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샴푸‧생활용품 업체들은 새 수출 판로로 중동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무슬림 인구 수가 많은데다 경제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
국내 샴푸‧생활용품 업체들은 새 수출 판로로 중동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무슬림 인구 수가 많은데다 경제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7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할랄 소비재 수출시장 현황 및 수출확대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무슬림 인구는 약 21억명으로 이는 전 세계 인구의 25%에 해당한다.
할랄시장 규모는 2018년 2조2000억 달러에서 2024년 3조2000억 달러로 연평균 6.2% 늘어날 전망이다. '할랄'이란 아랍어로 '허용된 것'이란 의미다. 이슬람교도인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총칭하는 용어다.
중동 시장을 정조준한 기업들은 할랄 인증 획득에 나서고 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의 헤어케어 브랜드 ‘이로로(iroro)'는 최근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국영제약사 듀오파마 바이오테크와 탈모방지 샴푸 2종(남성용·여성용), 트리트먼트, 세럼 등 ‘뉴트리트먼트’ 헤어케어 제품 4종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4가지 제품 모두 KMF할랄인증위원회로부터 할랄 인증을 받았다. KMF할랄인증위원회는 다국적으로 상호인정 협정을 맺고 대내외적 공신력을 갖춘 인증기관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인증으로 KMF할랄인증위원회 상호인정 국가인 말레이시아, 중국, 미국, 싱가포르, 대만, 태국, 필리핀, 칠레 등의 국가로 할랄 제품 유통·판매 자격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넥스모스'도 지난해 10월 자체 개발한 '셀렉스(SELEX)' 샴푸 수출계약을 사우디아라비아 대형 유통업체 HABIC과 체결했다. 넥스모스 심정욱 대표는 “HABIC과 계약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UAE 지역까지 진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높은 성장 가능성에 대기업도 할랄 샴푸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할랄 인증을 받은 생활용품 생산원료를 B2B 형태로 공급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당류계 계면활성제 밀코사이드(Milcoside)76 성분에 할랄 인증을 받았다. 밀코사이드76은 LG생활건강 울산 온산공장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원료다. 옥수수에서 나온 포도당과 팜유에서 추출한 지방을 합성해서 만든 순수 천연소재 계면활성제로 불린다.
주로 보디워시, 샴푸, 주방세제 등 생활용품 원재료로 사용된다. LG생활건강은 2020년 11월부터 인증 준비에 착수해 이듬해 5월 세계 3대 할랄 인증기관인 인도네시아의 ‘LPPOM MUI’에서 밀코사이드에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할랄시장을 잡기 위해선 국가별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코트라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커머스 시장의 활성화에 힘입어 소비자들이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비교해 보면 구입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선 기능성 샴푸 시장에서 경쟁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성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천연 성분 샴푸제품 출시가 늘었다. 인도네시아 무슬림 인구를 대상으로 한 할랄 샴푸, 히잡 착용자 전용 샴푸 등의 특화된 제품을 준비하는 게 유리하다. 더불어 2026년부터 화장품에 할랄 인증 표시가 의무화 됨에 따라 할랄 인증은 필수다.
말레이시아도 천연성분, 기능성 제품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유니레버는 천연 식물추출물을 100% 함유한 식물성 헤어제품 ‘클리어 보타니크(CLEAR Botanique)’를 출시했다.
코트라는 우리 기업들이 중동의 종교적 특성을 고려한 디지털 마케팅과 쇼핑이 몰리는 이드와 하지 등 주재국 연휴를 타겟으로 한 프로모션 등 적절한 진출전략을 수립한다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