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뷰티썸인디아 2025’ 현장에서 만난 리텍라이프 이원장 대표는 서글서글한 인상과 편안한 어조로 인도 시장에 대한 첫인상을 풀어냈다. 그는 “인도 바이어들의 K-뷰티에 대한 관심이 예상보다 훨씬 높았다”며 “짧은 일정이지만 가능성과 도전과제가 동시에 보인다”고 말했다.
리텍라이프는 무선통신 분야 30년의 노하우와 제약개발 20년의 기술진이 만나 탄생한 뷰티 전문기업이다. 브랜드명 ‘리라코(Re:laco)’는 Reboot Life and Cosmetic의 약자로, “21살 피부로 돌아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대표는 “인위적인 아름다움보다 피부 본연의 아름다움을 끌어내는 화장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순수한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비타민C 세럼, 남성 전용 에센스, 스킨워시 등 기초 스킨케어 라인을 전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도 시장, 낯설지만 매혹적인 기회
그가 인도에 주목한 이유는 단순하다. 글로벌 뷰티업계의 새로운 ‘큰 손’으로 떠오르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예전 중국 시장의 성장세를 보는 듯하다”는 것이 그의 표현이다. 하지만 시장 진입은 결코 녹록지 않다. 통관, 세금, 물류비용 같은 현실적인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단순 수출보다는 현지 OEM 생산이나 물류 거점 전략이 필요하다”며 “캄보디아 총판을 통해 육로 운송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도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그는 “중국 기업들은 단가와 물량에서 압도적이다. 심지어 한국콜마에 발주를 주는 경우도 있어 규모의 싸움에서 쉽지 않다”며 “결국은 원료, 기능, 신뢰도에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개발 중심의 브랜드 철학
리텍라이프는 제품 연구개발(R&D)에 특히 힘을 기울인다. 전담 연구소를 두고 있으며, 각 제품별로 최적화된 제조 파트너를 선정해 생산한다. 이 대표는 “화장품을 ‘보약처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연구소장에게 할 정도”라며 “효능과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리텍라이프는 2024년 서울 코스메뷰티에서 이어, 2025년에도 ‘Rookie of the Year’를 2년 연속 수상을 기록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대표가 해외 시장개척을 위한 부천시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에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전국을 다녀봤지만 기업 지원만큼은 부천이 단연 최고”라며 “세계 3대 화장품 쇼 참가, 디자인 개발, 인증 획득 등에서 지자체 지원이 큰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부천은 애니메이션과 콘텐츠 산업 기반이 탄탄해 디자인, 지식재산 교육 등 화장품 기업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보완해 준다는 설명이다.
현재 리텍라이프의 매출 비중은 수출 60%, 내수 40%. 이미 미국, 홍콩, 우즈베키스탄, 태국, 캄보디아 등 5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올해는 러시아 인증도 완료했다. 이 대표는 “해외 전시는 단순히 바이어뿐 아니라 물류, 마케팅, 인플루언서까지 다양한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어 국내 전시보다 기회가 많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그는 9월 베트남, 10월 말레이시아·중국 광저우 캔톤박람회 등 바쁜 글로벌 일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렇다고 국내 시장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백화점, 온라인몰, 대리점망을 통해 판매 채널을 다변화하며, 자사몰과 쿠팡 등 주요 플랫폼에도 입점했다.

화장품, 인생 2막의 도전
흥미로운 점은 이 대표가 50대 초반에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원래 그는 통신 기술 전문가였다. 카페 호출 시스템, 빌트인 제습기 같은 무선 통신 기기를 만들던 그는 출장 중 아내의 한마디로 새로운 길에 들어섰다. “너무 비싼 화장품을 보면서 ‘차라리 내가 만들어보자’고 결심했다”고 그는 웃으며 회상했다. 이후 전국의 공장을 발품 팔며 배웠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브랜드를 일궈냈다.
그는 “뒤돌아볼 수 없다. 이미 기차는 출발했다”며 “앞만 보고 달릴 뿐”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본격적인 흑자 전환 이전의 투자 단계지만, 그는 “언젠가 좋은 아이템 하나로 시장을 터뜨릴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인터뷰의 마지막, 그는 ‘어떤 회사로 기억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어떤 바이어든, 어떤 소비자든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화장품 회사. 의약품은 아니지만 효과는 확실하고, 안심하고 쓸 수 있는 브랜드로 남고 싶습니다.”
그의 목표는 단순한 매출 확대가 아니다. 전세계 고객의 피부에 안심을 주고, 리라코(Re:laco)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것. 뉴델리에서 만난 그의 눈빛은 21살 피부로 돌아가자는 브랜드 슬로건처럼, 여전히 성공을 꿈꾸고 있는 수많은 청년 창업자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그것은 '열정'이다.
<저작권자ⓒ 뷰티누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