경험, 접근성 및 포용성이 부족해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언급한 설문조사 내용들의 맹점은 장애예술계를 단순 ‘지원’하는 것에 있다. 이제는 그들이 사회 곳곳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목소리를 함께 내는 것으로 인식이 변화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영국의 안무가이자 예술감독인 마크 브루는 "저는 예술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세상을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한 가지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예술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양성은 우리 시대의 창조적인 기회 중 하나입니다" 라고 언급하며 장애예술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렇다면 사회 및 기업은 문화예술의 다양성 확보와 장애예술계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을까.
애플 매장에서 세션을 진행중인 웨버
미국 애플(Apple)은 ‘Today at Apple’을 통해 장애인 예술가를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타냐 라브-웨버의 작품 활동을 들 수 있는데 그녀는 그림을 매개로 정체성, 장애인, 성별 등을 연구해온 비주얼 아티스트다. ‘Today at Apple’과 그녀는 ‘Portraits Unfold’라는 타이틀로 2018년 6월부터 10월까지 작품을 디지털 벽화로 만들어 대형스크린에 전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또, 애플TV의 ‘Global Accessibility Awareness Day’를 통해 장애인 예술가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제품 전반에 장애인 지원 기능을 도입할 것임을 밝혔다.
다음으로 토비 다이너박스는 보완 대체 의사소통기술(ACC)을 통해 장애인들의 의사소통 및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베키 타일러는 ACC 기술 지원을 받은 사지마비성 뇌성마비 환자를 시선 추적 기술을 활용해 작품 창작에 성공했다. 그녀의 작품은 브리스톨 박물관과 미술관에 전시되었으며 도예가 그레이슨 페리의 아트클럽에 소개되기도 했다. 토비 다이너박스의 ACC 기술지원 사례들은 공식 인스타그그램 @tobii_daynovox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국내외 기업이 협업을 통해 장애예술을 지원한 사례도 있다. 바로 한국의 도미넌트 에이전트와 영국의 휴먼 인스트루먼트의 '버즈 비트'다. 2015년 작곡가 롤프게하가 고안한 이 장치는 연주자들이 다양한 지휘 신호를 감지해 지휘를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지휘자의 호흡을 따라갈 수 있게 도와준다.
버드 비트를 한국에 소개한 도미넌트 에이전트의 황도민 대표는 "선천적으로 시각장애가 있는데 경증이라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지만 악기를 할 때 어려움이 있었다. 기획자로 활동하던 중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싶은 시각장애 연주자를 알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휴먼 인스트루먼트의 개발자이자 롤프 게하의 아들인 바하칸을 만날 수 있었다"고 개발 계기를 밝혔다.
버즈비트는 2019넌 서울시립 교향악단의 ‘우리동네 음악회-한빛맹학교’를 통해 국내 첫 선을 보였으며 같은 해 9월 다큐멘터리 '소리는 진동이다'가 이집트 여성문화컨퍼런스에 상영되기도 했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하트하트재단
국내 복지재단 하트-하트재단에서는 2006년부터 발달장애아들을 위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를 창설했다. 장애아동의 정신적 성장은 물론 더 나아가 음대 진학 및 전문 음악인으로 자리잡을 기회를 제공하는 이 오케스트라는 뉴욕 카네기홀, 위싱턴 존 F. 케네디 센터 등 세계적인 공연장을 비롷새 국내외 1000여 회의 공연을 통해 국내 취약계층 오케스트라 대표 롤 모델로 자리잡았으며, 장애인식개선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의 플루트 지도교사였던 김미란씨는 “발달 장애 아이들도 인내심을 갖고 지도하면 비장애인들과 같은 수준에 충분히 이를 수 있다”며 ‘장애인 음악가’가 아닌 ‘음악가’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에는 비록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지만 빛나는 재능을 가진 김현우 화가의 ‘퍼시 잭슨, 수학 드로잉’이 걸렸고,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화가 겸 배우 정은혜씨의 활발한 작품 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장애는 분명 일상을 살아가는 데 불편을 주지만 인간의 상상력과 창조력을 발휘하는 데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기술적 지원을 통해 그들의 내부에 잠재된 예술적 생명력을 충분히 꽃피울 수 있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창작자가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작품이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은 안타까움을 넘어 경각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장애인 예술활동의 초기 목적이 건강과 치료였다면 이제는 창작자로서 고유한 재능과 예술성을 인정받고 그들의 작품을 편견없이 바라볼 수 있는 사회적 인식의 재고가 분명히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예술계 역시 ‘장애예술계’라는 범주적 한계를 벗어던지고 하나의 예술로 공평한 예술적 잣대로 그들의 활동을 응원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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