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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미국 아성 깨트릴 고급화·전문화 전략 필요

프로페셔널 뷰티 GCC 2017 III

UAE 두바이=임흥열 기자   |   yhy@beautynury.com
입력시간 : 2017-02-24 10: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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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가 829m에 달하는 세계 최고의 마천루 부르즈 할리파.

‘힘들다’, ‘어렵다’, ‘좋지 않다’ 그리고 ‘불안하다’. 올 들어 국내 화장품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모든 것은 중국 때문이다. 한반도에 사드 배치가 확정되자 중국은 이에 따른 보복으로 의심되는 조치들을 잇따라 취해왔다. 특히 화장품이 엔터테인먼트에 이은 제2의 타깃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뷰티업계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수출과 관련해 중화권 지역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2016년 주요 화장품 수출 국가 중 중국이 15억7027만 달러, 홍콩이 12억4825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67.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하나의 통계 자료일 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비롯한 대다수의 기업들에게 중국은 전체 매출을 좌지우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문제는 우리의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것이다.

‘차이나 리스크’가 나날이 심화되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은 올해 국내 화장품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중국의 대안은 동남아, 중동, 미주, 서유럽, 동유럽 등 여러 지역이 있는데, 이미 대다수의 기업들이 발을 내딛은 동남아를 제외하면 가장 유망한 곳은 바로 중동이다. 지난 2월 6일부터 7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프로페셔널 뷰티 GCC 2017’에서 국내 참가사들이 모두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은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중동 무역과 상업의 중심지
아랍에미리트는 아라비아 반도 남동부 페르시아만과 접하고 있는 나라다. 공식 명칭은 아랍 에미리트 연방(United Arab Emirates)으로 이를 줄여서 UAE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에미리트’는 우리나라 말로는 ‘토후국’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데, 말 그대로 7개의 토후국이 하나의 국가를 형성하고 있다. 수도는 아부다비, 화폐는 디르함을 사용한다.

UAE는 크지 않은 나라다. 국토 면적은 8만3600㎢로 한국보다 작으며 한반도와 비교하면 37% 수준이다. 인구 역시 약 592만명(CIA 더 월드 팩트북, 2016년 7월 기준)으로 세계 112위에 머물고 있다. 인접 국가인 이란이 8280만명으로 17위에 랭크돼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수출 대상국으로서 매력적인 곳은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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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페셔널 뷰티 GCC 2017’이 열린 메이단 호텔 입구에서 바라본 두바이 신도시.

하지만 UAE는 우리가 반드시 잡아야 하는 나라다. 중동 무역과 금융, 상업의 중심지이자 해외 기업들이 GCC(Gulf Cooperation Council) 지역으로 진입하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특히 제2의 도시 두바이는 UAE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두바이에는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를 비롯한 대형 건물들이 밀집해 있으며 거주 인구는 400만명에 이른다. 수도인 아부다비보다 두바이가 세계적으로 더욱 유명한 이유다.

특기할 만한 점은 UAE 인구의 88.5%가 외국인으로, 순수 아랍족은 10%가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두바이의 경우 외국인의 비중이 더욱 높아 여기가 정말 중동이 맞는지 의아스러울 정도다. 사막을 배경으로 차를 달리고 있노라면 지난해 여름 코스모프로프가 열린 라스베이거스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만큼 두바이는 서구적인 면모가 강한 도시다.

에뛰드, 올 하반기 중동 첫 매장 오픈
지난 1월 아모레퍼시픽은 중동 진출을 전격 선언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중동 최대 유통기업인 알샤야그룹과 파트너십을 맺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미 수년 전부터 두바이, 아부다비, 테헤란, 이스탄불 등 중동의 주요 도시에 지역 전문가를 파견해 진출을 타진해왔으며, 2016년 5월 자본금 100%의 중동 법인을 두바이에 설립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중동의 첫 번째 유통 거점으로 선정한 도시 역시 두바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숍 에뛰드하우스가 올 하반기 두바이에 1호점을 오픈한다. 중동 여성들은 아바야로 눈을 제외한 얼굴 대부분을 가리는 만큼 아이메이크업에 많은 신경을 쓰는데, 아모레퍼시픽은 색조 메이크업에 특화된 에뛰드하우스로 중동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는 전략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두 가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화장품그룹 아모레퍼시픽이 왜 이제서야 중동 시장에 진출하는 걸까?’, ‘앞서 중동 시장에 진출한 국내 화장품기업의 사업 진행 상황은 어떨까?’라는. 후자부터 살펴보면 대표적인 업체는 더페이스샵이다. 더페이스샵은 2006년 요르단에 이어 2007년 UAE에 진출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해왔다. 현재는 사우디아라비아(33개), UAE(23개), 오만(6개), 요르단(1개), 아르메니아(1개), 바레인(1개) 등 6개국에서 6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기업들의 상황은 전무하거나 이제 막 진입하는 단계다. 토니모리는 2015년 말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해 현재 5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 9월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에 입점했다. 닥터자르트는 2016년 5월 세포라 중동 5개국(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오만, 쿠웨이트, UAE) 16개 매장에 입점했다. 사실상 이게 전부다. 왜 그럴까. 그만큼 중동이 쉽지 않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곧 첫 번째 질문의 답이다.

매년 15% 성장하는 중동 화장품시장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동 화장품시장은 2015년 180억 달러 규모에서 2020년 360억 달러로 2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도 1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뷰티시장의 성장률 전망치가 7%대임을 감안할 때 그 잠재력이 어마어마한 셈이다. 특히 중동에서도 한류의 영향력이 적지 않고, 화장품 구매력이 높은 이란의 경제 제재가 해제된 것도 국내 기업들에겐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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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몰에 입점한 유명 해외 화장품·향수 브랜드들의 매장.

문제는 유명 글로벌 기업들이 현지 화장품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르즈 할리파와 연결된 두바이몰은 중동 최대 규모의 쇼핑몰로 꼽힌다. 내부 면적이 590만㎡에 달하는 두바이몰에는 갤러리 라파예트, 블루밍데일즈 등 2개의 백화점을 비롯해 1200개 이상의 리테일숍들이 모여있는데, 화장품 매장은 거의 모두 유럽과 미국 업체들의 몫이었다. 바비브라운과 맥(MAC), 클라란스, 조 말론, 키엘, 록시땅, 메이크업포에버, 나스, 딥티크, 더바디샵, 러쉬 등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들이 각 구역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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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에서도 ‘화장품 백화점’ 세포라의 위상은 대단했다.

두바이몰 그라운드 플로어에 있는 세포라 역시 이런 상황은 마찬가지. 메이블린 뉴욕, 스틸라, 어반 디케이, 글램글로우 등 아직까지 단독 매장을 보유하지 못한 해외 중저가, 또는 중소 브랜드들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브랜드 중에서는 유일하게 닥터자르트를 만날 수 있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복수의 매장 직원들에게 “여기에 한국 브랜드가 있느냐?”라고 물었는데 모두 “없다”고 답한 것. ‘K-뷰티’라는 레테르에 의존하지 않는 닥터자르트의 브랜드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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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숍 라이프스타일에서도 다양한 수입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은 이름 그대로 다양한 아이템을 판매하는 편집숍인데 여기에도 화장품존이 마련돼 있었다. 봉주르, 레블론, 닉스 등의 해외 브랜드와 함께 리더스 이엑스 솔루션, 올마스크스토리, 마스꼴로지 등 국내 마스크팩 제품들이 입점돼 있었다. 이들 제품의 유통사는 ‘프로페셔널 뷰티 GCC 2017’에 부스를 내기도 했던 웰컴엠에스. 국내 10여개 화장품·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웰컴엠에스는 지난해 말 라이프스타일을 통해 두바이 오프라인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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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에 입점된 국내 마스크팩 제품들.

웰컴엠에스 글로벌 사업부 임혜선 본부장은 “아직까지는 입점 초기 단계인 만큼 본격적인 매출 성과는 나오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현지 총판과 함께 유통망을 더욱 확대하는 동시에 메이크업 제품도 입점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UAE에서도 할랄 인증 의무화는 미지수
한편 UAE는 GCC의 일원으로 대표적인 이슬람 국가에 속한다. 당연히 이슬람이 국교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두바이에서 ‘ESMA’ 로고가 찍힌 화장품은 찾아볼 수 없었다. ‘ESMA’는 UAE의 할랄 표준이다. 수많은 화장품업체들이 모인 두바이몰에서도, 140개의 업체들이 참가한 ‘프로페셔널 뷰티 GCC 2017’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였다.

현지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UAE는 화장품을 포함한 제조업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이슬람을 믿지 않는 외국인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할랄 인증 의무화가 현실로 이루어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슬람을 믿는 현지 소비자들의 경우에도 할랄 식품에 대한 선호도는 어느 정도 있지만 화장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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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쇼핑 랜드마크 두바이몰에는 대표적인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모두 모여있다.

그렇다면 K-코스메틱의 중동 시장 성공 가능성은 어떨까. 이에 대해 두바이에 거주하고 있는 국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들의 장벽이 워낙 높아 무조건 잘 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전망은 충분히 낙관적이다. 이곳에서는 K-팝과 K-드라마의 인기가 높고 이런 흐름이 자연스럽게 K-뷰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반적으로 경제력이 높은 만큼 싸고 좋은 콘셉트보다는 제품력이 탁월하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고급화, 차별화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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