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생강'의 힘으로 글로벌 뷰티시장 도전 (주)하나모아 윤일섭 부대표
뉴델리=김유진 기자 | pick@beautynury.com 플러스아이콘
입력 2025-08-29 06:00 수정 2025-08-29 06:00

“인도에서 생강은 아유르베다에 뿌리를 둔 건강한 원료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한국에서 만든 생강수 기반 화장품이라면 인도 소비자에게도 긍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28일 개막한 ‘뷰티썸 인디아’ 현장에서 만난 (주)하나모아 윤일섭 부대표의 첫 인상은 자신감이었다. 하나모아는 이번 전시회에 자체 브랜드 ‘GINGER6’를 출품했다. 이름 그대로 생강(ginger)을 핵심 원료로 한 브랜드다. 단순한 컨셉이 아니라, 인삼의 구증구포(九蒸九曝)처럼 생강을 여섯 번 찌고 말리는 과정을 거쳐 유효 성분을 극대화한 독창적 원료 활용법이 특징이다.

▲(주)하나모아 윤일섭 부대표. ⓒ김유진 기자

윤 부대표는 “생강수는 단순한 보조 원료가 아니라 정제수를 대체하는 베이스 원료로 들어간다”며 “안동 협동조합에서 원료 생강을 수급하고, 국내 전문 제조사를 통해 생강수를 정제·가공해 품질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생강수가 멜라닌 생성을 완화해 미백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피부 탄력에 도움이 되는 프로콜라겐 합성을 촉진한다는 것도 입증했다.

2020년 브랜드를 출시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으로 국내 내수시장은 쉽지 않았다. 윤 부대표는 “수출과 내수 비중이 9대1일 정도로 사실상 수출 위주로 체질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며 “위기가 오히려 글로벌 진출의 발판이 됐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하나모아는 유럽(50%), 미국(20%), 아시아(20%), 아프리카 및 기타(10%)로 고르게 수출 네트워크를 넓혔다.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수분크림이 글로벌 어워드 최종 결선에 오르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글로벌 무대에 주저 없이 뛰어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존슨앤드존슨 영업 및 마케팅 파트에서 쌓은 경험이 있었다. 당시 쌓은 인맥과 노하우가 창업 후 제조사 발굴과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 큰 힘이 됐다. 윤 부대표는 “아마존을 비롯한 온라인 유통은 물론, 현지 메이저 유통사와의 협업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LG생활건강, 종근당건강 등 주요 브랜드를 다루는 파트너사와 연결돼 있어 진출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이번 인도 전시는 또 다른 기회다. 윤 부대표는 개막 첫날만 20개 팀과 미팅을 가졌고, 이 중 4~5개 기업과는 후속 논의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뉴델리에서 첫 교두보를 마련하고, 오는 12월 뭄바이 전시까지 이어간다면 인도 내 2개 거점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청사진을 내놨다.

물론 고민도 있다. 해외 바이어 상담 과정에서 OEM 문의가 많았고, 제품 유통가격의 15% 정도 차이가 협의 과제로 남았다. 그는 “현재 기초 화장품 가격대가 25달러 수준인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현지 가격 전략을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고 했다.

GINGER6는 단순한 제품군을 넘어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유럽에서 ‘진저에일·진저비어’ 등 생강 음료가 보편적으로 소비되는 것처럼, 소비자에게 친숙한 ‘진저’ 이미지를 화장품 영역으로 확장해 한 단계 성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하나모아는 올해 해외수출지원사업에 연속 선정돼 글로벌 전시 일정도 숨가쁘게 이어간다. 인도 일정을 마친 뒤에는 스페인, 베트남, 프랑스, 뭄바이 전시회 출품이 예정돼 있다. 윤 부대표는 “GINGER6를 통해 한국 원료와 혁신의 힘을 세계 시장에 알리고 싶다”며 “생강이라는 동양적 가치를 글로벌 뷰티 트렌드 속에 녹여내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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