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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작품 통해 코로나19와 코로나블루 극복 긍정의 힘과 위로 전달"

<특별인터뷰> 독일인 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클래식 레볼루션 예술감독)

입력시간 : 2020-09-01 11:39       최종수정: 2020-09-0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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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클래식 음악축제 '클래식 레볼루션' 올해 첫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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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레볼루션 예술감독을 맡은 독일 출신 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

올해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첫 확진자 사례가 나온 이후 7개월이 지난 8월말 시점으로 총 누적 확진자수는 2만명을 육박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 휴가,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인한 연휴,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실내 및 실외 활동 등으로 인해 일일 확진자수가 수십명에서 수백명 대로 증가하면서 8월 30일 오전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됐다.  

코로나 19와 우울감이라는 의미의 영단어 '블루(blue)'가 합쳐지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도 최근 등장했다.  코로나19의 국내 및 전세계적 재확산으로 인해 코로나 블루를 겪는 사람들의 증가도 수치상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그 기세를 가볍게 보아서는 안된다는 보건의료 전문가들의 중론이 있다. 

포르투갈어에서 유래한 사우다드(saudade)라는 표현도 코로나 블루 확산과 함께 관심을 끌고 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사우다드는 과거에 아끼고 사랑했던 사람 또는 일상의 부재로 인해 생긴 사무친 그리움과 슬픈 갈망이 복잡하게 어우러지면서 깊숙한 내면에 생성된 감정 상태를 말한다. 

기쁨, 즐거움과 행복을 줬던 과거의 경험, 장소, 상황 등에 대한 기억이 존재하는 가운데 사우다드는 이제 그런 부분들을 더 이상 누릴수가 없다는 현실에 크나큰 상실감과 고통을 부여한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는 과거에 대한 집착이 다가오는 내일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여지를 어렵게 만든다는 조언도 주고 있다. 

따라서 사우다드는 상실감으로 인한 슬픔과 희망을 갖는 기쁨이라는 극과 극의 감정을 동시에 포용한다.  우리말 표현으로 '달콤쌉싸름' 또는 '애환'이라는 해석의 시도가 등장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사우다드가 본질적 중심에 위치하는 포르투갈의 민요 파두(fado)가 존재하며, 파두는 우리 민요인 아리랑과 음악적, 인문학적으로 동일한 선상에서 언급되고 있다. 

이렇듯 코로나19와 코로나 블루가 동시에 확산되는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 최근 롯데문화재단은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영국의 BBC 프롬스,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처럼 국내에서도 여름 시즌을 대표하는 클래식 음악축제인 '클래식 레볼루션'을 처음으로 개최했다.  8월 17일부터 30일까지 2주 동안 서울 잠실에 위치한 롯데콘서트홀 단일 장소에서 진행됐다.

클라라 주미 강, 김태형 등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다수의 제자들을 키워냈고 아드리엘 김을 도이체 라디오 필하모니 부지휘자로 발탁하는 등 지한파로 잘 알려진 독일인 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이 올해부터 예술감독을맡으면서 국내 클래식계의 관심과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 아래 클래식 레볼루션은 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거리두기 단계의 격상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올해 탄생 250주년을 맞은 베토벤을 주제로 8개의 교향악단과 5개 실내악팀 등이 참여하기로 했던 다수의 공연들은 대부분 취소됐다.

14일간의 자가 격리도 감수하고 한국을 찾은 포펜 감독은 애석과 희망이 공존하는 사우다드가 담긴 감정을 내비쳤다.  CLASSI그널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아쉬움은 당연하지만 정부와 방역 당국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점은 클래식 공연장이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 중 하나"이며 "실내 클래식 공연은 당국의 방역지침에 준한 청중과 상황을 잘 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적으로 좌석이 지정된 티켓 판매를 통해 방역 지침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하다.  공연 중에는 청중들이 이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또한 연주자와 다른 청중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대화를 최대한 자제한다.  음식 또는 음료 섭취가 권장되지 않음으로 공연 중 상시 마스크 착용이 가능하다.  이에 비추어 클래식 콘서트홀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 방역의 관점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국가와 지역의 방역 당국자들은 이러한 점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는 듯 하다.  독일 내에서도 각각 다른 방역 지침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 공연 개최 여부와 규모 여부가 결정된다는 작금의 현실이 안타깝다.  이러한 주장을 우리가 다 함께 내는 용기가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점이다"고 포펜 감독은 역설했다.

그는 올해 행사의 주제로 선정한 베토벤에 대해서 "초기의 베토벤은 패기와 야망에 넘쳤고, 중기의 베토벤은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겪었고, 후기의 베토벤은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극복했다"고 언급하면서 호주출신 의학자인 존 다이아먼드의 베토벤과 관련한 연구 사례를 전했다.

"다이아먼드 박사는 심리의학 분야의 의사이자 '전체론적 건강과 창의성'을 주창한 과학자로서 생명과 에너지의 상관성을 입증하는 행동운동역학(behavioral kinesiology)을 연구했다.  그는 호감과 긍정이 담긴 감정적 또는 지적 인지만으로도 인간은 육체적으로 반응하면서 근육의 힘이 강화된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서 베토벤의 음악이 다른 작곡가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영향력을 보였다는 그의 연구 결과가 흥미롭지 않은가.  무엇보다도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심화되는 와중에 이를 극복한 후기 베토벤의 작품들이 주는 영향력이 가장 높았다는 점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분명 시사하는 점이 있다.

베토벤의 음악에는 코로나19와 같은 세상의 비극을 초월한 우주적 관점이 존재한다.  나는 베토벤이 자신의 개인적 감정과 느낌 전부를 그의 작품에 오롯이 투영한 최초의 작곡가라고 생각한다.  그의 삶과 음악에는 수많은 고통의 흔적이 있고 이는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고통과도 일맥 상통한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우리들로 하여금 빛과 사랑과 같은 긍정적인 에너지의 원천을 재발견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그의 음악은 빛이 어둠보다 강하다는 것을 끊임없이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이것이 그의 음악을 위대하게 만드는 이유다"라고 포펜 감독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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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in 인터뷰

참석: 크리스토프 포펜, 아드리엘 김
진행: CLASSI그널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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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중인 크리스토프 포펜 감독(사진 왼쪽)을 CLASSI그널에 클래식 칼럼을 집필하고 있는 아드리엘 김(사진 오른쪽) 지휘자와 공동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두사람은 사제지간이자 동료로서 깊은 유대와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Q. 글로벌 클래식계에서 한국 음악도가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포펜: 훌륭한 음악가가 되기 위해서는 훌륭한 경청자(listener)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피아니스트 김태형을 예로 들면, 올해 클래식 레볼루션의 공연 프로그램에서 나는 바이올린 연주자로서 그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를 협연했다.  리허설 과정에서 그가 본인의 음악적 표현과 동시에 상대방의 연주를 끊임없이 경청하는 모습은 좋은 본보기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한국 음악도는 어릴때부터 노래(singing)와 친숙한 상황아래 성장한다는 점을 들고 싶다.  

예로 유럽 클래식 음악의 기원을 보면 단순곡조 노래와 민요가 그 중심에 있다.  포트투갈에는 파두(fado)가 있고 한국에는 아리랑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서양에서 건너온 기독교가 널리 전파되면서 교회의 찬송가도 함께 널리 전파됐다.  교회의 찬송가를 들으면 베르디와 푸치니의 오페라가 떠오르지 않는가. 이러한 한국만의 독특하고 풍부한 배경과 상황이 음악도의 성장 초기부터 노래에 대한 친숙함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것 같다.

Q. 아드리엘 김과는 어떤 인연으로 만났고 그를 도이체 라디오 필하모니 부지휘자로 발탁한 이유는?

포펜: 2009년 나와 아드리엘 김은 심사위원과 콩쿠르 참가자의 신분으로 처음 만났다.  세계적인 지휘계 거장인 요르마 파눌라(Jorma Panula)가 주최하는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아드리엘 김은 그의 실력을 입증하면서 입상했다.  나는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도이체 라디오 필하모니의 음악감독을 맡은 바 있다.  재임 기간 중 아드리엘 김을 부지휘자로 2009년 발탁했다. 사실 몇 명의 다른 후보들이 있었지만 콩쿠르에서 그의 지휘를 보고 나서 직감적으로 그를 선택했다. 

Q. 포펜으로부터 영향받은 부분은?

아드리엘: 항상 음악을 대할때 음악의 본질을 이해하고 깊이있게 다가가는 그의 자세는 언제나 인상적이었다. 또한 단원들로부터 자연스러운 음악적 흐름을 유도해내는 그의 모습에서 큰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덧붙이자면 포펜은 따뜻하면서도 강인한 리더다.  그의 리허설을 많이 참관했는데 단원과 소통할때 매우 솔직하고 격의없으면서도 자신이 확신하는 부분에있어 그 뜻을 관철시킬 줄 아는 사람이다.  

그의 리더십의 근본은'진솔함'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매우 솔직한 사람이고, 그의 솔직함은 궁극적으로 소통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한 오케스트라의 수장으로써 가장 중요한 자질을 배울 수 있었다.

Q. 서로에 대해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포펜: 생각해보면 아드리엘과 나는 공통점이 많은 편이다. 일단 예술을 대하는 시야가 넓다. 내 자신이 광범위하게 예술활동을 추구하는 편이고, 아드리엘은 알다시피 지휘자일 뿐 아니라 작곡도 병행한다.  또한 우리는 신앙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 아래 종교와 믿음, 신에 대한 담론을 나누기도 한다.  

그를 한마디로 표현하기앞서 이 세상에는 두 부류의 음악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음악 자체를 우선순위로 삼는 아티스트가 있고, 또다른 부류는 음악적 재능을 자신을 드러내는 도구로 사용하는 아티스트다.  사실 예술적 측면으로 봤을 때 두부류 모두 탁월한 음악가일 수도 있고 대중들은 이 점을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둘은 분명지향하는 바에 있어 차이점이 있다.  나와 마찬가지로 아드리엘은 음악이 가진 강력한 힘을 믿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음악의 우선순위를 추구하는 예술가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그를 예술계의 미래에 기여하는 ‘컨트리뷰터(contributor)’라고 생각한다.

아드리엘: 나는 포펜을 음악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키는 ‘대사(大使, ambassador)’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 대학 교수, 페스티벌 예술감독, 콩쿠르 심사위원장 등 수 많은 일들을 열정과 신념으로 해오고 있다.  그는 진실로 음악이 가진 힘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며, 전세계를 무대로 그 뜻을 이루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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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asAS (2020-09-04 10:51)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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